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질병없이 살기로 했다 - 독소를 청소하면 왜 병과 비만은 사라지는가?
하비 다이아몬드 지음, 강신원 옮김 / 사이몬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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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 다이아몬드의 베스트셀러 전작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과 두 번째 책 『나는 질병없이 살기로 했다』를 비교적 짧은 텀을 두고 읽었다. 두 책 모두 완전 생채식(Raw vegan diet)의 효능을 강조하고 있다. 로푸드와 매크로바이오틱, 비건식 등에 관심이 있다면, 혹은 그쪽에 관심이 없더라도 다이어트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주저없이 읽어야 할 책이다.


전작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을 읽은지 한 달여 되었는데 낮 12시까지 공복을 유지하고(단 과일에 한해서는 섭취 허용) 그 이후에는 가급적 과일을 먹거나 밥을 먹는다면 최소한의 양으로 먹으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온전히 생채식에 기반한 식습관을 유지한다는 건 여전히 쉽지 않다고 느끼지만 아예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누군가와 밖에서 음식을 먹어야 할 때면 생채식은 차치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기호에 맞추려다 평소 채식 위주의 식습관 패턴까지 무너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런 부분은 아쉬움을 넘어 자괴감까지 느낄 정도가 된다. 여전히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나 자신을 책망하며.


그런데 『나는 질병없이 살기로 했다』의 책장을 덮고 나서는 그런 자괴감 없이도 내가 원하는 식습관을 유지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엿보게 되었다. 이 책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로 자연위생학의 관점에서 생채식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실천적인 팁까지 주고 있다. 전작을 이미 접한 입장에서 굉장히 유용하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이 책은 질병과 관련한 우리 몸의 자연 치유 능력에 집중하며 그 과정에서 생채식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충실하게 증명해 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전작의 심화 버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암에 관한 내용, 그 중에서도 유방암에 관한 파트였다. 저자는 1971년 닉슨 대통령이 암퇴치법을 발효하면서 '암과의 전쟁'을 선언한 이후 그 결과가 완전히 실패로 돌아갔음을 여러 문헌과 증언을 통해 보여준다. 책의 한 챕터를 유방암에 할애하고 있는 건 현대 의학이 질병의 근원을 찾아내기보다는 일단 해당 부위를 잘라내고 제거하고 보는 관습적인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기 때문이다. 


나는 1996년 북미종양외과 클리닉에서 발행하는 의학지에서 다음과 같은 기사를 읽었다.

"유방암이 증가하는 추세에서 림프주머니를 제거하는 것은 관습적인 행위이지 결코 환자를 살리기 위한 의료행위로서는 불필요하다. 많은 여성들이 평생을 감각이 없는 가슴을 가지고 참아내며 살아가는 것은 불필요하다. 또한 무분별하게 림프주머니를 제거하는 것은 감염의 위험을 증대시킨다. 림프주머니에 있는 암이 림프유동액에 실려 다른 세포나 장기로 전이된다고 여겨지던 때도 있었다. 의사의 눈에 전이된 것처럼 보일 뿐이지 림프주머니는 절대 암을 전이시키지 않는 것으로 증명되었다. 따라서 아무리 확산속도가 빠른 암일지라도 림프주머니를 제거하는 것은 금지되어야 한다. 따라서 림프절 제거술을 통한 부작용과 장애로부터 많은 여성들을 구출해야 한다." 나는 이 학술지의 저자가 쓴 마지막 문장에 경의를 표했다. 그 문장은 이렇게 끝나고 있었다. "우리는 림프주머니를 제거해서 재화를 쌓으려 하는 의료계의 상업적 관습, 이 관습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p.148)


저자는 우리가 잘못 먹은 음식들에서 생성된 독소를 질병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그러니까 독소를 제거하면 위험한 수술을 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어떻게 독소를 제거할 수 있을까. 저자가 제안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바로 일정 기간에 신선한 채소와 과일만 먹도록 하는 모노다이어트. 


모노다이어트를 권하는 목적은 소화과정에 쓰이는 에너지를 최소화하고 독소를 배출하는 일에 에너지를 투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채소와 과일은 소화기관의 부담을 덜어줄 뿐 아니라 영양분도 풍부하기 때문에 최적의 식단이라 할 수 있다. 다이어트 스케줄은 본인이 잡기 나름인데 예를 들어 3~4일간 과일과 과일주스만 먹는다든지 일주일간 조리하지 않은 과일, 채소, 주스, 샐러드를 먹는다든지 하는 식이다. 


1. 하루~3일 동안 오직 신선한 채소와 과일로 만든 주스만 먹는 것.

2. 3~5일 동안 오직 신선한 채소와 과일로 만든 주스, 그리고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통째로 먹는 것.

3. 하루~일주일 또는 10일 동안 오직 신선한 채소와 과일로 만든 주스, 그리고 신선한 과일과 채소와 샐러드만 먹는 것.(p.286)


이런 식의 다이어트라면 확실히 부담감을 덜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다음 구절에 이르면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 일종의 해방감까지 맛볼 수 있게 된다.


이 한 가지는 확실히 해두고 싶다. 사람들은 새로운 다이어트를 할 때마다 과거에 잘못된 식습관에 대해 처벌을 받는 심정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 나는 당신이 이런 사고방식을 바꾸고 새로운 사고방식으로 무장하기를 바란다. 모노다이어트는 새로운 생활습관으로 전환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활력이 넘치는 삶으로 바꾸어 주는 정기적인 활력제로 생각하라는 말이다. 한 달에 한 번씩 멀리 있던 애인을 만난다면 당신은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그 애인을 일주일에 한 번 만나면 더 즐겁지 않겠는가 말이다.


나는 최근 한 달간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을 참고하여 식단과 식사량을 조절한 결과 6kg 감량 효과를 봤다. 하지만 완전한 생채식에 기댄 결과는 아니어서 만족스럽지 않은 측면이 있었는데 이번 책 『나는 질병없이 살기로 했다』가 정말 자극이 많이 된 것 같다. 조만간 모노다이어트에 도전해 볼 참이다.


*이 포스트는 서평 이벤트를 통해 책을 제공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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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5
앙드레 브르통 지음, 오생근 옮김 / 민음사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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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자』를 왜 읽게 됐는지 잠시 기억을 더듬어 봤다. 시작은 볼라뇨다. 볼라뇨는 멕시코판 『플레이보이』와의 생애 마지막 인터뷰에서 다섯 권의 인생 소설을 꼽아 달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그때 함께 언급했던 것 중 하나가 앙드레 브르통의 『나자』였다. 


참고로 볼라뇨는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멜빌의 『모비 딕』, 보르헤스 전집, 코르타사르의 『팔방놀이』, 존 케네디 툴의 『바보들의 결탁』, 자크 바셰의 『전쟁의 편지들』, 알프레드 자리의 『위비 전집』, 조르주 페렉의 『인생 사용법』, 프란츠 카프카의 『성』과 『심판』, G. C. 리히텐베르크의 『잠언집』,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의 『논리 철학 논고』,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의 『모렐의 발명』, 페트로니우스의 『사티리콘』, 리비우스의 『로마사』, 그리고 파스칼의 『팡세』 등을 좋아하는 작품들로 꼽았다.


앙드레 브르통은 초현실주의를 주창한 프랑스의 시인이다. 브르통은 1924년부터 1942년 사이에 세 번에 걸쳐 「초현실주의 선언문」을 발표하면서 초현실주의 운동을 이끌었다. 볼라뇨가 주도한 '인프라레알리스모(infrarealismo)' 시 문학 운동은 바로 이 초현실주의(surrealismo)를 패러디한 것이다. 볼라뇨의 표현에 따르면 인프라레알리스모는 '멕시코판 다다'로, 문학 영역에서 이들 두 운동 모두 기존 질서의 전복을 꾀했다.


그래서 어쨌든 순전히 볼라뇨 때문에 『나자』를 읽게 됐다는 말이 이리도 길었다. 160쪽 남짓으로 분량도 얼마 안 되는 이 책을 끝까지 읽는 게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브르통의 글쓰기는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자동기술법(automatism)을 근간으로 하며 순차적이고 선형적인 전개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브르통은 무의식적 사고와 우연적 관점으로 세계를 들여다 보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접근에 의한 모든 선입견에서 자유로운 '사유의 받아쓰기'를 통해 불완전한 이해 또는 기계론적 해석이라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 작가는 소설 초반부에 이러한 자신의 관점을 드러내는 데 일정 부분 할애하고 있으며 어떤 소설적 전개 방식을 취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밝혀두고 있다.


이 이야기에서 언급되는 것들은 어쩌면 통제하기 어려운 본질적인 가치를 지닌 사건들로서, 완전히 예상과는 다르면서 거칠게 부수적으로 전개되는 성격과 그런 일들이 불러일으키는 믿기 어려운 관념의 결합으로, 가까운 곳이나 구석진 곳에 있는 거미가 아니라 공중에 떠 있는 거미줄에서 거미집으로, 말하자면 세상에서 가장 빛나고 가장 우아한 사물 쪽으로 당신을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엮어질 것이다.(p.19)

독자들은 이 분야에서 내가 경험하게 된 일에 대해 전체적인 설명을 해 주리라 기대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여기서 나는, 나만의 어떤 방식과도 일치하지 않으면서도 때때로 나에게 일어난 사건과, 예상하지 못한 경로로 발생하여 내가 특별한 매력을 느끼거나 저항감을 느끼게 되어 그것의 진면목을 알 수 있게 만든 것을 쉽게 떠올려 보는 일에 만족할 것이다. 미리 정해 놓은 순서 없이, 떠오르는 것을 내버려 두는 시간의 우연에 따라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p.22) 


소설은 브르통이 파리의 한 거리에서 우연히 나자라는 여성을 만나 얼마간 그녀와 함께하게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브르통의 실제 체험이기도 하다. 작가가 한 여인에게 매료되어 영감을 받아 소설로 재구성한 이야기인데, 팜므파탈 내지는 뮤즈와 같은 존재로 묘사되는 여성 캐릭터는 물론, 그러한 이야기에도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까닭에 중후반부로 갈수록 흥미가 조금씩 떨어졌다. 


오히려 나자와의 만남에 이르기까지 열거된 일련의 에피소드들, 특히 잠든 상태로 글을 쓰고 말하는 초현실주의 시인 '로베르 데스노스'에 대한 묘사, 극장에서 본 「미친 여자들」이란 연극, 벼룩시장에서 만난 '파니 베즈노'와 나눈 대화 등이 꽤 흥미진진했다(덕분에 영매적 재능에 가까운 능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로베르 데스노스의 작품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아무 연관성 없어 보이는 이 삽화들을 어떻게 엮으려고 계속 나열하는 걸까 하는 호기심이 페이지를 넘기도록 하는 동력이 됐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소설 말미에 이르면 해소되지 않은 의문들에 결국 다시 첫 장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 소설은 이런 문장들로 시작한다. 


나는 누구인가? 예외적으로 이번에만 격언을 끌어들여 말하자면, 사실상 이런 질문은 모두 왜 내가 어떤 영혼에 '사로잡혀 있는가'를 아는 것으로 귀착되는 문제가 아닐까? '사로잡혀 있다'라는 말은, 어떤 존재들과 나 사이에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특이하고 더 필연적이고 더 불안하게 만드는 관계를 맺게 한다는 점에서 나를 혼란스럽게 만든다는 것을 고백해야겠다.(p.11)


줄거리만 보면 일종의 연애담을 다루는 듯하지만 결국 작가의 관심사는 무의식의 작용을 탐구해 가는 여정을 보여주는 데 있다. 나자는 브르통의 자아에 파동을 일으킨 존재이자 대상이다. 나자를 만난 건 우연이기도 하지만 그러한 만남이 이뤄지기까지 이성적 설명이 불가능한 수많은 무의식적 작용이 뒤따랐다는 걸 소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내게 유일하고도 실천적으로 확실한 영감을 주는 저 위대한 무의식의 생생한 목소리만이 언제까지나 나의 모든 자아를 좌지우지하기를 바란다. 나는 이 자리에서 무의식에 새롭게 부여한 의미를 절대로 취소하지 않겠다. 다시 한 번 말하겠는데, 무의식의 존재만을 인정하고 싶고, 무의식만을 믿고 싶고, 내 눈 속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빛의 한 점, 그 어둠의 덩어리에 부딪히지 않도록 나를 이끌어 주는 빛의 한 점을 내 스스로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무의식의 드넓은 방파제를 한가로이 거닐고 싶다.(p.158-160) 

아름다움은 리옹 역에서 끊임없이 급격하게 덜컹거리면서, 내가 알기로는 출발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출발하지 않을 기차와 같습니다. 아름다움은 많은 사람들이 별로 중요하게 보지 않는 그러한 급격하고 불규칙한 움직임들로 만들어지는 것인데, 우리는 이 움직임들이 필연적으로 대가를 치르게 된 하나의 발작적인 충격을 초래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p.164)  


뮤즈와 같은 존재에 사로잡힌 한 작가의 내적 변화와 흐름을 초현실주의적 문학 기법을 동원해 보여주는 방식이 과시적으로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듯하다. 이러한 기법을 차용한 몇몇 작가와 작품들이 연상되기도 하는데 앙드레 브르통을 비롯한 일련의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존재를 알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독서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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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싱턴의 유령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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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집 『렉싱턴의 유령』을 읽었다. 최근에 읽은 하루키의 에세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의 연장선에서 택하게 된 책인데, 앞부분을 흥미롭게 읽다가 어느 순간 흥미를 잃어 한동안 방치해 두는 바람에 시간이 좀 걸렸다.  

표제작인 「렉싱턴의 유령」은 뭐랄까, 전통적으로 유령이 등장하는 고딕소설의 형식을 따르는 듯하지만 서스펜스를 자아내는 소설은 아니다. 대략의 줄거리는 이렇다. 화자인 '나'는 케이시라는 건축가 친구에게 일주일간 렉싱턴에 있는 자신의 집을 봐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곳에서 머무는데 첫날 밤 1층 거실에서 파티를 벌이는 유령의 존재를 느낀다. 나는 그 일이 있은 후 약 반 년 뒤에 케이시를 만나 기묘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흥미로운 소재로 술술 읽히긴 하나 이야기는 전반적으로 헐겁고 느슨한 감이 있다. 화자가 케이시의 집에 머무는 동안 일어나는 에피소드와 후반부에 케이시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유기적으로 맞물리지 않고 따로 논다는 느낌이었다. 피아노 조율사 제레미는 소모적으로 쓰였고 나와 케이시가 알고 지내게 된 배경이나 케이시가 재즈 레코드 컬렉션을 갖추게 된 계기 등도 이야기 전개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한 가지 궁금한 것. 케이시가 아버지를 잃은 상실감, 죽음과 삶의 희미한 경계에 대해 말할 때 언급되는 '깊은 잠'의 이미지와 정서는 레이먼드 챈들러의 『빅슬립』 결말 부분과 오버랩되던데 거기서 모티프를 얻은 것일까. 

「렉싱턴의 유령」을 비롯해 소설집 작품 전반에 상실과 공허의 정서가 짙게 깔려 있다. 그게 누군가에게는 매력적으로 읽힐 수 있다. 이 소설집에도 하루키 자신만의 기호가 인장처럼 곳곳에 새겨져 있는데 때로는 그게 불필요해 보이거나 작위적으로 보여 위화감이 들기도 한다. 신비화되거나 과한 자기연민에 사로잡힌 인물들을 보는 것도 이제는 식상하지 않나 싶었다. 최근 작품들은 본 게 없어서 어떤지 모르지만 과연 또 다른 작품들을 보게 될까.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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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불변의 법칙 - 개정증보판
하비 다이아몬드 지음, 강신원 옮김, 이의철 감수 / 사이몬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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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불변의 법칙이라니. 제목만 놓고 보면 평소 즐겨 읽는 책 부류와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다이어트 자체보다는 건강한 식습관 또는 식생활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이 책의 목차를 봤을 때 책 내용이 내 관심사에 정확히 부합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 책은 시중에 나와 있는 다이어트 서적과는 내용면에서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다이어트 상식과 통념에 반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또 레시피로 가득한 요리책처럼 실용적인 다이어트 비법의 나열이 아닌, 올바른 식이 습관, 나아가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고찰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는 '몸에 독소가 없는 상태를 유지하라'는 것이다. 독소를 제거하고 그것이 몸에 다시 쌓이지 않도록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인데,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시중의 다이어트 비법이나 칼로리 계산, 심지어 영양제까지도 불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일반적으로 하루 2리터 정도의 물 섭취가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저자는 수분이 많은 음식, 과일과 야채를 적절히 먹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과일과 야채야말로 독소를 제거하고 모든 병과 비만을 해결하는 데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단백질의 과잉 섭취는 영양학적으로 몸에 좋지 않으며 단백질을 얻는 방식 또한 육류가 아니라 과일과 야채를 통해 충분한 섭취가 가능하다는 사실도 잘 설명해주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글쓴이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거가 미흡한 편이어서 아쉬움을 남긴다. 참고문헌이 다채롭다거나 적절히 인용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고 '이러이러한 연구가 있다' 정도로 슬쩍 언급만 하고 넘어가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다이어트나 식습관 개선의 계기를 마련하는 데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평소 채식 위주의 식습관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 책이 인위적인 음식의 부적절함과 생식에 기초한 식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다이어트뿐 아니라 건강한 식습관, 그리고 채식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면 더없이 유용한 책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덧

이 책에는 번역이나 띄어쓰기 오류가 제법 많은 편인데 개정 증보에 6쇄까지 찍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납득하기 어렵다. 일일이 언급할 순 없지만 시간 표현의 오류는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띄어쓰기 오류는 아무 페이지나 펼치면 눈에 들어올 정도로 많다.


[시간 표현 오류] 

p.116~118, p124 오전 12시→낮 12시

=>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부터 적어도 낮 12시까지 과일이나 과일 주스 외에 다른 걸 먹어선 안 된다는 내용인데 황당하게도 '오전 12시'로 적어놓고 있다.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말라는 얘기를 하고 싶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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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필요하면 전화해
레이먼드 카버 지음, 최용준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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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사놓고도 망설였다. 금세 다 읽어버릴까봐. 아침 출근길에 첫 단편을 읽고 가슴 한편이 아렸다. 최근 접한 매력적인 단편집이 많았지만 카버의 문장은 비교불가, 단연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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