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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라 비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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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과 파괴 그리고 아름다움

글·사진 박진권

제호 소유하기, 소유되기

저자 율라 비스

출판 열린책들



사람은 복합적이고, 모순적이다. 무엇인가 한쪽에 치우친 사람을 보고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줏대나 이념이 없어서가 아닌, 생물학적으로 타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은 스스로에 더 관대하고, 타인에겐 인색할 수밖에 없는 이기적인 동물이다. 사회적 약자에 감정을 이입하고, 기부금을 선뜻 내놓지만, 지하철 시위에는 인상을 찌푸린다. 연탄 나르는 봉사를 하며 보람을 느껴도 주변으로 다가오는 노숙자는 멸시한다. 노인 복지가 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전철 안 노인의 특정 행동은 과하리만치 1225혐오한다.

모든 부분에서 완벽하게 이타적이거나 배타적인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진보적인 성향의 사람도 어떤 부분에선 보수적일 수 있고, 보수적인 성향의 사람도 어떤 부분에선 진보적일 수 있다. 사내 복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노동자 친화적인 회사가 방산업이라거나, 직원을 착취하는 회사가 되려 사회적 기업인 경우도 빈번하다. 외부의 특이 사항과 변수를 배제한 채 한 곳만 파고드는 것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보다 위험하다. 투자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보다 투자를 나쁘게만 생각하는 사람이 더 현명하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대한민국의 중산층은 자신이 중산층이라는 사실을 숨기거나 인지하지 못한다. 더 심하게는 가난하다고까지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것은 중산층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SNS의 과도한 과시와 왜곡 때문일지도 모른다. 매년 해외여행 사진을 올리고, 매해 고급 레스토랑을 방문한다. 비싸 보이는 가구와 집 그리고 차와 명품을 은연중에 드러낸다. 그런 이들의 실재를 아는 사람들은 현혹되지 않겠지만, 대부분은 그것들이 중산층이라고 착각한다.

율라 비스의 《소유하기, 소유되기》의 글은 위의 글과 비슷하다. 개인의 사상과 논리를 열거하지만 딱히 뜻은 없다. 물론 말하고자 하는 바나 내포하고 있는 것은 있겠지만, 그것조차도 별 의미는 없다. 굳이 파헤치자면, 작가는 본인의 이념과 삶이 모순적이지만, 이념을 계속해서 상기하기 위해서 발버둥 치고 있다는 것을 문학적으로 풀어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글을 읽을 땐 마치 시를 읽는 것처럼 곱씹어야 한다. 나는 마치 한 마리의 소가 된 것처럼 되새김질을 반복하고, 책에 빠져들었다.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고 싶었다.

글의 부분을 살펴보면 너무도 훌륭하다. 율라 비스라는 사람은 문학적으로 완성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 하나만 놓고 보자면 결론은 한 가지다. ‘굉장히 모순적이면서 자기 파괴적인 아름다움을 문학에 녹여낸 죄의식과 신경증 환자그럼에도 나는 조만간 그녀의 다른 책을 읽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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