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과 해독 - 고대 최강대국 히타이트, 100년 동안의 발견 이야기
C. W. 세람 지음, 오흥식 옮김 / 푸른역사 / 1999년 11월
평점 :
품절


어렸을 때 즐겨 봤던 당시 유명했던(?) 만화, '나일강의 여신' 당시 '캔디'와 함께 초등생들 사이에서 대유행했던 그 만화는, 20세기 발굴자의 여동생이 파라오의 저주로 고대 이집트로 시간여행을 하게 되면서 겪는 사랑 얘기인데... 거기서 파라오의 사랑을 받는 그녀에게 또 다른 만남은 바로 히타이트 왕자였다.

고고학이 전공인 여대생인 그는, 고대 문명과의 만남을 경이롭게 보고, 그의 눈을 통해서 나도 조금은 맛본 짜투리 얘기들. 그 중 하나가, '히타이트 족은 호전적인 민족으로 전투시 목을 보호하기 위해서 -상대가 검으로 내리칠 때 조금이라도 보호되기 위해서- 남녀 모두가 머리를 길게 길렀었다'라는 부분이라든가, 철기가 발달한 기마민족으로 강한 나라여서 항시 이집트의 불안거리였다던가... 그래서 어린 내 기억에 히타이트는 강하면서도 신비로운 부족, 더 알고 싶은 나라로 남았나보다. 그래서인가, 알라딘에서 이 책이 히타이트에 관련된 것이란 것을 읽음과 동시에 주저함 없이 택한 것은..

오랜 세월에 거쳐 고고학자들의 추정, 또 그 실수와 빈 시공을 메꿔나가는 노력... 급하게만 살아가는 현대인에겐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200년이란 시간을, 그것도 과거의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의 고고학자들의 고충과 노력, 보람이 저자의 담담하면서도 따뜻한 애정이 느껴지는 어조로 찬찬히 기술되어있는 책.

생각했던 것 만큼은 '히타이트' 자체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니라, '고고학자들의 활동'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조금은 아쉽지만, 그래도 그들의 노력과 함께 조금씩 살아나는 고대문명의 모습을 매시간적 고찰로 기술한 것은, 저자 본인이 바로 뛰어난 고고학자였기에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중동의 고대문명이나 또는 고고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손길에 스쳐보면 좋을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