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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기초영문법 - 유튜브 영문법 1위, 타미샘의 마지막 기초영문법
김정호 지음 / 바른영어사(주) / 2020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2월도 얼마 남지 않았다. 연말이라서 그런지 아쉽고 후회스러운 일들이 잔뜩 생각난다. 올해 후회되는 굵직굵직한 일 중 하나는, 영어 공부 같은 자기계발을 등한시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왕 생각난 김에 생산적인 자기계발로 한 해를 마무리하기로 마음먹고, 영어의 기초로 돌아가 영문법 정복을 다시 해보기로 결심했다. 제목부터 강렬한 <마지막 기초영문법>으로.
내가 이 책으로 기초 영문법을 공부하기로 결심한 건 다음의 이유 때문이다. 첫째, 제목의 '마지막'이란 단어에 크게 끌렸다. 기초 영문법을 '다시' 공부하는 건 이번이 제발 마지막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둘째, 알파벳 발음을 도입부에 배치해서 파닉스부터 공부하게끔 구성된 점이 몹시 마음에 들었다. 파닉스는 어린이용 영어 교재에만 있는 건 언제나 불만이었으니까. 셋째, 온라인 서점에서 미리 보기로 본 이 책의 머리말과 특징을 읽고 호기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저자가 책 초반에 주창한 대로 이 책 전체가 채워져 있다면, 이 영문법서를 안 읽어보는 건 바보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책 초반 내용을 토대로 이 영문법서의 특징을 크게 네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는데, 먼저 위에서 언급한 알파벳 발음부터 시작한다는 점 또한 큰 특징에 속한다. 그리고 두 번째는 미국의 1~9학년 사이에 다루는 공교육 과정의 커리큘럼에 맞는 문법 사항을 담아 원어민처럼 배우게끔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세 번째 특징으로는 영어의 비교언어학적 세 가지 특성인 '후치수식, 짝 개념, 품사공용'을 이 책을 관통하는 원리로써 강조하고 있음을 꼽을 수 있다. 마지막 특징으로는 추측식 영어학습 장애를 유발한다는 기존의 [선 영어 예문+후 한국어 해석]식 연습에서 벗어나게끔 한글 예문을 먼저 제시한 후 영어 예문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영문법서는 총 24개 UNIT으로 나뉘어 있다. 나는 현재 이 책에서 제시하는 10주 완성 커리큘럼 중 1주 차를 완료하고 이제 2주 차에 들어섰다. Week 1 진도에는 UNIT 01인 '알파벳'과 UNIT 02인 '문법 용어 정리'가 속해 있다. 나는 일단 커리큘럼 그대로 실천해봤는데, 1주 차의 DAY 5 같은 경우는 UNIT 02 전체가 할당되어 있어 한번에 다 읽기에 다소 빡빡했다. 이에 주차별 진도 설정은 단순 참고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주 차에 들어선 지금 이 책에 대한 인상을 말해보자면, 일단 책 초반에 파닉스가 있는 건 확실히 좋았다. [단자음, 주요 중복자음, 단모음, 반자음-반모음, 주요 중복모음]으로 세분화해서 살펴보고 있는 점은 꽤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이 책은 진짜 영어 초보자를 위한 영문법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 영문법서는 영어를 거의 하지 못하는 비기너들이 단번에 이해하기 쉽게 구성한 내용으로 보기엔 다소 힘들다. 한때 영어를 열심히 공부했다가 손을 놓은 지 좀 된 사람들을 위한 수준으로는 적당해 보인다.
저자가 풀어서 설명하기 위해 애쓴 것 같기는 한데, 경어체로 길게 나열된 문장들을 읽다 보면 오히려 너무 길어서 읽어내기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적지 않았다. 글자 크기마저 꽤 큰 편인데 이는 도리어 읽기 더 불편하다는 인상을 준다. 차라리 다른 영문법서처럼 설명은 짧고 간결하게, 그리고 한눈에 알기 쉽게 내용 구성을 직관적인 디자인으로 꾸며 지루함을 최대한 덜어내도록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저자의 동영상 강의를 몇 편 봤는데, 강의를 본 후 책을 다시 보니 이 책의 전체적인 디자인 및 구성이 저자의 강의 실력만큼 뛰어난 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뛰어난 강의만큼 책 내용도 잘 디자인하면 지금보다 더 훌륭한 교재로 거듭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스타트를 끊었으니, 끝까지 완주하는 걸 목표로 10주 차를 향해 나아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