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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문화의 상품화와 물신화
김문환 외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부 / 1998년 6월
평점 :
절판
르느와르의 그림인 듯한 명화를 칼라 프린트에서 수백장씩 인쇄해내는 TV 속의 한 광고는 '일회적 현존성'인 '아우라'의 상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오늘날 '원본'의 가치는 더이상 '복제'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지 않다는, 아니 오히려 '복제'가 '원본'보다 더 '진짜'같다는 내용을 보여주는 TV 광고의 이데올로기를 저자는 19세기의 문화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그 시초를 탐색한다.
저자는 가치전도현상의 사회적 풍경과 초상을 19세기 유럽사회에 초점을 맞추어 통시적으로 개관한다. 이중혁명, 즉 프랑스 대혁명과 영국 산업혁명 이후로 급변하는 문화를 '상품화'와 '물신화'로 규정짓는 저자는 '소비사회'라는 용어를 현재를 설명하는 개념으로 선택하여 비판하고 현재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도를 보여준다.
19세기의 문화와 예술의 상품와, 물신화 현상에서 소비문화의 원형을 보여주는 저자는 가치전도 이데올로기를 역사적으로 조명하고, 그에 따른 사회학적 이론들을 검토하여 그 논의를 오늘날까지로 확장한다.
저자는 마지막 장에서 개인화되고 심리화된 사회, 상품에 집착하고 있는 대기업의 이데올로기적 선전문구에 포위 당한 사회 속에서 진정으로 다시 깨어나기 위한 노력, 집단을 향한 일종의 뿌리깊은 지향성은 미약하게나마 오늘날의 예술뿐 아니라 가장 저질의 대중문화 작품들에서 볼수 있다는 제임슨의 주장을 수용하면서, 모든 것이 상품화 혹은 극상품화된 사회에서 그 상품화된 미적 산물들이 가지고 있는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해야한다고 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