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후, 일 년 후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한 달 후, 일 년 후│프랑수아즈 사강│소담출판사│2007.12.07│p.198

 

 

책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작은 방에 조제가 있습니다. 걸을 수 없는 그녀의 이름 ‘ 조제’는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 속 여주인공 이름을 따온 것입니다. 느릿느릿 서두름 없이 흐르던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다시 꺼내봅니다. 여전히 영화는 빛의 흐름을 이해하고 따뜻한 색을 내며 마음을 어릅니다. 참 좋았던 영화지요.

 

프랑수아즈 사강의 <한 달 후, 일년 후>에는 아홉 명의 남녀가 등장합니다. 영화 속 조제가 좋아했던 조제, 의학을 공부하는 조제의 남자친구 자크, 작가 지망생이자 조제의 연인이었던 베르나르, 베르나르의 부인 니콜과 베르나르를 좋아하는 배우 베아트리스, 베아트리스를 좋아하는 두 남자 알랭 말리그라스와 그의 에두아르 말리그라스, 그리고 알랭의 아내 니콜, 그리고 앙드레 졸리오. 9명의 남녀는 사랑과 이별, 미움과 그리움으로 얼기설기 얽혀 있습니다. 많은 등장 인물 때문에 그들의 어긋나기만 하는 관계 때문에 같은 자리를 맴돌며 호흡을 고르는 일을 반복합니다. 어쩌면 그들의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을지 두려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p.84

 

젊음이 맹목에 자리를 내줄 때, 행복감은 그 사람을 뒤흔들고 그 사람의 삶을 정당화하며, 그 사람은 나중에 그 사실을 틀림없이 시인한다.

 

 

나에게도 사랑에 자신만만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타인의 사랑을 기만하기도 했고 숨쉬는 일조차 버거운 이별도 있었습니다. 참 여러 가지 모습의 사랑이 나를 지났습니다. 끊임없이 사랑받았고 사랑했습니다. p. 144 "나리, 이 사실을 아셔야 해요. 여자에게 시간은 아주 중요해요. 지나가버린 시간도 떄로는 아직 의미가 있죠. 하지만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은 전혀 의미가 없답니다." 오지 않은 시간이 의미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현재에만 충실했던 나였기에 사랑 안에서 자유로왔습니다. 나이 탓이라기엔 진부한 변명이지만 이제 나는, 지금의 나만을 생각하며 사랑에 빠지기에 나는 너무도 많은 것을 지켜야합니다. 그리고 어쩌면 ‘사랑’이라는 감정의 진실성에 대하여 조금 더 덤덤하게 어쩌면 그녀 조제처럼 시간에 대하여 온전한 감각을 찾았는지도요. p.136 "일년 후 혹은 두 달 후,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 그가 알고 있는 사람 중 오직 그녀, 조제만이 시간에 대한 온전한 감각을 갖고 있었다.

 

이야기 속의 9명의 남녀는 늘 어긋나고 위태롭습니다. 지켜보는 마음이 안타깝고 불안합니다. 어느 누구의 사랑도 힘이 되어줄 수 없었습니다. 사랑은 ‘Give & Take'일 때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이라는 것이 주기만 하거나 받기만 한다면 한쪽으로 치우쳐 쓰러지고 마니까요. 주고 받는 관계가 성립되었을 때 균형감각이 생깁니다. 조금씩 평행을 맞춰가는 과정이 사랑이겠지요. 하지만 이별이 사랑의 실패가 아님도 기억해야겠지요. 그들의 사랑을 만나고 시간에 대한 나의 감각은 조금 더 깨어났습니다.

 

 

 

p.186

 

"언젠가 당신은 그를 사랑하지 않게 될 거예요.

그리고 언젠가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게 되겠죠."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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