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큰 상자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48
카르멘 코랄레스 지음, 유 아가다 옮김 / 지양어린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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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하얀 털 장화를 신은 회색의 고양이 '레오노라'가 있습니다. 레오노라는 뭐든지 모으기를 좋아했어요. 바퀴벌레를 잡아 오고, 비둘기 깃털을 주워 오기도 하고, 색색의 털실도 잔뜩 모았답니다.


   하지만 레오노라가 가장 좋아하는 건 바로 '상자'였어요. 상자엔 뭐든지 다 담을 수가 있으니까요! 레오노라는 모아 놓은 상자가 아주 많았지만 더 많은 상자를 갖고 싶어 했어요.





어느 날, 레오노라는

세상에서 제일 큰 상자를 발견했어요.


"와! 어마어마하게 크네!"

레오노라는 상자가 무척 커서 깜짝 놀랐어요.

'이거야말로 내가 갖고 싶었던 바로 그 상자야!'


[본문 10~11쪽]



   '세상에서 제일 큰 상자'를 본 이후 레오노라는 하루 종일 그 커다란 상자 생각에만 푹 빠져있었는데요. 상자에 대해 생각만 하고 있는 것에 지친 레오노라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 상자를 집에 가져오기로 결심합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가 있었네요. 그 커다란 상자를 가져오면 둘 데가 없지 뭐예요? 레오노라의 방은 온갖 잡동사니로 가득 차 있으니까요.


   골똘히 고심을 하던 레오노라는 바퀴벌레들을 내보내기로 생각했어요. 그다음엔 비둘기 깃털, 털실 뭉치를 버렸고요. 그래도 방안은 여전히 꽉 차 있었어요. 그래서 결국 아끼던 상자들까지 모두 버리기로 결심했습니다.

   드디어 텅 빈 방! 레오노라는 세상에서 제일 큰 상자를 가지러 가는데요. 무사히 그 커다란 상자를 집으로 들고 올 수 있을까요?





   동화책 <세상에서 제일 큰 상자> 속 말미에서 귀여운 고양이 레오노라는 기분 좋게 마음껏 뛰어다니고 있는데요. 그런 레오노라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요즘 저의 모습과 너무 대조가 되더군요.


   요즘 매일 밤 저의 번민은 쌓여갔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동화책을 읽고,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 번민들이 차곡차곡 쌓인 달력의 마지막 날, 문득 그 달력을 주욱 찢어 저 멀리 던져버리고 싶다고 말입니다. 어느 날 별안간 모든 걸 다 비워낸 레오노라처럼 말이에요. 그리고 저는 평온한 마음으로 잠이 들 것입니다. 그 모든 집착, 욕심, 후회를 다 비워낸 저는 꿈속에서 홀가분해진 마음속을 훨훨 날아다니듯 마음껏 뛰어다니고 있겠지요.


    세상에서 제일 큰 상자는 바로 홀가분해진 -저의- 마음속일 거란 생각이 듭니다. 레오노라가 세상에서 제일 큰 상자를 진짜로 가지게 되었듯 말이죠. 비워냄의 미학, 가진 것을 버릴수록 마음속에는 값진 것으로 더 꽉 차는 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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