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第一章>
4.  <동경역 홈 遠景-2004.4.22> '키타지마'는 그렇게 밖으로 나가서는 우선 '캐나다 수상 부부'가 탈 '신칸센 홈'을 한번 죽 둘러 봤다.
'캐나다수상 부부'가 탈 <히카리 155호>는 15번 선에서 출발하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히카리>는 거의 만석(滿席)으로 출발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 오후가 되면 승객들은 점차로 더 늘어날 것이 틀림없었다. '키타지마'는 각 홈과 '야에스구치(八重州口)', '마루노우치구치(丸の內口)' 등, 여러 '콩코스(concourse- 공원 등의 중앙 광장. 역이나 공항 등에도 중앙에 있는 통로를 겸한 광장을 말함)'들을 둘러보며 걸어 다녔다. 그러다가 '야에스구치' 중앙의 대합실을 지그시 바라 보고는, 그 한 모퉁이의 벤치에 낯익은 얼굴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역시, 있군!" '키타지마'는 이렇게 말을 하고는 몇 번이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코구레'가 "쫓아내 버릴까요?" 하고 '키타지마'에게 물었다. 그러나 '키타지마'는 손을 내저었다. "아니, 놔둬도 될 거야. 승객이나 역원들에게 별 피해도 주지 않잖아? 게다가 그들 전부를 하나씩 다 쫓아 내기도 힘들고 말이야?" '키타지마'가 방금 말한 그들은 '동경역'을 거점으로 해서 살아가는 노숙자들로, 현재 70명 정도나 되었다. 그리고 방금 전에 '키타지마'가 아는 척을 했던 그 대합실 한 모퉁이에 있던 사람은 그 중에서도 고참으로, 별명은 “단나 상(나리 또는 어르신, 고참, 주인, 남편 등의 뜻이 있음)”이었다. 그리고 농담인지 사실인지 정확히는 알 수가 없었지만, 그는 한때 '교토'에서 큰 식당도 했다는 54세의 남자였고, 그리고 또 그는 몸집도 큰데다, 얼굴은 비록 더럽지만 그러나 나름대로 품위도 있는 듯 보였으며, 그 말솜씨 또한 제법 정중한 그런 사람이었다. * * * 아무튼---------------
그들 부랑자(浮浪者)들의 명부는 이미 만들어져서 현재 '역장실'에 비치(備置)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명부의 정식명칭은 <구내불법입입자명부(構內不法立入者名簿)>이고 그것은 또 '동경철도공안실'에서 만들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키타지마'는 그들을 무리하게 쫓아내는 방법은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어째든 마지막 열차가 '동경역'을 떠나고 나면 오전 1시에 역의 셔터(shutter)가 내려지고, 그러면 자동적으로 그들은 역 밖으로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키타지마'는 그들을 쫓아내는 것은 그때 한번이면 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또 현재 '동경역'에 체류하다시피 하고 있던 그 부랑자들은 다른 승객들에게 피해를 준다든가, 어떤 사건 같은 것도 전혀 일으키지 않고 있었다. 게다가 그 “단나 상” 등은 역원들과도 제법 친하게 지내고 있었을 정도였다. * * * 어쨌든 '키타지마'는 오늘의 '캐나다수상 부부' 경호를 위해서 '철도공안실'과 협의를 해야 했다. '동경역'의 '철도공안실'에는 실장 외에 79명의 공안관과 92명의 공안기동대원이 있었다. 그리고 또 그들은 모두 경찰관 같은 복장을 하고 있었지만, 그러나 국철직원일 뿐이었다. 그런데 그 실장인 ‘미사와(三澤)’는 오늘의 경호에 대해서 비교적 낙관적이었다. 그것은 또 사실, 이즘에야 '일본'과 '캐나다' 사이에 별 특별하다고 할 사항도 없었고, 또 만약에 '미국'의 대통령이 내일(來日)했을 때야 좌익들의 과격한 벽지가 '동경' 전체에 도배가 되기도 했지만, 그러나 이번에는 그런 것들은 단 한 장도 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또 '키타지마'와 '미사와'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사이에 '야에스구치'의 '녹색 창구窓口'에서 날치기사건이 일어났다는 보고가 있어 두 명의 공안관이 급히 그곳으로 달려갔다. '동경역'에서 부정승차 등을 제외하면 제일로 많이 발생하는 사건이 바로 그 '날치기 사건'이었다. 그것은 또 역 구내 뿐만이 아니라 '동경역'에 도착하는 열차 안에서도 많이 일어나고 있었다. 소위 ‘하코시(箱師)’라고 불리는 자들이 그 주범들이었는데, 그러니까 '블루트레인'이나 '신칸센'이 '동경'에 가까워지면 승객들은 그물선반(網棚-아미다나) 위의 물건을 내리거나 세면대로 가서 얼굴을 씻거나 하면서 열차에서 내릴 준비를 하는데, 그런데 바로 그때가 그 '하코시'들이 노리는 때인 것이다. 그 날치기들은 여성들의 경우에는 그물선반에서 물건을 내리려고 할 때, 그 여성의 핸드백 같은 것을 낚아채서 달아나는 수법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 남성들의 경우에는 세면소로 갈 때 윗옷을 벗어서 좌석에 두고 가기도 하는데, 바로 그때 그들은 그 남성의 주머니를 뒤져서 지갑 등을 빼내서 가는 수법을 쓰는 것이다. 그리고는 열차가 역에 도착하면 그들은 남들보다 빨리 열차에서 내려서는 화장실로 달려가서 현금만 빼내 가지고는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천연덕스런 얼굴을 하며 역을 빠져나가는 것이다. * * * 아무튼, 오전 9시 30분----------------------. '역장실'로 다시 돌아온 '키타지마'는 옆의 '매화실(梅花室-梅の間)'이라고 부르는 회의실에서 조역(助役)들 그리고 '운전주임'들과 함께 정례회의를 열었다. 그 '매화실'에는 역의 역대 역장들의 사진이 장식되어 있었는데, 그리고 통상의 경우라면 그 회의에서는 지난밤의 숙직근무에 관한 보고를 받는 것이 전부였지만, 그러나 오늘은 오후 2시에 '캐나다수상 부부'가 도착할 것이기 때문에, 그래서 그에 대한 상의도 미리 해두어야 했다.
 <야에스구치 중앙구 개찰구>
현재 '동경역'에는 '야에스구치(八重州口)' 측과 '마루노우치(丸の內)' 측을 꿴 통로가 8개나 있다. 그리고 그 중에 일반승객이 사용하는 통로는 6개. 그리고 남은 두 곳 중 한 곳은 소하물용 통로이며, 그 나머지 한 곳이 바로 오늘 사용될 귀빈용의 특별통로인 것이다. 그리고 또, 그 귀빈용 통로는 중앙통로의 남쪽 편에 있고, 오늘처럼 사용될 때는 전날 미리 붉은 융단을 깔아둔다. 그런 일이 생길 때면 '살아있는 사전(辭典-만물박사)'이라고 불리는 수석조역 '코구레(木暮)'가 제일 바빠진다. 그리고 또 황족(皇族), 대신(大臣), 외국빈객 등에 따라서 그 안내방법이 다 다르기 때문에, 그래서 오늘은 '코구레(木暮)'와 '키타지마' 두 사람이 그 '캐나다수상 부부'의 안내를 맡아야만 한다. "따르르르릉------" 그런데 그때 전화가 왔다. 그러자 내근조역인 '타나카(田中)'가 얼른 의자에서 일어서서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는 “네, 여기는 역장 실입니다만?...” 하고 상냥스럽게 말을 했다. 하지만 일순간 그의 눈썹이 급히 꿈틀거렸고, 이어서 “뭐라고 ㅅ ?------------” 하는 고함 소리가 그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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