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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 기든스 / 민영사 / 1991년 9월
평점 :
절판


앤서니 기든스에 의하면 이제까지의 근대성에 관한 논의들은 주로 인식론적이거나 철학적인 쟁점에 국한되어 있거나 또는 문화적인 분석들이 주류를 이루어 온 반면, 근대성과 이것을 뛰어넘는 탈근대성에 대한 '제도적 차원의 사회학적 분석'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앤서니 기든스는 또한 현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위기상황은 근대 사회 질서의 해체라기 보다는 오히려 근대성의 결과들이 전보다 더 급진화되고 보편화된 데서 비롯된 결과라고 말하면서 “급진화된 근대성(redicalized modernity)”라고 분석한다.

앤서니 기든스의 관점에 의하면 근대적인 역동성의 원천은 시간과 공간의 분리, 장소귀속탈피, 지식의 성찰적 전유라고 분석하면서 이 세 가지 요인들이 또 하나의 요인인 지구촌화 현상과 맞물려 근대 사회의 삶을 불안정하고 불예측적이며 폭주적인 성격으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기든스는 현재 인류의 삶을 마치 힌두교 신화에 나오는 크리시나의 수레(juggernaut)를 타고 있는 것으로 비유한다. 이 수레는 막대한 힘을 가진 폭주 차량으로서, 우리가 어느 정도까지는 운전할 수 있지만, 동시에 통제 한계를 벗어나서 질주할 수도 있으며 따라서 언제 산산조각이 날지 모르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기든스는 이 책에서 이제까지의 근대 사회에 대한 연구가 주로 근대를 긍정적인 진보의 과정으로 보거나 또는 삶의 조건을 점차 악화시키는 부정적인 것으로 평가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평가하고, 이를 재검토하여 근대성이 우리의 삶에 동시적으로 미친 안전과 위험,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의 양면적 속성을 포괄적으로 규명하고자 한다.

기든스는 근대성의 제도적 차원으로서 자본주의(경쟁적인 노동과 상품시장 안에서의 자본축적), 감시(정보에 대한 통제와 사회적 관리), 군사적 힘(전쟁의 산업화와 관련된 폭력수단의 통제), 산업주의(자원의 변형 : ‘인위적 환경’의 발달)을 제시한다. 즉 근대성은 시간과 공간의 분리와 장소귀속탈피, 지석의 성찰적 전유 등이 근대성의 역사적 이행을 촉진하여 이 네 가지 제도적 차원을 구성한다고 말하면서 이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통해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기든스는 앞으로 전개될 미래 사회에 대해서 두 가지 전망을 내어 놓는다. 하나는 근대성이 지니고 있는 위협적이고 부정적인 측면이 더욱 심화되어 종래는 인류가 멸망하고 지구가 ‘곤충과 잡초의 공화국’으로 화하는 종말의 시나리오고, 다른 하나는 이러한 근대가 처한 위기 상황을 전 인류가 함께 인식하고 사회 운동 등을 통한 적극적인 위기 상황을 전 인류가 함께 인식하고 사회 운동 등을 통한 적극적인 현실 개혁으로 유토피아적 사회 질서를 이룩한다는 희망적 시나리오이다.

기든스가 제시한 ‘유토피아적 현실주의’가 그것이다. 물론 앞으로 사회가 이 두 가지 중 어느 쪽으로 나아갈지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만일 선택의 여지가 있다면 어느 것을 선택하여야 하는 지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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