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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푸드 - 삶의 허기를 채우는 영혼의 레시피 ㅣ 소울 시리즈 Soul Series 1
성석제 외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소울푸드│성석제 외│청어람미미어│2011.10.10│p.220
당신의 마음을 만지는 음식을 무엇입니까.
때때로 단어 자체가 감정을 가지는데 소울푸드, 주책없게 콧날이 시큰합니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굶주림의 끝에 가장 고픈 음식이 내게는 김치찌개입니다. 냄비에 기름을 두르고 세월이 담긴 신김치를 달달 볶다가 (다진마늘 조금) 육수를 넣고 한소금 끓으면 비곗살이 적당한 들어간 돼지고기를 숭덩숭덩 썰어 넣고 대파와 청양고추로 마무리. 아, 김치의 신맛을 잡아주려면 설탕을 넣어주면 밥 한 그릇 뚝딱 삼키는 김치찌개 완성. 참치나 스팸도 김치찌개와 잘 어울리는 재료지요. 아무리 맛있다는 김치찌개 집을 찾아도 엄마표 김치찌개엔 비길 수 없습니다. 그렇게 마음이 먼저 부른 음식, 내게는 김치찌개입니다.
p.19
허기란 그저 물리적인 배고픔을 뜻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그것은 사랑에 배고프고, 우정에 배고프고, 시간에 배고프고, 진짜 배가 고픈 것이므로
우리 삶에 대한 가장 거대한 은유다.
- 백영옥. <주먹밥의 맛>
21명의 작가들이 풀어 놓은 ‘소울푸드’는 나와 같이 마음이 먼저 부른 엄마표 된장찌개이거나 배꼽친구를 떠올리게 하는 과자이거나 타지에서 맛보았던 라면처럼 비싸고 화려한 음식이 아니라 우리 삶의 어느 부분에 깊이 닿아 우리의 마음을 위로하는 음식입니다. 첫눈 내리는 날 연인과 먹었던 잊을 수 없는 피자의 맛이며 제주 푸른 바다를 안주삼아 마신 와인처럼 누군가를 떠올려 미소짓게 하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그녀의 말처럼 배고픔이란 외로움과 많이 닮아 있기에 우리가 바라는 행복이란 따뜻한 밥 한공기를 좋은 사람들과 나누는 일, 그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내가 애정하는 만화 중에 「심야식당」이라는 만화가 있는데 심야식당의 음식에도 사람 냄새가 그득 배여 있습니다. 지친 순간에 음식은 몸의 주림 뿐만이 아니라 마음의 주림까지 채워주지요. 요즘 제일 애정하는 음식은 '조개술찜'입니다. 나의 가장 고마운 친구와 지난 겨울 밤, 심야식당을 닮은 사케집에서 사장님의 배려로 특별히 맛보았던 그 맛을 잊을 수 없지요. 문득 그 맛이 그리워져도 선뜻 다시 찾지 못하는 까닭은 음식의 맛이란게 시간과 공간, 그날의 감정까지 잘 버무려져 기억되기에 아무래도 그 맛을 다시 보기 어려울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랄까. (호호) 당신의 소울푸드는 무엇인가요?
종이책읽기를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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