내가 빛나는 순간
파울로 코엘료 지음, 윤예지 그림, 박태옥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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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본 것을 잊지 말거라. 유능한 사람은 무능하게 취급당해도 그러려니 하거든. 무능한 사람만이 권위적으로 굴지. 자신이 무슨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 듯 뻐기면서 말이야."(p42)

-누군가에게 뭔가를 가르치는 것만으로 다 선생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진정한 선생이란 학생 스스로 자신의 숨겨진 능력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격려하는 사람입니다.(p139)

 

파울로 코엘료의 많은 책들을 만났고 강한 울림을 전달하는 문체를 좋아했다. 《내가 빛나는 순간》은 나를 사랑하는 일에 서툰 사람들을 위한 응원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길지 않은 짧은 문장들이지만 마음 깊이 감동과 기쁨을 선사한다. 《마법의 순간》 두 번째 이야기로 스스로를 사랑하면 달라질 수 있다라는 긍정의 말을 전달한다.

 

하루하루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른 채 살아가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때때로 찾아든다. 그럴 때마다 불안과 우울 사이를 정신없이 오갔던 것 같다. 그렇게 문득 돌아보면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의문들, 하루를 지루하게 흘려보내고 후회하는 행동들의 반복이었다. 파울로 코엘료는 이야기한다. "멀리 나아갈 수 있습니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그렇게 나의 가치과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파울로 코엘료와 함께 해 나간다. 내 마음을 이해하고 있는 것 같은 글에 때때로 울컥해진다. 지금의 삶에 안주하려는 내게 "질까 봐, 좌절할까 봐 같은 비겁한 마음 때문에 '멋진 싸움'을 피한다면 결과는 참혹할 뿐입니다"라는 그의 말은 새로운 미래를 다시 그려보게 했다. 스스로 나아갈 방향을 잘 찾아가는 것, 어떠한 상황에서도 물러나지 않고 끝까지 싸워보겠다는 마음을 품는 것, 그 모든 것들을 잘 해낼 수 있다. 역시 '파울로 코엘료', 그의 이야기는 반짝이는 응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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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문지 스펙트럼
사무엘 베케트 지음, 전승화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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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내가 늘 젊은 상태로 있을 수 없음을, 여름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고, 가을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내 부르주아적인 혼이 말해주어서, 나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p20)

-부지불식간에, 아무리 어설프고 허망하게 존재했더라도, 내가 존재하는 사실을 느끼는 일은, 옛날 같았으면 나를 감동시키는 선물이었다.(p143)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그의 이름으로 가장 잘 알려진 책일 듯 싶다. 사뮈엘 베케트에 관심을 가지고 구입했던 그의 전집중 한 권은 한 페이지를 채 읽지 못한 채 책장에 꽂혔고 여전히 대기 중이다. '무엇을 말하는 걸까'의 의구심을 가질 만큼 그의 낯선 글쓰기 방식과 난해하고 어려운 글들은 글을 읽는 독자들을 당황스럽게 만든다. 이번 문지 스펙트럼의 《첫사랑》은 완전히 다른 형식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내용의 흐름을 따라가기 어렵지 않았다. 

 

'나'는 공원 벤치에서 안느라는 한 여자를 만나고 그녀는 그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간다. 안느의 방에서 생활하던 중 안느가 매춘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나'는 안느가 임신을 하고 아이를 출산하던 그날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그 집을 떠난다.<첫사랑>

 

추방당한 '나'는 길을 걷다 마부와 만나게 되고 마부는 '나'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다. 마부와는 달리 마부의 부인은 그를 거북하고 불쾌한 태도로 대했고 잠을 자기 위해 헛간으로 간 '나'는 결국 그곳을 떠난다.<추방자>

'나'는 거리를 떠돌며 암염소를 끌고 가는 소년, 싸움을 벌이는 남자들, 매춘을 하는 여자등을 만난다. 큰 사건 없이 방황하고 떠도는 한 남자의 모습을 그린다.<진정제>

 

자선기관에 머물던 '나'는 그곳에서 쫓겨난다. 터키인인 한 여자의 집 지하실에서 거주하게 되지만 그녀는 그의 여섯 달 월세를 가지고 사라진다. 진짜 집 주인이 나타난 후 그는 지하실에서 쫓겨나게 되고 결국 '나'는 구멍 뚫린 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끝>

 

《첫사랑》의 모든 이야기들은 쓸쓸하고 적막하다. 네 편의 이야기들 속 주인공들이 가지는 삶에 대한 미련이나 의지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우연히 찾아오는 행운이나 그럴듯한 희망 또한 없다. 그저 하루를 살아갈 뿐이며 막막하고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기는 꽤 힘들어 보인다. 그렇다면 건조하고 거칠어 보이는 이런 소설을 쓴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의 인생이 어쩌면 특별할 것 없는 같은 상황, 비슷한 이야기들의 반복일지 모른다. 그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어떤 행복을 찾아가는지는 각자의 몫이다. 불안과 초조함이 느껴지던 주인공의 모습들과 내 모습이 크게 다르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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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 Art & Classic 시리즈
진 웹스터 지음, 수빈 그림, 성소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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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수많은 것들로 넘쳐나니

우리 모두 왕처럼 행복해야 마땅하다.(p203)

-사람들은 대부분 삶을 살지 않아요. 그저 경주할 뿐이죠. 저 멀리 지평선에 놓인 결승점에 도달하려고 온 힘을 짜내서 달려가기만 해요. 냅다 달리는 데만 열중하니까 숨이 가쁘고 헐떡거려서 주변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풍경을 모두 놓치고 말아요. 그러다가 문득 깨닫는 거죠. 자기가 다 늙고 지쳤다는 사실을요. 또 결승점에 도달하고 도달하지 못하고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도요. 저는 길가에 앉아서 작은 행복을 많이 쌓기로 마음먹었어요.(p236)

 

어린 시절 즐겁게 읽었던 《키다리 아저씨》를 다시 읽는 느낌이 새롭다. 주디가 이렇게나 맑고 순수했고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않았던 소녀였다는 걸 다시 깨닫게 된다. 주디가 키다리 아저씨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언급하는 《제인 에어》의 제인의 모습과 주디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건 나뿐일까.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하고 실패를 겪으면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두 사람의 삶이 비슷하게 닮아있다.

 

제루샤는 고아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소녀로 가장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고아원의 일을 모두 떠맡아 했다. 후원 재단 이사가 고아원에 방문한 이후 제루샤는 대학교 학비와 용돈을 후원 받게 된다. 대학에 들어가서는 후원에 대한 보답으로 매달 편지를 써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제루샤는 대학생활과 자신의 기분을 담은 편지를 키다리 아저씨 스미스씨에게 보내기 시작한다. 즐거웠던 일이나 친구들과는 다른 환경에서 자랐던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담은 이야기들을 편지에 담는다.

 

때로는 엉뚱하지만 사랑스러움이 가득 묻어나는 주디의 편지는 읽는 독자들도 기분 좋게 만든다. 이 책의 이야기는 현대적 일러스트와 함께 담겨 있어 연애편지를 보는 달달한 기분과 함께 주디의 매력적인 성격이나 표정, 기분들이 생동감 있게 전해진다. 그립고 아련해지는 주디의 기숙사에 쌓인 책들과 창밖 풍경들.

 

《키다리 아저씨》는 키다리 아저씨에게서 점차 독립하며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주디의 성장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키다리 아저씨가 누군인지 드러나는 결말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다행이라는 마음을 가지게 한다. 뻔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는 이 반전이 소설에서는 빠지면 안 되는 중요 포인트이기에 결말의 이야기는 잠시 내려놓는다. 밝고 에너지 넘치는 주인공 주디의 성장 이야기이자 사랑 이야기인 《키다리 아저씨》를 통해 어린시절의 나와 지금의 나를 기분좋게 책에 담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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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부자 가짜 부자 - 사경인 회계사의 부자 되는 돈 공부
사경인 지음 / 더클래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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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순자산 목표를 세우고, 현재 순자산을 확인한 다음, 해당 경로를 향해 순조롭게 나아가고 있는지 한 달에 한 번씩 체크하는 것, 이것이 재테크의 기본이다.(p67)

-사실 부자가 되는 방법으로 가장 쉽게 제시할 수 있는 것이 지출을 통제하고 비용을 줄이라는 것이다.(p131)

-부자의 조건: 시스템 수익 > 생계비용(p199)

 

《진짜 부자 가짜 부자》는 금융·증권계의 스타강사인 사경인 회계사의 진짜 부자되는 돈 공부법이다. 한동안 뜸했던 경제 책을 다시 읽으며 돈에 대해 안일했던 마음을 재정비해본다. 저자는 회계지식과 자신의 투자 경험을 통한 '부자 방정식'을 만들었고 자신이 고안한 부자 방정식을 통해 완전한 경제적 자유를 얻었다.

 

진짜 부자가 되는 첫 번째 과정은 자신의 현재 위치를 확인해보는 것이다. 자신이 가진 총자산에서 부채를 빼고 남은 순자산이 얼마큼인지를 확인한다. 실제로 자신의 자신이 얼마이고 부채가 얼마인지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먼저 자산과 부채를 제대로 구분하고 정리해나가는 것부터 시작한다. 부자의 기준을 제대로 알고 부의 목표를 세워나가는 것이 사경인 회계사가 말하는 가장 중요한 시작이다.

 

돈을 쓸 때는 누구나 행복감을 느낀다. 모든 기업과 판매자는 우리가 돈을 쓸 때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온갖 장치들을 동원하고 있다. 돈을 쓰는 것은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 지금 여기에 돈을 쓰지 않으면 삶이 불행해진다거나 실패한 삶이라고 말한다. 아껴 쓰자라는 마음으로 지출을 줄이는 순간 삶은 우울하고 재미 없어진다. 저자는 지출을 통제하고 수입을 저축하거나 절약을 강조하는 조언보다는 시스템 수익을 만들어 내는 것에 초점을 두고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조금 더 빨리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좀 덜 쓰고 더 많은 돈을 투자할 수밖에 없다.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노동에서 벗어나 경제적인 자유를 얻기 위해 돈을 벌고 투자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을 가볍게 넘길 수 없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있는 바라는 삶, 은퇴할 나이 즈음에 여전히 일을 해야 한다는 걱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돈에 대해 공부하고 배워야 한다. 많은 책을 읽어도 실천하지 않으면 그때뿐, 지금 당장 즐거운 일 보다 미래에 장기적으로 즐거운 삶을 위해 실천과 실행이 필요할 때다.

 

부자가 되는 과정

1. 자신의 상태를 측정하고 기록한다.

2. 재정적인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을 그린다.

3. 목표를 향한 로드맵을 잘 따라가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수정한다.(p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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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광주. 생각. - 광주를 이야기하는 10가지 시선
오지윤.권혜상 지음 / 꼼지락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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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광주에 살고 있다. 결혼 무렵 광주에 왔으니 횟수로는 8년쯤 된 거 같다. 광주의 5월에는 5.18 민주화운동을 기념하기 위한 많은 행사들이 열린다. 세대를 거듭하면서도 그 의미와 가치를 잊지 않고자 하는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다. 매년 5월이 되면 더욱 깊이 마주하게 되는 그때 그 시절의 저항의식과 슬픔은 시간이 갈수록 깊이 쌓여간다. 《요즘 광주 생각》에는 광주에 대해 열 두명의 인터뷰이와 함께한 열 개의 대화가 담겨있다. 광주에 대한 생각과 자신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들로 시작된다.

광주의 초등학교 선생님들, 역사를 공부하는 역사학자, 도시 연구가, 서울에 살고 있는 광주 청년, 광주 남자와 연애 중인 서울 여자, 방송국 PD, 기자, 서울에 살고 있는 군인, 미디어 아티스트에게 '요즘 광주'에 대해 묻는다. 다양한 직업군에서 일하는 인터뷰이들에게 광주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생각들을 들을 수 있다.

나에게는 익숙한 지명들도 이야기들도 많아 공감하며 읽었지만 평소 광주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면 낯선 내용들도 더러 있을 것 같다. 전주 하면 한옥마을을 떠올리는 것처럼 광주 하면 '5.18민주화운동'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유명한 장소나 음식보다 광주는 그때의 사건으로 기억하며 그런 역사는 광주에 강한 도시의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광주에 오고 나서 광주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알았다. 정해진 이미지와 편견에 여전히 화합보다는 분리되어 있는 느낌이 아쉽지만 인터뷰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또 다른 우리 사회의 미래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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