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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게 뭐라고
장강명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9월
평점 :
-그렇다면 왜 읽는가? 왜 쓰는가? 개인적인 답변은 허탈할 정도로 간단한데, 그러지 않을수가 없기 때문이다.(p156)
요조와 장강명의 팟캐스트 <이게 뭐라고>는 종종 들어왔다. 읽은 책에 대해서는 타인의 생각과 의견은 들어서 좋았고 읽지 않은 책은 듣고 나서 장바구니에 많이도 담았다. 그렇게 듣던 이야기들이 읽는 책 <책, 이게 뭐라고>로 출간되다니 반갑고 궁금했다. 팟캐스트 출연을 시작으로 쓰는 사람에서 말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이야기, 그 안에서 고군분투하며 깨달았던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있다. 책에 관한 이야기는 늘 흥미롭고 재미있지만 <책, 이게 뭐라고>는 장강명 작가의 솔직하고 진솔한 이야기들이 더욱 매력적이었다.
이 책에는 책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독자로서 공감하며 인정할 수밖에 없는 글들이 넘친다. 그중 하나, '읽고 쓰는 일만으로 우리는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란 질문에 난 잘 모르겠다. 여가시간에 책을 왜 읽냐고 묻는다면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보다 즐거워서 읽는다. 다른 어떤 활동과 일보다 책을 읽는 일이 가장 재미있고 즐겁다. 게임을 하고 만화를 보고 티비를 보는 일들도 즐거워서 하는 다양한 일들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와 장강명 작가는 말한다. '읽고 쓰면 더 좋은 인간이 될 수 있다'라는 주장이 실제로는 편리한 면죄부로 쓰이는 것 아닐까 의심한다. 힘들게 행동하지 않으면서, 읽고 쓴다는 쉽고 재미있는 일만으로 자신이 좋은 인간이 되고 있다고 믿고 싶은 사람들에게. 그들이 그런 허약한 가설에 기대 은근한 우월감을 즐기는 듯 비칠 때에는 좀 딱해 보인다.(p156) 책을 읽으며 뭔가 더 좋은 사람이 된다거나 발전하는 사람이 된다거나 하는 원대한 꿈은 넣어두자. 그저 재미있으면 그뿐이다. 책, 그게 뭐라고.
책 속에서 장강명 작가가 추천하는 인생 책들 몇 권을 구입 했다.인생 책, 끝내주는 책, 숙제 같은 책들에서 소개하는 추천 책들 또한 읽어야 할 책 목록을 늘려간다. 읽고 쓰는 것보다 듣고 말하는 것에 익숙해져가는 지금이기에 늘 그 중심에서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럼에도 다시 읽고 쓰는 삶으로 과감하게 돌아갈 결정을 한 작가에게 응원을 보낸다.
《다시, 책으로》, 내 생각에는 이 따분한 책을 과감히 집어 들어 펼치고 완독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다.(p251)-완전 크게 웃었고 정말 그렇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에피소드였다. 소제목 하나하나 장강명스러운, 실소가 터질 만큼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