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거리 내게 말을 건다
박성주 지음 / 담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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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란 무엇인가

글·사진 박진권

제호 낯선 거리 내게 말을 건다

저자 박성주

출판 담다





의미 없는 여행은 뿌연 안개 속을 걷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했다. 굳이 돈을 들여 어딘가를 가야 한다면, 반드시 어떤 의미가 있어야 했다. 빌 게이츠의 독서 여행처럼 무언가 목적이 있고, 그로 인해 개인의 삶에 아주 작은 변화라도 있지 않다면 여행은 그저 ‘허세’였다. 남들이 가는 곳만 방문하고, 똑같은 구도에서 다르지 않게 찍은 사진, 심지어 비슷한 복장까지 입은 사람들을 보면 한심했다. 어쩌면 나는 일그러진 우월감을 냉철함으로 착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무분별한 여행이 안목을 넓혀준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저 뽐내기 위해 밟는 타국의 땅은 값비싼 허영일 뿐이다. 그러나, 목적이 없어도 영양가 있는 여행은 존재한다. 어떤 이와 함께 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혼자 하는 여행은 반드시 목적과 의미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여행에는 굳이 무언가가 필요하지 않다. 함께 보고, 느끼고, 걸었다는 게 중요하다. 소중한 관계에서 오는 추억이 목적이고, 끈끈한 연대감이 의미다. 이후에 닥칠 결별, 이혼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사별이 아니고선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다는 듯이 오늘을 살고, 지금에 집중하면 그만이다.

여행 같은 하루를 맞이하려고 노력한다. 그러기 위해 매일 죽음을 생각하며 잠에 들고, 탄생을 엿보며 잠에서 깨어난다. 짧은 인생과 닮아있는 일과를 보내다가 다시금 죽음을 맞이하는 것처럼 잠든다. 인간의 하루는 인생의 축소판을 여행하는 것과 같다. 의식하지 못할 뿐 우리는 항상 여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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