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수학여행 4 - 공간의 세계
김용운 외 지음 / 김영사 / 199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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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차원이 무슨 개념인지도 잘 모르고, 단순히 1~4차원만 존재하며 그 차원들이 시간의 개념처럼 순차적으로 흐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차원이 3차원이고, 앞으로 닥칠 미래는 4차원이다- 뭐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 즈음 이 책을 접하고 나서 내가 얼마나 바보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건지 깨달을 수 있었다.

차원이라는 개념은 무척이나 추상적이고 지극히 수학적인 개념이다. 일반인들에게는 사실 별 필요도 없고 알고 있다고 해서 이득이 되는 게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을 어떤 하나의 분류에 집어넣을 수 있고 또 이 공간만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상대적인 세계관 형성에 기여하는 것이라 본다.

이 책에 관한 내 생각은, 정말 좋은 책 이라는 것이다. 수학적 개념을 쉽게 다룬 책은 과학 대중서보다 훨씬 적다. 하지만 이 책은 그렇게 적은 책들 가운데 찾을 수 있는 흔치 않은 양서이다. 정수차원이 아닌 소수차원(예를 들자면 1.35차원이라든지)같은 세계는 그냥 그 존재만으로도 충분히 독자의 호기심을 이끈다. 하지만 이런 것을 책을 통해서 알기엔 책의 숫자와 종류가 적다. 이 책은- 그래서 우리나라 수학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다고 본다. 무조건 그렇다고 해서 쉽기만 한 것도 아니다. 적당히 수식과 설명을 곁들여서 수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부터 어느정도 알고 있는 사람들 까지 모두 포괄할 수 있다. 이공계열 학생이라면 정말 꼭 한번 읽어보라고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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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동화집
헤르만 헤세 지음, 정서웅 외 옮김 / 민음사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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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는 굉장히 유명한 작가지만, 현대에 와서는 그다지 읽히지 않는다. 요즘 사람들은 고전 문학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 말이 틀린 것일수도 있지만, 어쨌든 나는 문학에 관심이 없었고, 따라서 헤르만 헤세의 이름만 들어 알고 있는 터였다.

제목이 특이했다. 환상동화집이라- 동화는 동화지만, 환상적인 분위기를 풍기기 때문일까? 하지만 이 책은 환상적인 분위기 라기 보다는, 또 동화라기 보다는 하나의 신비스러운 풍자소설 같았다. 보통 알고 있는 동화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26개의 단편글들 가운데 그 주제가 뚜렷이 드러나는 것들은 동화라고 보기 어려웠다. 유명한 동화들을 제외한 것들은 뒤에 해설이 쓰여 있지 않아서 문학작품을 제대로 즐길줄 모르는 나에게는 조금 어렵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은 헤르만 헤세의 명성이 결코 허상이 아님을 알게 해주었다. 그냥 그 이야기 자체만으로도 재미있었지만, 그 속에 담겨진 인간 세계에 대한 이야기, 사랑과 같은 정신적인 것에 대한 작가의 생각등을 엿볼 수 있었다. 동화라면 어렴풋하게 떠오르는 그런 이미지가 아닌, 이런 정말 뭔가 얻을 수 있는 문학작품을 원한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나 처럼 문학과는 정말 거리가 멀고 완전히 문외한 이었던 사람마저도 뭔가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주는 좋은 작품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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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새긴 우리 역사
박창범 지음 / 김영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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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배우고 있는 국사는 말 그대로 국사일 뿐이라서 우리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는 다르게 가르치는 것이 많다. 단지 우리가 그것을 모르고 (혹은 모르는 척) 하고 있기 때문에 대다수의 사람이 그냥 지나칠 뿐이다. 나 역시 그런 사람이었고 설마 천문학사에도 일본의 역사왜곡 같은 게 있으랴, 하는 막연한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멀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우리나라가 중국와 일본이라는 열강에 끼여 있기 때문일까? 중국에서는 장영실이 만든 측우기를 자기들의 나라에서 조선의 왕에게 하사한 것이라고 가르친다. 일본에서는 자신들의 심증대로 그냥 밀어 부쳐 삼국사기는 거짓 투성이의 역사서라고 정의내려 버렸다. 중국의 천문기록을 우리나라가 모두 베꼈다고 말하는 것이다. 참으로 어이없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책의 저자인 박창범 교수는 그것을 스스로 검증한다. 가장 객관적 방법인 과학을 통해서 말이다. 고대에는 누구나 알고 있듯이 천문현상이 하늘의 뜻과 부합되는 것이라 믿었기 때문에 천문현상을 기록한 것이 매우 많다. 저자는 이것을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와 계산을 통해 검증해 낸다. 그리고 위에서 내가 말한 모든 것들을 반론해 낸다. 처음 부분에서 우리가 전세계적으로 역사를 왜곡당하고 있음에 분노하다가도, 이렇게 모두 사실임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나니, 속이 시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엔 과학사 연구자가 없어서 더 증명해야 할 문제는 산더미 같이 쌓여있음에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저자가 말한 것을 보니 가슴이 아팠다. 꿈이 천문학자인 나로써는 후에 연구하고 싶은, 또 연구해야 하는 분야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역사를 천문학적으로 검증하는 게 신기하기는 했지만, 이 책에서는 비단 그것만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저자의 조상들의 나라를 사랑하고 아끼며 그것을 온전히 보존해 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책 곳곳에 배여 있다. 아마도 그 마음이 이 책을 더 재미있으면서 가치있게 만들어 준 것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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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1
미야자키 하야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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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내게 애니메이션에 마악 관심을 갖기 시작할 때 즈음 다가온 하나의 충격적인 작품이었다. 사실 별다른 교훈을 주지는 않지만 그 영화에서 보여지는 즐거움과 상상력으로 가득찬 세계 자체가 어린이들, 그리고 동심이 필요한 어른들에게 교훈 이상으로 필요한 것이었다. 어쩌면 뻔하디 뻔한 가족적, 사회적 교훈보다는 그것이 더 나았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이런 애니메이션이 만화책으로도 이렇게 나와 있다는 것은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책은 언제든지 곁에 두고 볼 수 있고- 무엇보다도, 책이 가진 특징 덕분에 조금더 생각하면서 만화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자체는 조금 긴 편이다. 그런데 겨우 5권에 나누어 담다 보니 아무래도 만화책은 조금 그 느낌이 떨어지는 듯 하다. 하지만 이것은- 그것 나름의 묘미로 보이기도 한다. 원작 애니메이션은 시간 자체가 길다 보니, 끝나기 전에 유바바의 언니를 찾아가는 대목쯤이 되면 지루해짐을 느낄 수 있는 데 만화책에서는 계속 긴장감을 갖고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센과 치히로에서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면 그건 그 사람의 정서가 메마를대로 말라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애니를 더 이상 아이들만의 장르가 아닌, 어른도 볼 수 있는 것이라는 걸 느끼기에는 조금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대작 애니메이션이란 이런 것이다, 라고 생각하게 해주는, 멋진 만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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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옛이야기 백가지 1
이우정 그림, 서정오 글 / 현암사 / 199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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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국어교과서에서 볼 수 있는, 화롯불을 피워놓은 방에 둘러앉아 할머니께서 해 주시는 옛날 이야기를 들으면서 명절 밤을 지새웠던 그림이 생각나는가? 이 책은 그런 할머니가 사라져버린 현대인들에게 할머니의 이야기들을 친숙한 문체로 들려준다.

나는 아버지께서 어느날 갑자기 이 책을 사오시는 바람에 읽게되었다. 당연히 아무런 생각도 없이 펼친 탓에 재미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았지만, 이 책은 정말 재미있는 우리의 옛날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었다. 어렸을 때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그냥 재미있을 따름이었는데 뭔가 이것저것 배우고 난 지금에 와서 읽어보면, 그 당시의 사회가 어떻게 굴러가고 있었는지 대충 짐작이 가능하다. 고전에서 일반 민중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말이 이런 것에서 쓰임을 느꼈다. 내가 가장 재미있게 읽어서 뒤에도 종종 친구들에게 했던 이야기는, 언어유희를 이용한 원님을 골려준 어느 농부의 이야기였다. 분량은 매우 짧아서 겨우 앞뒤로 한 장을 채웠지만 그 속에는 그 어떤 이야기 보다도 일반 백성들이 자신들을 괴롭혔던 원님을 보기좋게 골려주는 모습에서 같은 민중으로서의 희열(;;) 을 느낄 수 있었다.초등학생들은 동화나 이런 옛 이야기들을 많이 읽어두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굳이 초등학생이 아니더라도, 이런 옛날 이야기는 우리가 아니면 또 누가 읽고 누가 웃어줄것인가. 잊혀져 가는 옛 것들을 이런 식으로 또 복원한 것이 내심 다행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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