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박석무 엮음 / 창비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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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우연히, 정말 우연히 표지가 예쁘길래 샀던 책이었습니다. 정약용의 편지들이라는 걸 알고 나서는 조금 지루하겠거니 했지만 그래도 아주 못 읽을 정도는 아니었죠.
우리는 독서를 왜 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다들 무슨 대답을 할 수 있나요? 교과서에서 배워왔던 그런 대답인가요? 마음의 양식을 쌓기 위해서라든지, 지식을 스스로 배우기 위해서? 하지만 전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더 다양한 대답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독서는 정약용의 말 처럼, 그것 자체만으로도 가치를 지닌 것이죠.

정약용은 독서를 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상세히 아들들에게 말해주고 있는데요, 요즘 읽는 책과 같은 것이 아니니까 물론 적용하기 위해서는 적당히 변경할 필요가 있겠죠. 또 편지들마다 자신의 아들들을 걱정하는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아버지로써 아무것도 제대로 곁에서 해주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그랬겠죠. 인간적인 면모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중반부분이 지나고 나서부터는 몹시 졸리기 시작합니다. 정약용이 하는 말이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전 이 책을 다 읽는 것 보다는 그냥 아무곳이나 펼쳐서 그 곳부터 약간씩만 읽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그만큼 책을 읽고나서 느끼는 교훈이 다양하지는 않았죠.

정약용은 실학가 였기 때문에 나름대로 진보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지만, 그도 역시 유학을 배웠기 때문일까요? 그에게도 한계는 있었습니다. 선조의 지혜를 배우는 것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어 그런 부분은 요즘엔 좀 제외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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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발견
스튜어트 매크리디 엮음, 남경태 옮김 / 휴머니스트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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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게 무엇인지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개는 지구가 돌고, 우주가 시작한 이후로 흘러가는 어떤 행동들의 순서 정도를 생각하겠죠. 저도 그렇게 생각해왔는데, 이 책을 읽고 생각이 더 넓어졌습니다. 시간이란 그런 과학적 의미의 것만 있는 게 아니었거든요! 선사시대에는 시간을 지각하지 못했다고 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했고, 그 이후 문명시대에도 시간을 지각하고 정의하고 구분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은 끊임없이 계속되어 오늘날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나니 지금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쓰는 시계와 달력들이 새삼스럽게 느껴지더군요.

옮긴이의 말이었던가요? 정말 시간에 관한 백과사전쯤 되는 책입니다. 생체 시계와 같은 생물학적인 시간도 다루고, 몇 장에 걸쳐서 고대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날을 구분해 내고, 일년을 정의하고, 시간을 나누었는지도 자세히 다룹니다. 심리학적으로 느끼는 시간과 철학적인 측면의 질문도 대답이 없기 때문에 책을 모두 읽고나서 스스로 생각해 답을 내는 데 재미가 있죠.

인류는 종교적 필요에 의해 시간을 나누었습니다. 적어도 서양에서는 말이죠. 그런데 르네상스 시기를 지난 뒤에는 오히려 시간을 정확히 구분하게 되고 나서 지구의 나이를 계산하기 위해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과정에서 종교의 반대에 심하게 부딪히게 됩니다. 전 그 부분을 읽으면서 과학과 종교와의 관계는 어떤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됐죠.적어도 지금처럼 시간이 중요한 시대에 사는 사람이라면, 시간에 대해서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기엔 이 책이 적격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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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비룡소 걸작선
생 텍쥐페리 지음, 박성창 옮김 / 비룡소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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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은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약간씩 내용은 다들 알고 있죠. 부분적으로 알고 있는 것 보단 양도 많지 않으니 한번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어린왕자는 유명해서 번역본도 꽤 많은데요, 이 책도 괜찮은 것 같아요. 크게 번역이 이상하지도 않고, 다른 것에 비하면 읽기에 편합니다. 선물용으로도 적당히 크기가 맞고, 표지도 예쁘죠^ㅡ^

어린왕자에서 감동적으로 읽은 부분이야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전 여우얘기와 함께 첫 부분을 꼽습니다. 양을 그려달라고 해서 이것저것 그려주는데 그냥 성의없이 스슥 그려놓은 것을 보고도 어린왕자는 그 순수한 마음과 감수성으로 그려져 있는 것 이상을 느끼죠. 그런 마음이 부럽기도 했고,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에 결국 구멍이 뚫린 종이상자만 그려주었을 때 양이 곤히 자고 있다며 좋아하던 것도 기상천외한 발상이기도 하지만, 역시 상상력이 뛰어나다는 걸 느꼈죠. 어린왕자의 매력은 바로 이런 순수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속에서도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순수함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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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소담 베스트셀러 월드북 30
조지오웰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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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의 대표작이고 논술시험에도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유명한 소설인 동물농장은 주제를 그리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동물 농장의 인간 주인을 쫓아내고 동물들을 선동해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어 보겠다고 출발했던 돼지들은 마지막장에서는 인간들과 함께 술을 마시며 카드 놀이를 하죠. 마치 인간인 척 흉내를 내면서요. 이 장면을 읽을 때는 정말 혐오스럽더군요.

조지 오웰이 특별히 돼지가 인간을 흉내내어 그 자리를 대신하려 하고 있다고 쓴 이유는 아마도 인간이 그 동물농장의 어떤 동물들 보다도 인간과 비슷한 것은 바로 돼지라 생각했기 때문이겠죠. 전 적절한 비유라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동물들은 돼지에게 온갖 궂은일을 다 겪게되는 것을 보면서, 어떤 무리를 이끄는 인간도 저렇게 타락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과 각오가 필요하겠죠.이 소설만 읽지 말고, 조지 오웰의 다른 소설인 1984년도 함께 읽는 게 더 깊은 생각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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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막 7장
홍정욱 지음 / 삼성 / 199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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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욱이라는 이름은 이 책으로 일약 스타가 되었지만, 전 왜 그렇게 이 사람이 이 책으로 인기를 얻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 책은 그의 개인 자서전으로는 크게 나쁘지 않지만, 그것을 읽는 독자들에게는 마치 모든 학생들이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명문 사립에 돈을 몇십만원, 몇백만원씩 들여가며 공부해야 할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죠.

홍정욱씨가 아직 젊은 탓이겠지만, 그의 인생을 정리하는 책에서 미국 유학 이야기를 많이 다룬 것은 어쨌든 조금 더 다듬어야 했습니다. 그것이 그의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었음에는 틀림없겠지만, 그러려면 이렇게 한국에 남아있는 학생들이 위화감을 갖지 않도록, 또 미국유학을 가면 그 처럼 의지만 있다면 모든 걸 해낼 것만 같은 백일몽에 젖지 않도록 신경썼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미국유학을 가는 사람들이 모두 성공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들의 주변에서도 실패하는 사람들을 종종봅니다. 홍정욱씨도 책에서 그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자신이 끊임없이 채찍질을 하고 어머니의 헌신적인 도움덕분에 이만큼 위치할 수 있었다고 말이죠. 하지만 그의 말투와 다루는 내용들은 그렇게 말했다는 사실조차 잊게 만듭니다.

홍정욱씨도 그런 걸 의도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어쨌든 한국에서 이렇게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은 맥빠지는 이야기죠. 국어 교과서에 잠깐 인용되어 나왔었는데 7차 교육과정에서는 없었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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