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나의 목표는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거다. 2년간 펀드로 간접 투자를 해 보니 슬슬 직접 투자를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물씬물씬 올라오는 것이다. 그 많은 개미들이 울고 간 '주식'에 말이다. 그래서 그 전에 열심히 공부를 하고자 투자와 관련된 책들,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책들까지도 나름대로는 열심히 보고 있는 요즘이다.
그러다 내 손에 잡힌 것이 바로 <슈퍼개미 박성득의 주식투자 교과서>였다. 이 책에 내가 '홀랑' 넘어간 것은 이 문구 단 하나. '15세 횟집소년 100억대 주식부자 되다'. 사실 이게 주식의 묘미다. 잃을 때는 미친 듯이 잃게 되지만, 또 벌면 미친 듯이 벌게 되는 것. 그걸 운이라고 해야 하는 지 노력이라고 해야 하는 지, 아직 해 보지 않은 나는 감히 뭐라 말할 수 없지만, 여하튼 앉은 자리에서 며칠 혹은 하루 사이에 몇 백, 몇 천을 벌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어린 나이에 험하게 시작한 사람이 '현대약품'의 1대 주주가 되었으니 그 사람의 노하우를 다룬 책이라면 분명 주식투자를 위한 필독서임에 틀림 없다고 판단했다.
물론 그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난 이 책에서 주식 보다 더 큰 인생을 보게 되었다. 감동을 얻었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원칙과 신념이 있는 삶은 어디서도 무너지지 않는 것이로구나. 사업이든, 주식이든... 나는 주식 자체에만 목을 멜 것이 아니라 내 삶을, 나라는 인간을 좀더 옳고 제대로 살아 있게 만들어야겠다...라고...
또 때로는 음식을 하다보면 파리가 들어갈 수도 있다. 한 번은 손님이 파리를 발견하여 지배인을 부른 적이 있었다. 나는 지배인보다 먼저 달려갔다. 손님이 숟가락에 파리를 얹어서 보여주었다. 누가 봐도 그건 파리였다. 그러나 나는 주인으로서 선의의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아, 이거 멸치 똥이네요."하고 먹어 버렸다. 그리고는 "그래도 손님께서 기분 나쁘실 테니 새로 차려드리겠습니다."하고 음식을 새로 차려드렸다. 손님도 그 순간 그게 파리라는 걸 알았을 테지만 주인으로서 나의 자세를 보고 놀라고 감동했던 모양이다. 그 이후 그 손님은 우리 가게의 단골 손님이 되었다. 음식 값을 물러주는 건 쉬운 일이다. 하지만 거기 수반된 불쾌감까지 덜어주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다.
-p66
이런 경우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그냥 죄송합니다, 라고 정중하게 인사하고 다시 차려 주거나 돈을 돌려 주는 것으로 끝냈을 테지. 하지만 그 손님이 다시 내 식당에 올까? 아마도 여간한 경우가 아니라면 아닐 것 같다. 난 지금까지 '미안하다'라고만 하면 끝난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간과한 게 있었다. 손님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그것뿐만이 아닌 것이다. 멀쩡히 밥 먹다 생긴 불쾌감, 그것 또한 식당 주인이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할 일인 것이다. 고객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이 분의 멋진(혹은 위대한) 점은 정말 그 시작이 우리 같은 '개미'였다는 점이다. 이건 금액의 문제가 아니다. '전문가'이냐 아니냐는 것이지. 주식에 대해서 특별한 공부를 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 분 자신이 장사를 해 봤기 때문에 주식을 살 때도 같은 원리를 적용시켰을 뿐이란다. 회사를 자기 가게처럼 놓고, 하는 행동이 돈이 벌릴 일인가 아닌가를 판단하고 그 규모가 어떤 지 생각해 본다면 가치 있는 회사를 판단하는 게 어쩌면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분은 '공부'의 중요성을 결코 간과하지 않는다. 과일나무와 배우자를 예로 들어 설명을 해 주시는데, 가슴에 비수처럼 와 닿는 말들이 왜 이렇게 많은 지! 주식의 득만 보고 미친 척 직접 투자를 하고 싶소, 라고 감히 나선 나에게 종아리 걷으라며 호통치시는 무서운 훈장님 같이 느껴졌다.
다시 과일나무로 돌아가서 과일나무를 사기로 결심했다면 먼저 그 과일나무에 열리는 과일이 탱자인지 밀감인지는 구별할 수 있을 정도의 안목은 키워야 한다. 그것도 모르는 사람이 자기 나무에 밀감이 열린들 그걸 잘 키울 수 있겠는가? 어쩌면 아직 덜 자라 조그마한 밀감을 탱자라고 보고 나무를 베어버릴 지도 모른다. 그 정도 공부도 하지 않고 주식 투자를 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애당초 그만두는 것이 좋다.
-p186
늘 좋은 책을 보면 그렇지만, 이 책에 있는 주옥같은 많은 말들, 산 경험에서 나온 진국 같은 말들을 다 적어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보고 싶다. 그렇지만 역시 제일 좋은 방법은, 이 책 <슈퍼개미 박성득의 주식투자 교과서>를 많은 사람들에게 권하는 것일 것이다. 주식 투자에 뜻이 없더라도, 경제 공부 삼아, 인생 공부 삼아, 혹은 그냥 이 사람은 이런 인생을 살았더라 심심풀이 땅콩 삼아 한 번쯤은 읽어 볼만한 좋은 책이다. 아마 차근차근히 읽어 보면, 왜 내가 이 책에 이렇게 반했는지,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