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1
미야자키 하야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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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내게 애니메이션에 마악 관심을 갖기 시작할 때 즈음 다가온 하나의 충격적인 작품이었다. 사실 별다른 교훈을 주지는 않지만 그 영화에서 보여지는 즐거움과 상상력으로 가득찬 세계 자체가 어린이들, 그리고 동심이 필요한 어른들에게 교훈 이상으로 필요한 것이었다. 어쩌면 뻔하디 뻔한 가족적, 사회적 교훈보다는 그것이 더 나았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이런 애니메이션이 만화책으로도 이렇게 나와 있다는 것은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책은 언제든지 곁에 두고 볼 수 있고- 무엇보다도, 책이 가진 특징 덕분에 조금더 생각하면서 만화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자체는 조금 긴 편이다. 그런데 겨우 5권에 나누어 담다 보니 아무래도 만화책은 조금 그 느낌이 떨어지는 듯 하다. 하지만 이것은- 그것 나름의 묘미로 보이기도 한다. 원작 애니메이션은 시간 자체가 길다 보니, 끝나기 전에 유바바의 언니를 찾아가는 대목쯤이 되면 지루해짐을 느낄 수 있는 데 만화책에서는 계속 긴장감을 갖고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센과 치히로에서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면 그건 그 사람의 정서가 메마를대로 말라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애니를 더 이상 아이들만의 장르가 아닌, 어른도 볼 수 있는 것이라는 걸 느끼기에는 조금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대작 애니메이션이란 이런 것이다, 라고 생각하게 해주는, 멋진 만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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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옛이야기 백가지 1
이우정 그림, 서정오 글 / 현암사 / 199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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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국어교과서에서 볼 수 있는, 화롯불을 피워놓은 방에 둘러앉아 할머니께서 해 주시는 옛날 이야기를 들으면서 명절 밤을 지새웠던 그림이 생각나는가? 이 책은 그런 할머니가 사라져버린 현대인들에게 할머니의 이야기들을 친숙한 문체로 들려준다.

나는 아버지께서 어느날 갑자기 이 책을 사오시는 바람에 읽게되었다. 당연히 아무런 생각도 없이 펼친 탓에 재미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았지만, 이 책은 정말 재미있는 우리의 옛날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었다. 어렸을 때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그냥 재미있을 따름이었는데 뭔가 이것저것 배우고 난 지금에 와서 읽어보면, 그 당시의 사회가 어떻게 굴러가고 있었는지 대충 짐작이 가능하다. 고전에서 일반 민중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말이 이런 것에서 쓰임을 느꼈다. 내가 가장 재미있게 읽어서 뒤에도 종종 친구들에게 했던 이야기는, 언어유희를 이용한 원님을 골려준 어느 농부의 이야기였다. 분량은 매우 짧아서 겨우 앞뒤로 한 장을 채웠지만 그 속에는 그 어떤 이야기 보다도 일반 백성들이 자신들을 괴롭혔던 원님을 보기좋게 골려주는 모습에서 같은 민중으로서의 희열(;;) 을 느낄 수 있었다.초등학생들은 동화나 이런 옛 이야기들을 많이 읽어두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굳이 초등학생이 아니더라도, 이런 옛날 이야기는 우리가 아니면 또 누가 읽고 누가 웃어줄것인가. 잊혀져 가는 옛 것들을 이런 식으로 또 복원한 것이 내심 다행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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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논리야 이야기로 익히는 논리학습 1
위기철 글, 김우선 그림 / 사계절 / 199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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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나중에 실제로는 쓰지도 않을 어려운 수학을 배우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논리적 사고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 라고 한다. 그렇지만, 이것은 수리적 분야의 논리적 사고능력을 말하는 것이고,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논리적 사고와는 조금 다른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논리는 뭘까?이 책은 내가 초등학교 때 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으니, 벌써 10년이 다 되어간다. 그렇지만 지금 읽어봐도 재미있는건 물론이거니와, 뭔가 '지혜로움' 을 느끼게 해준다.

나는 이 책 세 권을 모두 읽으면서 논리가 무엇인지는 지금도 깨닫지 못했다. 그렇지만 제목처럼 말 그대로 논리와 놀았고, 같이 생각했고, 많은 걸 배웠다. 예로 제시된 많은 고사들은 누가 읽더라도 재미있으며 그 속에서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내가 보기에 나 처럼 일반적인 사람은 논리가 무엇인지 알게 되기 보다는 논리에 입각한 사고로 얻을 수 있는 지혜들에 대해서 알게되는 책 같다.어린이들은 아직 사고방법을 다 완성한 사람들이 아니다. 이런 책을 권해줌으로써, 조금 더 논리적이고 현명한 사람으로 커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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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나를 성공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김태연 지음 / 밀알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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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디든 아직도 남성 우월주의에 많은 여성들이 희생되고 있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우리 나라는 그 정도가 다른 나라보다 좀 특별하게 심했고, 김태영씨도 그렇게 피해를 입은, 우리나라 여성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결과는 다른 여성들과는 달랐다. 굳은 의지와 끊임없는 노력으로, 남의 나라 땅인 미국에서 큰 성공을 이루어 낸 것이다.김태영씨의 막내동생이 누나 때문에 왜 자살까지 했는지에 대해서 읽을 때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그 부분에서는- 그녀의 아버지가 참 이해되지 않았지만, 임종때에,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다는 이야기를 보고 그래도 아버지는 아버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이 책에서 역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이야기는 그녀의 양 아들들의 양육기다. 모두 불량 청소년들이었지만 그녀의 노력으로 인해서 모두 좋은 길로 다시 들어섰고 이제는 한 회사의 임원이다. 평범한 사람도 하기 쉽지 않은일을 해낸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 요즘 경기도 어렵고 한데, 이런 글들을 읽으면서 성공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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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김정현 지음 / 문이당 / 199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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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사람은 어머니가 있다. 깜짝 놀랐을 때나 무언가 무서운 것을 보았을 땐 저절로 '엄마' 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그런 것들 속에서도 보이듯이, 늘 어머니 곁에 있으셨던 아버지는 존재하지 않는게 요즘 사람들의 삶이다.

이 소설은 최루성 소설이다. 책을 다 읽고나면 엉엉 울게 된다. 하지만 여느 최루성 소설과는 달리, 읽고나서, 울고나서 느껴지는 무언가가 있다. 바로 그것이 조금이나마 가슴으로 느끼게 된 부정일 터다. 나의 아버지는 늘 딱딱하고 굳은 모습이셨다. 권위주의적이었고, 아직도 전근대적인 사고 방식으로 초원에 풀어놓은 망아지 같던 나의 어린 시절을 답답하게 만든-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이 책을 읽기 전 까지는. 하지만 그런 것까지도 아버지의 특징이니까 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아버지도 나와 같은 사람이라는 걸 이 소설을 읽고 나서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었다고나 할까?

사람의 존재가치는 그 자리가 비어봐야 알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비워진 자리는 대개 다시 채워지지 않고 그 허무감과 아쉬움은 극도에 달한다. 아버지에게는 언제나 불효녀로 남아있던 내가 이 소설을 읽고 아버지의 소중함을 느꼈다는 건 정말 내게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나중에 후회할 만큼 지금 못되게 굴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어머니의 따스함은 늘 이야기 한다. 모성애에 관한 연구도 많고, 또 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도 있다. 우리를 보살피는 사람의 이미지는 어머니가 지배적인 것이다. 하지만 그 옆에는 조용히 듬직한 나무처럼 버티고 계시는, 우리들의 아버지도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정말 좋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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