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겪어야만 열리는 문이 있다
와카마쓰 에이스케 지음, 김순희.안민희 옮김 / 북플랫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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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겪어야만 열리는 문이 있다📚
읽고 나면 마음 한켠이 조용히 울리는 책, 와카마쓰 에이스케의 위로
悲しみの秘義


✍🏻 저자 : 와카마쓰 에이스케 Eisuke Wakamatsu (若松英輔)
📝 옮긴이 : 김순희, 안민희
📖 출판사 : 북플랫

📖 책장을 넘기며 처음 든 생각은 “이런 고요한 문장이 어떻게 이토록 깊게 스며드는 걸까”였습니다. 《슬픔을 겪어야만 열리는 문이 있다》는 단순히 위로를 건네는 책이 아닙니다. 마치 오래된 친구가 내 옆에 앉아 조용히 손을 잡아주는 느낌이랄까요. 일본의 비평가이자 수필가 와카마쓰 에이스케가 자신의 슬픔 속에서 길어올린 문장들은 우리가 지나온 삶의 상처들을 조용히 어루만져줍니다.

삶을 살다 보면 누구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순간을 마주하게 됩니다. 너무 아파서 말이 사라지고,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 시간들. 이 책은 바로 그 '말을 잃어버린 시간'을 다룹니다. 그리고 그 침묵의 시간을 거쳐야만 도달할 수 있는 삶의 진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마음이 무너졌던 그 순간, 문장이 나를 살렸다

작가는 어느 날 회사에서 겪은 실패와 불안 속에서 ‘기도조차 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고백합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보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만 고민했던 날들. 그 시절의 자신에게 가장 결핍되었던 것은 바로 ‘기도’였다고 합니다. 기도란 바람과는 다른 것. 누군가에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누군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는 그의 말이 인상 깊었어요.

그는 그때 처음으로 ‘내면의 시인’을 만났다고 합니다. 말은 침묵할 때 비로소 진실해진다는 그 문장을 읽으며 저도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어요. 슬픔은 무조건 이겨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들여다보고 천천히 지나가야 하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 “말로 다 할 수 없어서 글로 쓴다”는 말의 진실

작가는 슬픔을 ‘글로 쓴다’는 것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합니다. 말로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감정들이 글 속에서는 비로소 자기 자리를 찾게 되죠. 그는 "생각을 글로 옮기는 게 아니라, 글을 쓰며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알게 된다"고 말합니다.

슬픔을 말로 설명할 수 없어 썼던 글, 그리고 그 글을 통해 다시 만난 ‘잃어버린 사람들’의 존재. 그 경험을 ‘환희에 넘친 슬픔’이라 부른 그의 표현은 오랜 여운을 남깁니다. 슬픔이 결코 고통으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것. 그 슬픔이 곧 사랑이고, 희망이고, 인생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점을 작가는 끊임없이 강조합니다.


✍🏻삶은 슬픔을 품고 살아가는 일

“살아간다는 것은 내 마음속에 슬픔의 꽃 한 송이를 키우는 일”이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어쩐지 눈물이 나더라고요. 우리는 매일의 삶 속에서 어딘가 아리고 무거운 감정을 품고 살아가죠. 그 슬픔은 우리의 사랑과 연결되어 있고, 결국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고 깊게 만들어줍니다.

와카마쓰 에이스케는 단순히 슬픔을 ‘이겨내야 하는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는 오히려 슬픔 안에 머무르되, 그 안에서 삶의 진실을 발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여정을 가능케 하는 도구가 바로 ‘말’이며 ‘글’이라고 말이죠.


✍🏻독자를 향한 조용한 손짓

이 책은 독자에게 어떤 강요도 하지 않습니다. 다만, 말이 사라진 시간에 잠시 머물러도 괜찮다고, 그 속에서 당신만의 문장을 발견하라고 조용히 손을 내밉니다. 특히 릴케, 플라톤, 미야자와 겐지, 고바야시 히데오 등 다양한 작가들의 인용을 통해 우리의 생각을 한층 깊게 만들어주는 점도 이 책의 매력입니다.

그리고 그가 반복해서 강조하는 ‘말을 떠나보내는 일’로서의 글쓰기. 이 문장을 읽는 당신이 이제는 자신의 말로 그 슬픔을 써내려갈 수 있기를 바라며, 작가는 마지막까지 독자의 곁에 남아 줍니다.

📚📓📔📕📗📘📙📒 이 책을 통해 저는 ‘말이 가지는 힘’과 ‘글이 만들어내는 치유’를 다시금 느꼈고, 그 경험은 너무도 특별했습니다.
우리가 겪는 모든 슬픔은 언젠가 한 송이 꽃이 되어 마음속 어딘가에서 피어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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