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의 역사
윤형섭 외 지음 / 북코리아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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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임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다룬 저서로는 최초입니다. 필자들 대부분이 게임 업계 현직에 종사하거나 게임 연구자로서 선구자에 해당하는 분들이라 믿을만합니다. 다만 게임의 정의 등에 대해 쓴 1장은 여기에 굳이 포함될 필요도 없거니와 글이 매우 엉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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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칼라스 - 내밀한 열정의 고백 삶과 전설 6
앤 에드워드 지음, 김선형 옮김 / 해냄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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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코딩이 시작된 이래 가장 위대한 디바였던 칼라스의 인생을 통시적으로 훑어본 책이다. 이 책의 초점은 주로 칼라스의 음악적인 성취보다는 칼라스의 성장, 인간관계, 사생활의 드라마틱하면서도 내밀한 부분에 맞추어져 있다. 그렇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읽기가 어렵지 않다. 분명 이건 이 책의 미덕이다. 그러나 사생활과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 너무도 밀착된 취재를 해서 별로 알고 싶지 않은 이야기들 - 심지어는 칼라스가 오나시스에게 차 안에서 오랄 섹스를 해준 이야기까지 나온다 - 까지 까발려져 있어 책의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칼라스는 남자의 사랑에 환장한 욕망의 화신으로 느껴질 정도이니 말이다.

차라리 오나시스나 메네기니와의 로맨스를 조금 줄이고, 툴리오 세라핀이나 비스콘티와의 작업, 또는 월터 레그와의 레코딩 이야기, 그리고 오페라계에서 칼라스가 차지하는 위치 등을 더 깊게 조명하는 것이 좋지 않았나 생각된다.

또한 번역자가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이어서 그런지, 주요 음악인들의 이름이 잘못 번역된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만 예로 들면 클리브랜드 오케스트라의 상임이었던 조지 셸(George Szell)을 게오르그 스젤로, 역시 위대한 소프라노였던 엘리자베스 슈바르츠코프(Elisabeth Schwarzkopf)를 엘리자베스 슈왈츠코프로 바꿔부르고 있다. 혹 재판이 나온다면 인명 부분은 꼼꼼하게 살핀 뒤 수정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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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영화사 - 학술총서 102
잭 씨 엘리스 / 이론과실천 / 198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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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되는 사람들


1. 뤼미에르부터 시작하여 멜리에스, 그리피스를 거쳐 무르나우와 드레이어를 섭렵하고 채플린의 단편들을 공부하기를 좋아하는 무성영화광.

2. 헐리우드 영화는 지금보다 4-50년대가 전성기였다고 생각하며, 와일러나 카프라의 영화보다 웰즈의 영화들이 훨씬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영화학도.

3. 일체의 영화에 대한 인용은 최소한 고다르나 트뤼포로 시작해야하며, 브레송이나 베르히만의 영화를 전혀 졸리지 않고 볼 수 있는 누벨바그의 열렬한 지지자들.

4. 김수용의 <안개>는 본 적도 없고 내 알 바 아니지만, 오즈의 <도쿄이야기>만큼은 입이 마르도록 2시간 이상 칭찬할 수 있는 일본 고전 영화의 마니아.

5. 동유럽 영화나 제3세계 영화의 문제작들을 열심히 찾아다니며, 그 속에서 삶의 의욕을 고취시키는 요소를 찾아내어 나름대로 스스로를 탈식민적 지식인이라 칭하고 다니는 소수파.


DVD가 잘 나오고 있으므로 언급된 영화를 그나마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 위안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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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 - 2004년 제28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김훈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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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고 나서 작품의 대강 줄거리와 몇몇 문장이 덩그러니 남을 때, 그것을 정치하게 읽고 정리하는 일이 내가 해야할 주된 일의 하나이다. 1년 동안 소설을 읽지 못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읽지 않았던 것은 아니고, 읽으려는 수 차례의 시도가 좌절되었을 뿐이다. 거기에는 예전같지 않은 떨어진 집중력과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휴대전화와 들어가보지 않으면 궁금해지는 인터넷 세상의 탓이 클 것이다. 어찌 되었건 간만에 김훈의 <화장>을 읽게 되었다. 단숨에 서점에 선 자세로.

김훈의 문장이 날카로운 칼로 자른 대나무의 단면처럼 매끄럽고 군더더기가 없다는 지적은 예전부터 있어왔다. <칼의 노래>가 서점의 베스트셀러가 되고 나서도, 나는 책을 사놓고 읽기에 방만했다. 그가 언론인 출신이라는 것이 그를 정식 소설가로 인정하기 싫었던 내 인색함이 변명의 이유라면 이유랄까. 여튼 그 책도 어딘가에서 오지 않는 나의 손길을 기다리며 페이지를 삭혀가고 있을 것이다. 그 때처럼 김훈의 문장은 감정적이지 않은 자신의 내면들만 골라서 가지치기된 앙상한 글자들을 내보이고 있다.

그 글자들은 작품의 주인공인 '오 상무'의 내면을 드러내보이는 듯 하면서도 독자로 하여금 그 뒷면을 계속해서 유추하게 만든다. 이러한 문장 쓰기의 방법은 작품의 제목인 <화장(化粧))>과 유사하다. 여자의 화장이 본 모습을 숨기고 가리면서도 몸의 일부를 도드라지게 보이려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듯이 말이다. 작품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이상(李箱)의 문장법이 생각이 났던 것도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 속에서 자신의 의도만 순수하게 표현하려는 결벽증적인 고약한 문장법이 서로 닮았기 때문일 것이다.

1) '그 악취 속에서 아내가 매일 넘겨야 하는 다섯 종류의 약들의 냄새가 섞여서 겉돌았다.'

2) '제가 당신을 당신이라고 부를 때, 당신은 당신의 이름 속으로 사라지고 저의 부름이 당신의 이름에 닿지 못해서 당신은 마침내 3인칭이었고, 저는 부름과 이름 사이의 아득한 거리를 건너갈 수 없었는데, 저의 부름이 닿지 못하는 자리에서 당신의 몸은 햇빛처럼 완연했습니다.'

그는 아내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오 상무'의 이름도 작품에 나오지 않는다. 그만큼 '오 상무'는 명명에 서투르다. 아내가 그의 의식에서 점차 사라지는 과정은 육체의 소멸에서 오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가 아내의 이름을 부르지 못하는 것과 '추은주'라는 회사 직원을 사랑하면서 부르지 못하는 '부름과 이름 사이의 아득한 거리'가 그러한 소외감을 만들어 낸 결정적인 이유가 된다. 이상이 아내의 이름을 부르지 않다가, <날개>에서 유일하게 '연심이'라고 부르는 장면이 그나마 최소한의 연정을 드러낸 것이라면, 김훈은 그러한 마지막의 감정도 터뜨리지 않는다.

그의 소설에는 행동만이 돌출한다. 그 행동은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이기도 하면서, 감정을 과장하거나 숨기는 데 능한 선수들만이 가진 화장법으로 기능하기도 한다. 그 문장들은 '내면여행'을 경유하지 못하고, 관념적이지도 않다. 다만 '가벼워지고' 싶은 여심(女心)처럼 강한 휘발성을 띠며 공중을 부유할 뿐이다. 그래서 그의 문장은 잡히지만 잡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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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견고한 것들은 하이퍼텍스트 속으로 사라진다
최혜실 / 생각의나무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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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최혜실이 걷고 있는 행보를 보면 그녀가 디지털을 좋아하거나 디지털에 친숙해서 이러한 책을 낸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게 된다. 밑의 리뷰처럼 <모든 견고한 것들은 하이퍼텍스트 속으로 사라진다>라는 제목만이 훌륭할 뿐이다. 수박 겉핥기 식의 디지털 정보는 인문학도에게도 공학도에게도 일반독자에게도 유용하지 않다. 몇 가지의 제목을 가지고 말장난을 하는 것도 이젠 질린다. 하이퍼텍스트 소설이나 문학에 대한 충실한 소개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이를 디지털 스토리텔링으로 개념을 확장시켜 설명해나갈 어떠한 단초도 보이지 않는다. 어설픈 문화평론이거나 문명진단류도 못되는 그 아류작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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