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 Coool
야마다 에이미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120% COOL

야마다 에이미│ 민음사 │2008.01.25│p.227

 

 

 

'내 아내의 입술은 애벌레다.' 처음 만난 야먀다 에이미의 소설은 <120% COOL>은 그렇게 첫 문장부터 강한 호기심으로 나를 매혹합니다. 빨간색 표지의 얇은 양장본은 읽어야지 했다가 잊고 있던 책입니다. 지난 해 말 민음사 북패밀리 세일에서 만나 반갑게 모셔왔는데 이제야 들추어 봅니다. 커다란 포부에 오히려 주눅이 든, 지지부진한 책 읽기에 지쳐 있던 나에게 마치 뜨거운 여름날 숨이 턱까지 차올랐을 때 머리카락을 살며시 흐트러트리는 작은 바람, 냉수 한 모금의 반가움이랄까. 아니 아니 얼음을 아그작아그작 깨물어 삼키는 그런 청량감! 그렇게 <120% COOL>은 나의 갈증을 잠재웁니다.

 

사실 그녀의 솔직함에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나는 솔직한 것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입니다.) 그녀의 이야기 속 그녀들이 사랑 또한 내게는 낯선 방식입니다. 아마도 누군가는 그런 것에 거부감을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단순히 '야하다'는 단어로 이 소설을 옭아매기에 그녀는 너무 당당합니다. 새삼 '쿨하다'가 어떤 뜻일까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털털하다? 시원시원하다? 뒤끝이 없다?

 

 

p. 135

"추억이 달콤하면 진짜 사랑이 아니에요. 당신처럼 젊은 남자는 잘 모르겠지만." 

 

 

풉, 하고 웃음을 터져 버렸습니다. 내 달콤한 추억들이 그녀의 한마디에 가짜 사랑이 되고 말았는데 억울하거나 화가 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지 하며 나도 모르게 수긍하는 내가 바보같아서 웃음이 터져 버렸습니다. 따뜻하고 보드라운 말만이 위로가 아님을 나는 그녀를 통해 배웁니다. p. 172 쉽게 자신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 바로 어른의 불행이다. 9편의 짧은 이야기는 사랑이 시작되는 연인에게, 눈 먼 사랑에게, 눈물 나는 늦은 사랑에게 모두 조금 더 단단한 120% COOL을 선물할 것입니다.

 

 

 

p. 206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냥 받아들이는 것뿐이다.

나에게 일어나는 일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을 난 아직 모른다.

 

 

 

 

하다.

copyright ⓒ 2012 by. Yuju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