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第一章>
1. 198X년 3월 14일... '동경역장' '키타지마(北島)'는 언제나처럼 오전 5시 반에 '히라츠카(平塚)'에 있는 자택에서 눈을 뜬다. 그리고는 세수를 하고, 아침식사가 준비될 때까지 집 주변에서 조깅을 즐긴다. 그것은 그 5년 간, 절대로 변하지 않고 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히라츠카의 쇼우난다이라(湘南平-카나가와현의 해안지대) · 高麗山公園 파노라마-카나가와 50景 중 한 곳>
하지만 단 한번...
그 규칙이 깨진 적이 있었다고 한다면, 지난봄에 아내였던 '히사코(久子)'가 급사(急死)를 했을 때였다. 그리고 이후, 딸인 '마키(眞紀)'가 아내 대신해서 아침식사를 만들고 또 가사를 돌보고 있는 중이다. '키타지마'의 조깅 코스 중에는 농가가 한 채 있는데 그는 이날따라 그곳의 복숭아나무 가지 하나를 꺾어 와서 집의 화병에다 꽂았다. 그리고는 ‘벌써 봄인가...’ 하고 생각했다.  <히라츠카의 金木川(카나메가와)와 觀音堂>
'키타지마 유우야'----------------
현재 53세, 성격은 과묵한 편이지만, 세사(世事)에 민감하게 구는 타입은 아니다. 그리고 자신의 식솔 중 장남(長男)인 '토오루(徹)'는 엔지니어 쪽으로 진로를 잡아서 현재 '일본철도건설공단(JRCC-약칭 鐵建公團)'에서 근무를 하고 있으며, 효자(孝子)로 소문이 나있다. 그리고 독녀(獨女) '마키'는 현재 24세, 혼인 적령기에 들어 있다. '마키'는 전(前)에는 자기 일을 한다고 밖으로 나가 있었으나, 아내가 세상을 떠나자 하던 일을 그만두고 집으로 들어 와서 현재 가사(家事)를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 토요일 하루만은 '칸다(神田-도쿄 치요다쿠 북동부 지역)'에 있는 '디자인 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녀 역시도 아버지인 '키타지마'를 닮아서 말수가 적은 편이며, 그래서 별 불만 같은 것을 토로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러나 '키타지마'로서는 그런 그녀에게 내심 미안한 마음을 죽 가지고 있는 중이다. * * *
사실, 아이들에게는 아이들의 인생이 있다. 그리고 딸 '마키'에게도 '마키'의 인생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키타지마'는 그런 딸에게 염치없게도 가사(家事)를 맡겨버렸던 것이다.
* * *
“오늘이 3월 14일인가?...” 오늘도 역시 '키타지마'가 식사를 하면서 내뱉었던 말이라곤 이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원래는 딸 '마키'에게 미안하다고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었는데, 그런데도 이상하게 그런 말은 입 밖으로 나오지도 않고, 쓸데없이 날짜만 확인하고야 말았던 것이다. 그러자 또 '마키'도 그런 아버지를 잘 알고 있다는 듯이 웃으면서 “네, 오늘이 3월14이예요.” 라고 답을 했다. “그런가...” 그러자 또 '키타지마'가 이렇게 말을 했고, 그것으로 그들의 식사시간 대화는 끝나버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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