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날짜가 날아 간다
어제 그 무더위 속에서 산을 오른 것 같은데
이제는 내복을 꺼내 입을 때가 되었다
세월이 유수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옛날에는 시간이 그렇게 가지 않았는데
시간은 나이를 먹는 만큼 빨리 간다
대충 살았으니 이젠 떠나라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당연한 것이다
젊었을 때는 일일이 여삼추로 마음이 바쁘지만
나이를 먹으면 시간 같은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젊었을 때는 인생에 허덕이고
노년이 되면 시간에 쫓기는 것이다
그래서 가을이 오고 또 겨울이 온다
그리고 또 다른 사람을 따라서
단테의 나라로 가야할 것이다
어제 또 한 사람이 단테의 나라로 갔다고 한다
나의 기억에는 별로 좋지 않은 사람이지만
지금은 국민 배우로 존경 받는 사람이다
그러니 얼마나 저승 가는 길이 괴로웠겠는가
원래 다 가진 자는 시간보다 소중한 것이 없다
그래서 부자의 꿈은 천년만년 사는 것이다
그것을 두고 가야하는 심정
그것이 부자와 가진 자의 벌이다
그래서 인생은 공평한 것이다
가난한 자는 최소한 그런 아쉬움은 덜 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떠나는 분은 잘 떠나시길 바라며
남은 분들도 남은 시간 가치 있게 쓰시길 바란다
그런 것을 생각하기 좋은 계절이다
이 방을 찾아주시는 분들도 한 해의 마무리 잘 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