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노마치의 黑姬(쿠로히메)역에서 바라본 쿠로히메 전설이 있는 쿠로히메 산>

<시나노마치에 있는 노지리코(野尻湖)>
“실례입니다만, 피해자와는 어떤 관계신지요?”
'대학병원'으로 가던 도중
차 안에서 '쿠사카'가 '아사코'에게 이렇게 물었다.
“다음 달에 결혼하기로 되어있어요.”
그러자 '아사코'가 이렇게 답을 했다.
그러자 '아사코'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네-에?!”
하고 '쿠사카'가 깜짝 놀라며 '아사코'를 쳐다봤다.
'쿠사카'가 그렇게 놀라면서 '아사코'를 쳐다봤던 이유는
'아사코'와 '와타나베'의 나이 차가 너무 많이 나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사코'는 그에 대해서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오히려
(왜, 사람들은 그렇게 나이 같은 것에 민감하게 구는 것일까?...)
라고 생각이라도 하는 얼굴이었다.
그러자 '쿠사카'가 '아사코'에게 다시 물었다.
“네, 그러면 성함은 어떻게 되시죠?”
“야마모토 아사코(山本麻子)입니다.”
“네, 그러면 나이는... 25, 6세쯤 되십니까?”
“28세입니다.”
“네, 그렇지만 와타나베 씨는 40대이잖습니까?”
“네, 정확히 40세예요.”
“그렇다면, 겨우 10년 차이군요?”
“네, 단지 10년 차이일 뿐이에요.”
* * *
그렇게...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던 사이 차는 'K 대학병원'에 도착했다.
그러자 두 사람은 어둡고 추운 지하로 내려가서 사체를 안치해 둔 곳으로 갔다.
그리고는 곧 '와타나베'의 시체와 대면했다.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아사코'가 '와타나베'의 시체를 확인하고는 이렇게 '쿠사카'에게 물었다.
“네, 지금 그것을 조사 중에 있습니다. 그러니 괴로우시겠지만, 협력을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네, 네...”
'아사코'가 답을 했다.
“그렇다면 먼저, 일단 여기서 나가시죠.”
'쿠사카'가 말을 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곧 밖으로 나왔다.
* * *
'쿠사카'는 그렇게 나와서는 '아사코'를 그 근처에 있던 찻집으로 안내했다. 그러자 아직까지는 '모닝커피'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인지 그 안에는 학생으로 보이는 커플 한 쌍이 마주 앉아 토스트와 커피를 먹고 있었다. 그러자 '쿠사카'도 커피 둘을 주문하고는
“와타나베 씨에 대한 것입니다만, 발견 당시 지갑과 고급손목시계는 그대로 있었습니다.”
라고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러자 '아사코'가 급히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원한에 의한 살인이라는 말씀인가요?”
“네, 우리 쪽에서는 현재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사코 양에게 여러 가지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물론, 충격이 크신 와중에 이런 말씀을 드리게 되어 뭐라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만...”
'쿠사카'가 정중히 말을 했다.
그러나 그에도 '아사코'는 여전히
“관계없어요. 차라리 뭔가를 하는 편이 더 낫지 않겠어요?”
하고 시원스럽게 답을 했다.
“네, 그렇다면 먼저... 와타나베 씨의 직업은 무엇이었습니까?”
그러자 다시 '쿠사카'가 질문을 이어갔다.
“미술상(美術商)이요. 나카노(中野-東京都 특별구의 하나로, 23區 西部에 구분됨)에서 와타나베미술(渡邊美術)이란 상점을 운영하고 있어요.”
'아사코'가 담담하게 답을 했다.

<나카노 위치도>

<나카노 구 시가지 전망>
“네, 그렇다면 미야자키에는 무슨 일로 갔던 것일까요?”
“일 때문에 갔던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럼, 사업은 잘 되는 편이었나요?”
“네, 그럼요. 그렇게 들었어요.”
그러자 '쿠사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또 질문이 이어졌다.
“그럼, 아사코 양과는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네? 그런 것까지 말을 해야 하나요?”
“네, 들어두고 싶습니다만...”
그러자 '아사코'가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시간을 길게 끌지는 않았다.
“전, 현재 긴자(銀座-東京都 中央區에 있는 지명)에 있는 '피노키오'라는 클럽에서 일을 하고 있어요. 와타나베 씨는 사업상 지인(知人)들과 함께 술을 마시러 그곳에 자주 들렀고요. 그러다가 서로 알게 되었지요.”

<銀座四丁目交差点>
“네, 그렇군요.”
'쿠사카'는 '아사코'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봤다.
그러나 또 곧
“그럼, 와타나베 씨는 40세까지 결혼을 하지 않고 있었던가요?”
하고 물었다.
“아뇨, 삼십 전에 결혼을 했었는데, 삼년 정도 만에 사별했다고 들었어요.”
“네, 그럼 아사코 양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전, 한 번도 결혼을 했던 적은 없어요. 단지, 20세정도 때 동거를 했던 경험은 있어요. 금방 헤어졌지만요.”
“미인이시고, 매력적이신데요?”
“아, 네. 감사합니다.”
'아사코'가 갑작스럽다는 듯 이렇게 말하고는 머리를 숙여서 인사를 했다.
“네, 하지만 제 생각에는 그 와타나베 씨말고도, 다른 남자들 중에서도 아사코 양에게 결혼을 해달라고 매달렸던 사람들도 제법 있었을 것 같은데요?”
“네, 몇 명 있었지요. 그런데... 형사님은 그런 것 때문에 그 사람이 살해 당했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그러자 갑자기 불쾌하다는 듯 '아사코'가 이렇게 말을 하며 '쿠사카'를 노려봤다.
그러자 '쿠사카'는 얼른 미소를 지으면서
“아, 그것은 하나의 가능성이라고 보아주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그 외에도 업무 상의 문제 때문이라거나 또는 미야자키에서 승차한 후 열차 안에서 다른 승객과 싸움이 나서 그랬다거나... 하는 등의 뜻밖의 일들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으니까요. 그리고 또 사실, 요즘 세상에서야 그런 일은 어디서라도 일어나고 있으니까요.”
하고 마치 '아사코'를 달랜다는 듯이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러자 '아사코'가 '쿠사카'의 말이 이해가 되었다는 듯 순순히 말을 이었다.
“네, 하지만 그 사람은 웬만해서는 싸움 같은 것은 절대로 하지 않아요.”
“아, 그럼 와타나베 씨가 참을성이 아주 강한 사람이었습니까?”
“네, 훌륭한 미술품을 입수(入手)하려면 인내심이 절대로 필요하다는 것이 그 사람의 입버릇이었어요. 그리고 또 그 예로는, 그 사람은 자신의 손에 넣고 싶은 물건이 발견되면 2년이고 3년이고 기다릴 뿐만 아니라, 그 사이에도 여러 사람들과 만나면서 결국에는 그 물건을 자신의 손에 넣고 마는 그런 사람이었어요. 그리고 또, 좋은 물건 하나를 손에 넣기 위해서 한 사람을 50번이나 방문했던 적도 있었다고 해요. 그리고 또 그 사람은 문전박배를 당하거나, 상대가 소리를 지르거나, 또 어떤 때는 물벼락까지 맞고서도 참고 또 참아서 끝내는 그 상대방과 만났다고 한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런 사람이 열차 안에서 다른 승객과 다투다가 그런 일을 당했다는 것은 도저히 저로서는 상상조차도 할 수가 없어요.”
그러자 '쿠사카'가 머리를 끄덕였다.
“네, 잘 알겠습니다. 그리고 확실히 와타나베 씨가 그런 사람이었다면, 정말로 싸움 끝에 그런 일을 당했다고는 생각할 수가 없겠군요?”
“알아주셔서 고마워요.”
'아사코'가 또 인사를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쿠사카'가 그 말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짧은 탄성을 토해냈다.
“넷?”
“아뇨, 그 사람은 이미 죽었는데, 그런데도 오해 같은 것을 받는다면 그가 너무 불쌍해서...”
“아, 아사코 양은 그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군요?!”
그러자 '아사코'가 살짝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쿠사카'는 그런 그녀를 보면서 나이는 자신과 비슷한데도 오히려 그녀가 한참이나 위인 것처럼 느껴졌다.
아무튼 '쿠사카'가 또 질문을 이어갔다.
“그러니까, 와타나베 씨가 미야자키에 갔던 것도 다 사업 때문이었군요?”
“네.”
“네, 그렇다면 미술품을 사기 위해서 갔던 걸까요?”
“네, 마침 여러 가지 정보가 입수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의 정보들은 진실성이 부족한 것이라고 했지만,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부지런히 발품을 팔지 않으면 진짜로 훌륭한 물건은 손에 넣을 수 없다고 했으니까요.”
“네, 그렇다면 와타나베 씨는 좋은 물건이기만 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구입을 해버리는 군요?”
“네, 그런 셈이죠.”
“네, 그런데... 와타나베 씨의 지갑에는 단지 6만 엔 정도밖에는 들어있지가 않았어요.”
“네, 그것은 와타나베 씨는 현금은 잘 들고 다니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그리고 또 와타나베 씨는 항시 당좌수표장(當座手票帳)을 가지고 다녔어요.”
“아, 그렇다면 또 이상하군요?... 그곳엔 당좌수표장 같은 것은 전혀 없었거든요? 그렇다면 그 범인이 노렸던 것이 바로 그 당좌수표장이었을까요?”
“아뇨, 그렇지는 않을 거예요. 그것은 다른 사람은 사용할 수가 없는 것이거든요.”
“네... 그렇다면, 와타나베 씨가 그 외에는 또 무엇을 가지고 다녔는지 혹시 아십니까?”
“네, 와타나베 씨는 항상 흰 슈트케이스(suitcase-여행용 소형가방)를 가지고 다녔어요. 그리고 4일 전에 제가 그 분을 동경역에서 배웅해드렸을 때도 그 가방을 가지고 있었어요.”
“네? 잠깐만요! 와타나베 씨가 가지고 있던 것이 그 흰색 가방이 아니고, 혹시 보스턴백이 아니었습니까? 루이비통의 차색(茶色) 비슷한 보스턴백요!”
“아니에요, 와타나베 씨는 루이비통 같은 물건은 가지고 있지 않았어요.”
“네, 그렇군요... 아무튼, 일단 같이 동경역으로 가보지요.”
'쿠사카'가 이렇게 말을 하고,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일어섰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