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4 - 몽골 중국 티베트
한비야 지음 / 금토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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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 여성의 몸으로, 그것도 홀로 세계여행을 생각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잘 나가던 직장마저도 그만둔 채로 몇년간, 정말 자유로운 여행을 한다는 것은 웬만한 남자들도 가지기 어려운 배포다. 난 그런 점에서 한비야씨가 정말 부럽고, 또 존경스러웠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비야씨가 겪은 많은 일들이 재미있었던 탓일까? 나도 이런 곳들을 여행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불쑥 들었다. 이란의 레지스탕스와 사랑도 해보고, 그들의 생활도 체험해본(1권) 이야기는 정말 신비롭기까지 했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그런 일도 생기는 것이겠지만.. 남미를 여행할 때 겪었던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남미의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다른 그 어떤 세계여행 기행문도, 한비야씨가 쓴 것만큼 그 지역의 특색이나 분위기를 느끼게 해 주는 것은 없었다. 그만큼 이 책은 독특하고 매력적이다.

사람들이 세계여행을 말하면, 돈을 많이 들여서 편하게 다니는 유람 정도를 떠올리는 듯 싶다. 하지만 진정한 여행의 묘미는 바로 한비야씨와 같은, 피부로 모든 것들을 느껴가며 천천히 그 분위기들을 음미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세계여행을 실제로 실천에 옮기지 못할 많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신선한 이국 바람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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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은 하늘을 어떻게 이해했는가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23
정성희 지음 / 책세상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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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과학사 분야가 매우 취약한 편이다. 게다가 천문학사는 고대의 정치와 깊은 관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결과는 매우 적어 불모지와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일반인이 쉽게 그리고 간편히 읽을 수 있게 한 천문학사 책이라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천문학사만 이야기 하지 않고, 옛날 이야기를 하려면 우리나라 이야기 하기 전에 꼭 중국의 역사도 끼어야 하듯- 중국의 천문학에 관해서도 비교적 자세히 다루었다. 고대인들이 가진 우주관이 어떠했는지 대충 알고 있었는데, 어떤 어떤 종류가 있었고 그것은 또 어떤 책에 실려있으며,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가 하는 것에 대해 자세히 고증되어 있어 좋았다.

그런가 하면, 서양 천문학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 점이 눈에 띈다. 제목만 봐서는 동양의 천문학만 이야길 할 것 같은데 세계의 모든 천문학을 이야기 한다는 점에서 다양한 분야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고 생각한다.

앞 부분의 두 단원- 동양과 서양의 천문학사에 대해 논하는 부분은 철저한 고증이 뒷받침 되어있어 신뢰감을 높여주고, 세번째 단원 부터는 저자의 생각과 견해가 논리정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책의 표지에도 인용되어 있는 저자의 견해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홍대용의 자전설이 정말 천문학적 사실을 이야기 한다기 보다는 중국 중심의 사상에서 탈출을 꾀하는 시도였다는 이야기가 참 인상깊었다. 그냥 우리나라의 옛날 사상이 서양의 현대 기술이나 사상과 비슷하다는 것 만으로 자랑스럽게 여겼던 사실이 이런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은, 그 전까지 느껴왔던 자부심과는 조금 다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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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발견 대우학술총서 구간 - 과학/기술(번역) 36
마틴 하위트 / 민음사 / 199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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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크기도 크고 두꺼운데 비해 글씨 크기는 여느 소설책보다 조금 작습니다. 따라서 담고 있는 내용이 매우 많고,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게 사진이나 관련 그래프 등등이 잘 구성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장점은 우주에 관한 많은 정보를 개괄적으로 넓게 수록했다는 데에 있습니다. 태양계나 다른 천체에 관한 설명도 있고, 우주론에 대한 설명도 있고, 그 밖의 다른 물리학적인 연구 결과나 이론등을 설명하면서, 우주에 대해 무언가 갈피를 잡을 수 있을만큼의 정보를 제공합니다. 꽤 딱딱한 문체와 수식을 사용하지 않고 말로 풀어내는 기술이 조금 부족한 탓에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만, 책의 내용에는 손색이 없습니다. 우주관련 지식 개론서로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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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조세희 지음 / 이성과힘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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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는 이제 와선 향수병을 일으키는 단어가 되어버렸다. 풍요로운 물질과 비교적 자유로워진 지금, 그 시절을 거치지 않은 10대와 20대에게는 적어도 그렇다는 이야기다. 나도 제목만 알고 있다가, 숙제때문에 읽게 된 것을 보면 정말 우린, 지나간 시대를 쉽게 잊는 듯 하다. 그러나 잊어서는 안될- 그런 시대였다.

나는 소설을 읽는 내내, 읽은 뒤에 수많은 생각을 했다. 거슬러 올라가서는 일제때 친일파로 기득권을 잡고 있던 이들이 70년대에는 사용자 계급으로, 지금은 역시 기득권층으로 자리잡고 앉아 다수의 피지배계급을 마음대로 휘둘렀다. 소설을 읽으면서 난장이 가족의 삶은 이런 현실을 너무나 극명하게 보여주었고,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어떤- 기류를 형성했다. 그 시대 운동가들이 가졌을 울분이 어떤 것인지, 정말 그것에 비하면 일부겠지만- 내 마음은 이미 크게 요동치고 있었다. 마치 내가 난장이 가족이 된 것 같았고, 그 어떤 역사 소설이나 드라마보다 슬픈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조금 더 나를 슬프게 만들었던 것은, 이런 것들을 모두 잊게끔- 지금의 학교 교육에선 다루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그저 한두줄의 설명으로 넘어가버려서, 그 때를 그냥 넘어가버리도록 교육받은 나와 다른이들이 안타까웠다. 아직도 그 때의 기득권자들은 지금도 기득권을 갖고 지배계층에 머물러 있기 때문일까? 아직도 우리는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고나니 학교에 가서 수학과 과학을 배우고, 그림 그리고, 고전음악을 공부하고, 고대의 철학과 사상을 배워온 내 모습이, 한 순간에 너무나 초라하게 느껴졌다. 뭔가 맞지 않는- 시대의 괴리를 느낀 것이다. 겨우 20여년전의 일 조차 제대로 알고 있지 않고 그 시절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면서 이런 것들을 배우는 것은 정말 산 지식인 걸까 하는 회의도 들었다. 티비에서 아프리카의 빈민을 돕자고 하는 구호는 참 우습게 생각되었다. 지금도 그 때와 같은 환경에서 생활하는 노동자는 또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우리는 돌아보지 않는.. 그런 현실이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요즘, 우리나라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1970년대, 과도한 정부의 경제 개입으로 인한 스태그 플레이션이 나타나 무척이나 어려웠던 만큼이나, 지금의 우리 경제도 어렵다. 물가는 오르지만 임금 수준은 대부분 동결되었고, 가진자들의 비리는 연일 뉴스에 오른다. 그러나 그들의 처벌은 그렇지 않은 자들의 처벌에 비해 몹시 가볍다. 수백만원의 월 수입을 가진이가 한달 내는 세금이 월 백만원의 임금을 받는 노동자 보다 훨씬 적다. 그 때와 지금은, 군사정권이 아니라는 것을 제외하면 많이 닮아있다. 사실 지금이 군사정권이 아니라지만, 여전히 정부의 개입은 사회 곳곳에 미치고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내가 크게 감동받을 수 있었던 것도 어쩌면 지금의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때와 지금의 상황이 이렇게 비슷하더라도, 더 이상 난장이 가족과 같은 가족은 없어야 할 것이다. 지난 시대를 이 소설을 통해 비춰보았다면 더 이상 이런 역사가 반복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앞으로 이런 시대가 오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시대를 겪지 않은 젊은 세대들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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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인간심리
최광선 / 기린원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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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심리를 몹시 궁금해 하고, 또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간파한 지은이는, 정말 정통적인 심리학이야기는 하지 않고, 이런 저런 생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심리학 이야기들을 합니다. 그래서 정말 재미있죠.이건 수사학에서도 자주 쓰이는 기술인데요. 사람의 좌뇌는 기억장소라기 보다는 무엇인가를 창조해 내는 부분이라서, 사람이 어떤 이야기를 할 때 무의식적으로 눈이 왼쪽으로 돌아가면 그 사람의 이야기는 거짓말이라는 걸 알 수 있죠. 이 이야기와 같은 글들로 이 책은 구성되어 있어서, 사람들과 살아가면서 많은 도움이 됩니다.

현대인이 가진 편견에 대해서도 약간 기술했는데, 전 정말 깜짝 놀라버렸죠. 저도 그런 편견에 휩싸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요.이 책에 나와있는 내용들을 읽어두면 확실히 사회생활에 도움이 됩니다. 그냥 재미를 위해서 읽어도 괜찮고요. 궁예처럼 독심술은 아니더라도 사람의 마음을 조금은 알고 싶다면, (눈치없이 행동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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