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이기적인 봉사여행 - 5년간 25개국 여행, 6개국 봉사여행을 통해 성장한 꿈의 기록
손보미 지음 / 쌤앤파커스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세상에서 가장 이기적인 봉사여행│손보미│쌤앤파커스│2011.07.20

쿵!내안의 묵직한 무언가가 내려 앉습니다. 미련스러운 막연한 부러움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깊이 뿌리 내리지 못하고 이리저리 흔들리는 내 청춘으로의 안타까움과 부끄러움이 겹쳐집니다. 5년이라는 시간동안 25개국을 여행하고, 6개국 봉사여행을 한 그녀의 이야기는, 나의 시간들을 돌아보게 합니다. 나의 대학생활, 방학이라는 이름으로 주어진 시간동안 나는 그저 흐르는 시간을 망연히 바라보며 의미없는 호흡을 채웠습니다. 생의 에너지가 넘쳐야 마땅할 그 시간에 나는 끝도 없이 침잠하였습니다. 그래서 늘, 인생의 타임머신을 돌릴 수 있다면 나는 늘 고등학생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합니다. '지금 알고 있는 것들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이라는 짙은 후회가 드리워진 그 시간으로.

인정하기 싫어도 현재의 젊은이들에게 주어지는 기회는 공평하지 않습니다. 출발점에서부터 부와 빈으로 나누어져 언어를 습득하기 이전의 시간부터 다양한 차이가 - 그리고 쉽게 좁힐 수 없는 격차가 - 엄연히 존재합니다. 글쎄요, 어쩌면 그녀도 저기 저만치 앞서서 출발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렇게라도 위안해볼까요? 하지만 딱 한가지, 우리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chance가 있죠. 시간. 맞아요, 그녀는 쉼없이 노력합니다.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서, 끊임없이. 사실은 조금 더 편안하게 청춘의 젊음을 드끓는 피를 만끽할 수도 있었을텐데. 사실 그렇잖아요. 젊음으로의 끊임없는 유혹들을 뿌리치는 일은 쨍쨍 햇볕이 내리쬐는 한여름의 정오에 바짝바짝 목은 말라가는데 아이스커피를 눈 앞에 두고 '참아라!' 하는거죠. (낄낄낄. 너무 나에게만 유혹되는 이야기인가요?) 

p.59

내가 상상하던 여행은 이런 게 아니었다. 항상 뭔가 신나고 재밌는 일, 멋지고 로맨틱한 일이 벌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멀리까지 와서 시간을 죽이는 건 너무도 아깝고 싫은데. 지금에 와서 되돌아보니 이것도 여행의 일부고, 내가 즐기고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었는데 그땐 그러지 못했다. 내 조금함과 여행에 대한 높은 이상, 그리고 과도한 기대감 때문에.

기쁨과 즐거움만이 아닌 외로움과 고독, 떄떄로 이렇게 느끼는 우울함도 여행의 일부임을, 삶의 희로애락은 여행에도 유효하다는 것을 알았어야 했다. 이렇게 가끔 맘에 안 들기도 하고, 허무하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한 날이 있겠지. 내가 경험하는 여행은 인생의 단면, 삶의 축소판인걸. 

25개국 여행이라는 타이틀, 부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그 시간이 언제나 달콤했던 것은 아니예요. 지독하게 시린 외로움도 마주하고, 모든 돈을 도둑맞는 절망의 순간도 다가왔어요. 하지만 그녀는 말하죠. "내가 얻어야 할 모든 것은 여행에서 배웠다!" 고. 책 뒷 표지에는 "보미 씨는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유능한 인재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나 했더니,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함께한 '봉사여행'이라는 좋은 경험 덕분인 듯하다." 라는 추천평이 있습니다. 21세기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의 매체의 발달과 더불어 우리는 서울과 제주도에 있어도 눈 짝 할 사이에 메시지를 나누죠. 전달되는데 몇 초도 걸리지 않는 이메일 덕분에 이제 빠알간 우체통은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온라인 공간의 소통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다양하고 편리한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안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오히려 고독해집니다. '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배우기 전에 너무도 많은 기회에 노출 되었기 때문에.

p.108

말을 이해하는 정도에 따라 그 삶의 미래나 인생이 결정된다고 한다. 우리는 얼마나 서로의 말을 이해하고 있는 걸까. 그 깊이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내 미래라는 토양에 단비와 같은 자극이 된 것만은 분명하다. 이제 우리의 꿈은 더 쑥쑥 자랄 거라는 확신이 든다. 미도리도 나와 같은 마음이겠지? 자, 우리의 우정과 성장을 위해 상떼santé! 건배!

p.209

"우리는 다른 사람과 결합되었을 때, 보다 나은 사람이 된다."

어린 나이에 많은 것들을 이루어 낸 그녀는 정말 대단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이 정답이라고 당장에라도 봉사여행을 갈 기세로 짐을 꾸린다거나 그럴 수 없음에 낙담하지 않길 바라요. 그녀가 이루어 낸 성공의 이유는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보다 그 이전에 자기 자신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 끊임없이 자신과 이야기하고, 자신이 잘하는 일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았으며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감내의 시간을 보냈기에 가능한 일이였죠. 그리고 나도, 그녀를 통해 접어두었던 나의 꿈을 기억해 냅니다. 잠시 내려두었지만 포기하지 못했던 나의 푸릇한 싱싱함이 가득한 꿈을 위해서 나도 첫걸음을 뗍니다. 조금 더 일찍이였다면 하는 - 나의 망연했던 이십대로의 - 아쉬움을 떨치기 쉽지 않지만, 오늘은 우리 남의 인생의 첫날이니까 으쌰으샤, 기운을 내어봅니다.  


 

p.221

물론 잘 안 될 수도 있고, 나중에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도하지 않은 후회보다는 더 노력하지 못한 후회가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

 

 



녀, 어른이되다.

copyright ⓒ 2011 by. Yuju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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