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필법 교양 100그램 3
유시민 지음 / 창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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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답게 살고 싶어서

읽고, 쓴다

인간은 날마다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없다. 그렇기에 책이라는 마지막 안전장치를 집안 곳곳에 살포해 놓았다. 자기 전에 집어 들고, 무료할 때 넘기고, 아무 생각 없이 종이 냄새를 맡으면 마치 오늘 하루를 잘 살아낸 듯한 착각이 들기 때문이다. 억울한 감정에 울화가 치밀 때, 무기력함에 자조적인 자아가 기어 올라와도 나는 책을 펼쳤다. 반대로 뜻하지 않았던 기쁨이 밀려올 때,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기분이 좋은 날 다시 책을 폈다. 불안을 적당히 물리치고, 행복한 오만함도 진정시키는 독서는 나를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도왔다. 책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글을 쓸 수 있었을까? 나는 마지막까지 인간으로 죽고 싶다.

박진권


그래서, 공부

어느 날 좋아하지 않는 작가의 책을 집어 들었다. 평소 그 작가의 강연이나 토론 장면이 방송에 나오면 금세 채널을 돌릴 정도로 관심이 없었다. 싫어하는 감정은 아니었지만, 굳이 따지자면 중간보다 아래임은 분명했다. 어쩐지 치우친 사람처럼 보일까 봐 애써 싫은 티를 내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렇게 관심 없는 작가의 책을 집어 든 그날부터 나는 완전히 달라졌다. 하고 싶은 것을 위해 7년 차에 접어든 직장을 그만둔 것이다. 겨우 책 한 권에, 심지어 그다지도 좋아하지 않았던 작가의 글 때문에 보편적인 경로에서 탈주했다.

회사는 푼돈으로 개인의 시간을 유린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곳이 얼마나 안락하고, 꽤 괜찮은 곳이었는지 알게 됐다. 나에겐 일은 덜 하면서 똑같이 벌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 퇴사 초기에 느껴졌던 고양감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어느새 후회가 밀려왔다. 혹시 그냥 남들과 똑같이 부품으로 살아가는 게 더 행복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밀려왔다. 평소 후회에 잡아먹히지 않았던 나는 이 생소한 감정에 휩쓸려 무너질 뻔하기도 했다.

평소 배우고 싶었던 목공을 배우고, 출판 관련 수업을 들었다. 잠시지만, 서점에서 알바도 해보고 인터넷 기자 생활까지 했다. 긍정적인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부정적이기만 하지도 않았다. 힘들었지만,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마냥 기쁘고 설레기만 했다. 내가 만약 아직도 그 의미 없는 부품에 낀 상태로 온몸이 갈리며 돌아가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현재는 동 나이대에 사회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연봉으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내 또래의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다. 없으면 덜 쓰면 되는데, 덜 쓴다고 불행하진 않다. 심지어 커뮤니티에서 말하는 것과는 다르게,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다. 꽤 구체적으로 미래를 계획하고 있을 정도다. 혹자는 식장 들어가기 전까지 모른다고 하지만, 그 ‘모른다’라는 평생 이어진다. 결혼 하기 전에도, 하고 나서도, 결혼 생활 중에도, 10년, 20년, 30년 차에도 언제나 도사리고 있는 헤어짐(이혼)의 위협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충분하게 행복하다. 돈이 많지 않아도, 작은 집이어도, 국산 준중형 세단이어도, 나는 일상을 살아간다.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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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와 왕국 알베르 카뮈 전집 개정판 4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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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책임감이란

무엇인가


요즘 사회는 세대 구분 없이 책임감이 결여되어 있다. 모두 자신의 책임을 남에게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본인의 조작 실수 또는 부주의를 기계의 결함으로 돌리고, 자신의 비리를 아래 직원에게 덮어씌우고, 본인의 연차마저 직접 말하지 못해 부모님에게 부탁하는 이상 현상까지. 나라와 사회를 탓하고, 세계를 원망하지만 정작 본인은 얼마나 더러운지 깨닫지 못한다. 물론 이 글을 쓰는 나 또한 곳곳에 추잡한 얼룩이 묻어있다. 내 영혼은 이미 타락할 대로 타락했고,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더 정직하게, 책임감 있게 행동하려고 몸부림친다.


글 박진권


말 그대로

책임감이란 무엇인가. 말 그대로 책임지는 것을 말한다. 스스로 선택한 것의 결과를 마주하고, 회피하지 않는 것이다. 그 결과가 아무리 매섭고, 고통스럽더라고 끝까지 버티는 것을 말한다. 혹여 버티지 못해 떨어져 나가더라도 외부를 탓하지 않고, 자신의 실책으로 가슴속 깊이 묻어두는 것이다. 그것이 썩어 없어질 때까지 바로잡으려 노력하는 것이 바로 책임감이다. 그러나 요즘은 그저 남 탓만 할 뿐이다. 결국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것이다. 회사의 체계가 무너지고, 정치인들은 모든 문제에서 회피만 한다. 부모는 자식을 방치하고, 자식은 키워준 부모를 쉽게 버린다. 책임감 없는 사회는 성장할 수 없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 결국 모두가 피해자가 되고, 동시에 가해자가 되는 것이다.


책임감은 인간성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다. 그것조차 지키지 못한다면 본능에 충실한 짐승에 가까울 것이다. 본래 동물에 속해있는 인간이라 할지라도, 어쨌든 인간이어서 보는 혜택이 있다면 책임감이라는 어려운 과제도 감수해야 옳다. 겸손함도, 친절함도, 책임감이 없다면 모두 허례허식일 뿐이다. 개인의 삶과 말 그리고 선택에 책임질 수 없다면 그것은 자아가 없기에, 인간이라고 보기 어렵다.


나는 내가 혐오스러울 때가 있다. 그렇기에 더 책임감 있게 살려고 노력한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게 아닌, 한심한 사람이기 싫어서다. 나의 더러움을 부정하지 않고 인정하는 순간, 책임감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그렇게 조금씩 인간이 되어간다.


[해시태그]

#적지와왕국 #알베르카뮈 #책세상 #서평단 #서평 #글쓰기 #에세이 #김화영옮김 #시지프신화 #반항하는인간 


[알베르 카뮈 전집 북펀드]

https://www.aladin.co.kr/m/bookfund/view.aspx?pid=2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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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책세상 세계문학 13
메리 셸리 지음, 정회성 옮김 / 책세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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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중후반 대한민국에는 프로메테우스의 불이 떨어졌다. 사람들은 자신의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며 오롯이 회사의 부품으로서 소모되는 것을 명예로 여겼다. 당시의 아버지들은 하루 12시간 넘게 근무하고, 주말도 자진 반납하면서 가족의 안녕을 바랐지만, 돌아오는 것은 유대감 결여로 인한 가족들의 어색한 침묵이다. 그들이 존중받고자 한 선택은 가족과 더 멀어지는 강압이었고, 그 잔재는 곰팡이처럼 여전히 사회 구석에서 피어나고 있다.

 

소위 개인주의를 넘어 이기주의를 지향한다고 평가받는 요즘 것들은 일반적인 노동을 완전히 거부한다. 하루 점심시간을 포함해 9시간을 회사에 반납하고 출퇴근에 따라서 12시간 이상 소모하는 것을 짧은 인생을 낭비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성장은 모두 인간을 갈아서 만든 것을 명확하게 알고 있다. 회사는 그에 맞춰서 주 1회 재택근무 또는 주 4.5일 혹은 1시간 단축 근무를 시행하기에 이른다. 물론, 대기업은 아직도 주 5일을 고집하고 삼성은 연장근무를 장려하며, 임원은 나서서 휴일 근무를 하는 실정이기도 하다. 특히, 생산직군은 근무 일수를 줄이면 물리적으로 생산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사실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확언할 수는 없다. 다만, 타인의 인생을 세대로 묶어서까지 폄훼하는 게 정답으로 보이진 않는다. 금전적인 풍요를 원하면 자기의 시간을 소모해서 을 버는 게 나쁜 것은 아니다. 또한, 돌아오지 않는 청춘의 여유를 갈망하여 사유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을 마냥 틀렸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만, 돈에 미친 사람으로 치부하고 낭만을 모른다며 같잖은 조언을 하는 것과 현실을 운운하며 꿈의 낭만을 길거리에 나뒹구는 쓰레기처럼 대하는 것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근묵자흑 전에 유유상종이라고 생각한다. 어두운 곳에 있으면 어둡게 물든다고들 하는데, 애초에 부정을 좋아하는 사람은 부정적인 사람들 곁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어둠을 피하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과는 궤를 달리한다.

 

20세기 중후반 역사적으로도 전무후무한 경제성장을 이룬 대한민국은 21세기 극초반부터 휘청이기 시작한다. 물론, 다른 강대국들과 비교했을 땐 꽤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으나, 2010년 이후부터는 명확하게 줄어들었다. 그러나 근무 강도는 여전히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강력하다. 일차원적으로 시간만 봐도 여타 유럽의 강대국과 비교했을 때, 300~800시간 더 많이 일하는 것이다. 이제는 가장 멍청한 반박은 한국이 생산과 수출국가라는 핑계다. 한국과 수출 의존도가 비슷한 독일은 평균 500시간 덜 일 하고, 18,000(2,500만 원)달러를 더 벌어간다. 심지어 스위스는 한국보다 수출 의존도가 30% 더 높지만, 근무 시간은 300시간 적고, 연봉은 약 39,000(5,400만 원)달러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 마지막으로 프랑스는 한국보다 수출 의존도가 -13%로 꽤 큰 격차를 보이지만, 근무 시간은 약 850시간의 차이를 보이면서도 연봉은 약 13,000(1,800만 원)달러를 더 받는다. 외식 물가가 미친 듯이 비싼 유럽은 대신 마트 물가가 저렴하다. 과거 한국은 외식 물가가 유럽에 비해 저렴했고, 마트 물가도 비교적 높지 않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외식도 식자재 물가도 계속해서 상승 중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국이라는 국가의 특성을 고려해도 기형적인 근무 시간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

 

한국은 자아와 철학의 부재 때문에 열병을 앓고 있다. 과거 산업화 시대의 국가적 성공을 바탕으로 현재의 젊은이들을 괴물처럼 대하는 기현상을 보인다. 청춘을 일터에서 썩히는 것만이 나라의 성장이고, 인간의 진정한 성장일까, 진지한 사유가 필요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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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선언 고전의 세계 리커버
칼 마르크스 & 프리드리히 엥겔스 지음, 이진우 옮김 / 책세상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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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란
무엇인가

1848년에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발표한 강렬한 선언문 공산당선언. 철학자 마르크스는 노동자 계급의 해방을 위해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를 해체하고 분석한다. 그는 역사의 핵심 동력이 분명하게 계급투쟁에서 나타났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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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론 고전의 세계 리커버
존 스튜어트 밀 지음, 김만권 옮김 / 책세상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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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란

무엇인가

 

자유는 Freedom이 아니다. 밀이 주창하는 자유는 Liberty. 그에게 자유란 권력의 힘을 조율하고, 개인의 권리를 가장 우선시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개인의 이기심 때문에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자유가 아니다. 인간 사회에서 본인의 신체를 방어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어떤 경우에도 타인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개별성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지만, 사회성도 등한시할 수 없다. 사회에서 보호받는 시민은 그 혜택을 누린 만큼 사회에 갚아야 한다. 또한, 사회 속에서 삶을 영위하는 한 타인과 공존하기 위해 일정한 규칙을 준수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 또한 다른 사람의 이익을 침해해서는 안 되며 사회를 방어하거나 구성원이 괴롭힘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데 필요한 노동과 희생 중 본인의 몫을 감당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바라는 행위 공리주의기 때문이다.

 

박진권, 제호 자유론, 저자 존 스튜어트 밀, 번역 김만권, 출판 책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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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론

표현의 자유만큼 난해한 명사구가 있을까. 밀처럼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선 최대한의 자유를 누려야 할까? 그렇다면 피해는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객관적으로 보았을 땐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진 법의 테두리 안에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었다면, 그것은 자유를 침해한 것이 된다. 그러나 단둘만 있는 장소에서 개인이 개인에서 욕을 퍼붓는 것은 명예훼손에 저촉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것은 자유를 침해한 게 아닌 것이 된다. 물론 주관적인 입장에서는 타인에게 욕이라는 피해를 주었기에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렇듯, 표현의 자유와 가장 상충 되는 명제는 바로 차별금지법이다.

 

차별인지 아닌지는 사람에 따라 해석하는 게 다르다. 어떤 경향성이 있다는 말 자체를 차별로 인식하면 법에 저촉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표현의 자유로 인식하면 법은 해당인을 처벌할 수 없다. 예를 들어 흑인은 대체로 운동을 잘하고 노래와 랩을 잘하는 경향성이 있다는 말에 반박한다거나, 그 말을 뱉어낸 사람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간은 없다. 하지만, 흑인은 대체로 편부모 가정이 많고, 남자는 가정적이지 않을 경향성이 높다. 또는 폭력적이거나, 마약을 할 가능성 혹은 불법 총기를 소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면 큰 논란이 된다. 남성 동성애자의 에이즈 발병 확률에 대해 말하는 것은 어떠한가. 이는 전염병이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확산을 막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관련 발설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게이는 성 소수자이고, 성 소수자는 약자이기에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911테러로 가족을 잃은 사람은 평생 특정 종교를 혐오할 것이다. 그 특정 종교를 숭배하는 테러범은 이후에도 여러 테러를 자행했다. 테러범이 믿는 종교 나아가서 나라를 혐오하는 게 차별이고 그것을 금지한다면 유가족들은 어떤 곳으로 하소연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한 상태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발의하는 것 자체가 자유를 억압하는 게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그렇다고 해서 무분별한 혐오의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 내가 우려하는 것은 공적인 이익이 있는 발언도 시각의 차이로 인해 차별로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포괄적으로 법의 아래에 자유를 억압하는 것을 민주주의로 인식하라는 것은 어려운 요구다. 단 한 명이라도 논의를 바란다면 사회는 토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특히 표현의 자유, 행동의 자유, 인간의 자유의지를 법으로 제한하는 것에 대해선 끊임없는 논의가 필요하다. 강압에 의한 굴종은 절대로 자유라고 보기 어렵다. 무조건적인 다수결에 의해 소수의 의견을 소통도 없이 묵살하는 것은 공산주의와 다름없다. 지식인이라면, 화내며 인신공격할 게 아니라 상대의 논지를 타당하게 반박할 줄 알아야 한다. 올바른 사회를, 개인의 정당한 권리를 위해서.

 

9, 특히 자유론에서 밀은 정부의 공권력을 통한 개입에 제한을 두는 일뿐만 아니라, 토론을 통해 자유롭게 이견을 제기할 수 있는 사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기존의 진리가 새로운 진리의 끊임없는 도전에 열려 있는 사회, 자신의 주장에 오류 가능성을 열어두는 사회가 훨씬 더 강하고 건강하다고 역설한다. 20세기 초반 파시즘과 벌인 대결, 20세기 후반 공산 진영과 펼친 대립은 오류 가능성을 열어놓는 열린 사회하나의 진리만을 인정하는 닫힌사회에 거둔 기념비적인 승리였다.

 

10, 극단주의는 타자의 말을 경청하는 일을 거부하기에 대화와 타협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필연적으로 강요와 폭력을 조장한다. 하지만 강요와 폭력은 자유로운 사회가 지향하는 다양성이나 개별성과 절대 양립할 수 없다. 자유주의가 20세기 역사에서 얻은 교훈을 한마디로 요약해 보라면, 하나의 진리를 주장하며 오류 가능성을 부정하는 체제는 억압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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