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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한자 교과서 - 뜻을 알고 익히는 ㅣ 똑똑한 만화 교과서
오형민 지음, 유남영 그림 / 대교출판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제목처럼, 정말 똑똑한 놈이 내 손에 들어왔다. '그래, 이 맛, 아니 이 녀석이야!'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책, <뜻을 알고 익히는 똑똑한 한자 교과서>다. 한자, 한문하면 어른이고 아이고 태반은 "앗, 나 몰라~~~."하면서 발뺌부터 한다. 쉬운 한자라도 - 한 일, 두 이처럼 정말 쉽지 않으면 -배우고 돌아서면 꿩 궈먹은 소식이다. 솔직히 나도 그런 사람 중 하나다. 고등학교 때 '한문'이 싫어서, '한자' 외우는 게 싫어서 이과로 갈까 수도 없이 고민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나의 옛 이야기까지 하느라 서론이 너무 길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까지 해야만 내가 이 책에 열광하는 것이 단순한 '호들갑'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쉽다'는 점이다. 머리 싸매고 외워야 하고 골치 아픈 '한자'를 그림책이나 동화책 보듯 술술 읽어 나가면 되는 책으로 바꿔 놓았다. 그럼 쉽기만 하고 남는 게 없진 않을까? 당연히 남는다! 우리가 교실에서는 한 번도 이렇게 자세하고 재미 있게 그 속뜻까지 깨우쳐 가며 배워본 적이 없기에 이 책의 설명은 새롭고 신기하다. 또한 지금까지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던 것, 상식적으로 부족했던 부분들을 잘 집어 준다. 예를 들어 '과유불급' 같은 경우 중학교 한문 교과서에도 '지나친 것은 부족한 것만 못하다'라고 적혀 있지만 이 책에서는 猶(오히려 유)자의 또 다른 쓰임 '같다'라는 점을 들어 '지나친 것과 미치지 못하는 것이 모두 좋지 않음'이라고 정확히 밝히고 있다. 책 속에 잘 정리되어 있는 절기나 친족의 호칭, 간지, 달의 다른 이름들 등은 매우 유익하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도 잘 몰랐던 이야기들이 너무 많아서 이 책은 '어른들부터' 읽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촌수 계산이나 절기 같은 것은 아이들이 도덕이나 한문 시간에 따로 공부하게 되는데 이 책을 가지고 수업을 해도 좋을 만큼 아주 정리가 잘 되어 있어 너무 좋다.마지막으로 단순히 한자를 풀이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자주 쓰는 단어, 사자성어 등으로 연결을 지어 어휘력을 높이는 데에도 일조하는 점이 맘에 든다. 사실 우리 말은 한자어가 많기 때문에 한자를 모르고서는 정확한 발음이나 어휘 구사를 하기 쉽지 않은데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소년'과 '소녀'를 구분 못 하거나 高價, 古家의 발음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이런 부분에서 많이 부족한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면 그런 것까지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이 책만으로 하기엔 살짝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그런 부분은 어른들이 미리 읽고 보조해 주면 될 것 같다.오늘 수업 중에 이 책에 나와 있는 재미난 이야기들을 아이들에게 들려 주었더니 지루해 했던 아이들의 눈망울이 초롱초롱해 졌다. 벌써부터 내가 다 읽으며 이 책을 빌려 보고 싶다는 아이들도 줄을 섰다. 무엇이든 재밌고 즐거워야 오래 남는 것 같다. 당분간 아이들과 함께 신나는 한자 여행을 즐기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