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꿈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 성공한 인물 47인에게 배우는 꿈의 실천 방법
황성주 지음 / 예가람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황성주. 한 때 집집마다 그 이름이 들어간 생식 한 박스씩은 들여놓곤 했다. 그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생식과 미숫가루들을 사 먹었다. 살 빼기 열풍과 맞닿아서 꽤나 많이 팔린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그 중에 한 박스는 내가 산 것이었고...

 그 때의 생식 한 박스. 두고두고 안 먹다가 결국엔 아버지께서 드셔야만 했다. 사실 '생식'은 '살 빼기'가 아니라 '체질 개선'을 더 먼저 생각하고 사고, 판매했어야 되는 거지만 사람들은 늘 좋을 대로만 해석을 하고 말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여하튼 생식은 무척 맛이 없었고(당연히!) 먹고 나면 아침내내 장이 부글부글거려, 매일 아침 나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과제였다. 처음에는 살을 빼기 위해서 뭐든 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으나-그러니 그 비싼 녀석을 사들였지!-몸무게가 줄지 않으면서 힘들게 생식을 먹는 보람도 없었기에 15일도 못 되서 그만 두고 말았다.

 이야기가 좀 길었지만, 그래서 내게 '황성주'란 이름은 처절한 실패의 기억으로 통했다. 그 이름을 들으면 감추고 싶은 나의 과거가 떠오르기 때문에, 은근히 나는 그 분이 싫었다. 내가 보기에 그 분은 무척 잘난 사람이었다. 의사로 성공하고 생식 팔아 돈도 벌고! 그런데 나는 그런 그 분의 상품 하나에 쉽게 굴복하고 말았으니...

 그래서 처음 이 책을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잘난 사람, 잘난 이야기 풀어 놓은 책은 아닐까 내심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다. 솔직히 표지 날개에 있는 그 분의 화려한 이력부터가 나의 못마땅한 시선에 그럴싸한 이유가 되어 주었다. 그렇지만 책을 읽어 나가면서 너무나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것은 지금까지의 나를 반성하게 했다.

 

그러고 나서 이왕 의사가 될 바에는 최고의 의사가 되겠다는 생각에 최고의 의과대학으로 진학한다는 야무진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훌륭한 의사가 되어 인류에게 빛을 남긴 위대한 삶을 살고자 열망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나의 성적이 전교 450등이었으니 참으로 대담한 꿈이었던 셈입니다.

지금도 믿어지지 않는 일은 의사가 되기로 한 그날부터 도서관에 둥지를 틀기 시작한 것입니다. 갑자기 공부벌레가 된 것입니다. 그리고 수업시간에 몰입하는 무서운 집중력이 생겼습니다. 매사에 모범생이 되었습니다. 그토록 "공부하라."던 어머니의 볼멘소리가 어느 새 "쉬어가면서 하라."는 말로 바뀌었습니다.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나니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습니다. 결국 재수라는 험난한 과정을 겪긴 했지만 놀랍게도 그 꿈은 성취되었습니다.

-p47

 난 참 비뚤어진 심보를 지닌 사람이었다. 내가 못한다고, 위대한 사람 잘난 사람을 곱게 봐 주질 못했으니... 그들이 그렇게 지금의 잘난 모습을 갖게 된 것은 타고나기를 그렇게 타고났을 수도 있겠지만-그것도 제 복이다-그 타고남에 분명 노력 백배가 들어 있었을텐데 그 노력은 보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아울러 이 책에는 황성주 씨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노력'의 삶을 볼 수 있다. 그들이 어떤 역경을 겪었고, 어떻게 이겨 냈는지!

 곤돌리자 라이스가 우리 나라에 안 좋은 발언들을 많이 하는 건 들었지만, 그녀가 어떻게 그 자리에 올랐을까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흑인이며, 여자인데... 마찬가지로 지휘자 토스카니니가 가난한 양복공의 아들이며 지독한 근시의 첼리스트였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곤돌리자 라이스는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던 어린 시절부터 백악관에 입성하겠다는 큰 꿈을 품고 있었다. 토스카니니는 지독한 근시이기 때문에 연주 중에 악보를 볼 수 없어서 악보를 다 외워서 연주를 했던 것이다. 그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결점을 이겨낼 방법을 찾아냈고 노력했으며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았다. 누구나 처음에는 부족한 점이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내가 황성주 생식을 샀던 때, 나는 그냥 주변의 살빼기 열풍에 휩쓸렸을 뿐이다. 강한 의지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생식을 사느라 돈을 들인 걸 제외하면 다른 노력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사가 늦게 끝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이유로 먹는 것도 기름진 것만 찾아 먹었다. 생식을 먹고 살을 빼면 예쁜 옷을 사야겠다거나, 수영장엘 가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걸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면서 운동을 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으니... 생식에 실패한 게 아니라, 다이어트에 실패한 게 아니라 '내 자신과의 싸움'에 실패했던 것이다.

 나는 이 책을 10대 아닌, 2, 30대가 더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일반 자기 계발서보다 쉽고 재미있다. 우리는 이미 너무나 회사에, 일에 익숙한 채로 사느라 변화도 노력도 없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꿈이 무엇이었는지조차도 잊어 버린 우리들에게 아름다웠던, 희망의 꿈 한 자락을 다시 떠올리게 해주는 <10대, 꿈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가 먼저 꿈을 기억해야만 우리의 아이들도 마음 놓고 꿈을 꿀 수 있지 않을까...? 하다못해 다이어트를 해도,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려는 자만이 성공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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