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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 7
아베 야로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심야식당7│ABE YARO│미우│2011.07.15
골목 어귀의 작은 밥집, 심야 0시부터 아침 7시까지 문을 열고 메뉴는 돼지 국 정식, 맥주, 청주, 소주…. 하지만 재료가 있다면 손님이 원하는 음식을 무엇이든 만들어주는 따뜻한 공간입니다. 다이나믹한 사건도, 스펙터클한 이야기도 없지만 우리네 삶의 어딘가를 꼭 닮아 문득 코 끝이 찡해지기고 하고, 피식피식 웃음도 쏟아 내며 제일은, 등장하는 음식마다 꼴깍꼴깍 군침도 삼키는 일! 그렇게 이야기 속에 빠져 듭니다. <심야식당>은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호평을 받았는데 (드라마도 정말 정말 재밌게 보았습니다) 만화는 만화 나름의 매력이 있습니다. 대충 쓱~ 그려 낸 그림 같은데 말이죠. 특히나 어찌나 음식을 맛있게 먹는지. 늦은 시각, 심야식당을 마주하는 일은 정말 위험하고 대범한 행동입니다. (피식)
무언가 찐뜩한 사연을 품고 있을 것 같은 마스터가 만들어 낸 음식에는 우리가 있습니다. 7권에서 제일 탐나는 음식은 '어린이 런치'였어요. 다시 만난 아내에게, 어린 시절 가난 떄문에 늘 먹고 싶었다는 아내에게 선물한 어린이 런치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 나의 마음까지 보듬어 데워 줍니다. 그렇게 마스터의 음식은 단순한 허기보다 먼저 마음을 채워 줍니다. 튀김을 실컷 먹고 '먹튀'한 남자가 1년이 흐르고 아빠가 되아 아들과 마주하자 그 날의 기억이 부끄러워 다시 찾아오게 되는 이야기, 당근을 싫어하던 남자가 사랑을 통해 당근을 극복하는 이야기처럼 사실은 옆 집 아저씨, 동네 언니, 내 친구들의 이야기처럼 낯설지 않음이 참 좋습니다.
그리고 집 나간 여름 입맛을 'come back home' 시켜 준다는 어제의 카레 - 어제 먹다 남은 차가운 카레를 따뜻한 밥에 얹어 먹는 것 - 는 특별한 방법을 쓰지 않아도 시간의 흐름이 맛을 더해주는 지혜를 이야기합니다. 생각해보니 오랜 시간을 더해 맛을 가꾸는 음식들이 우리에게도 많습니다. 된장, 고추장도 그렇고 김치(신김치를 좋아하는 나로서는)도 그렇고, 라면에 말아 먹는 밥은 막 지은 따끈한 밥도다 수분이 적당히 날아간 찬밥이 좋지요. 냉장고에 하루 묵은 차가운 치킨의 맛을 아시나요? (꿀꺽) 아마 우리의 인생도 음식처럼 시간이 제 몫을 하여 더해짐에 맛을 보태어 주는것이 아닐까 합니다.
당신에게도 기억을 머무르는 음식이 있나요?
작년, 혹은 제작년이었던가 함께 살던 친구와 <심야식당>을 함께 읽으며 먹었던 빨간 비엔나 소시지, 오므라이스, 고양이맘마, 버터라이스가 기억을 스칩니다. 그렇듯 마스터의 음식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요리가 많습니다. 심지어 인스턴트 음식을 사가지고와서 먹는 단골들도 있지요. 마스터는 싫은 법도 한데 오히려 자신도 그것이 맛있노라고 말합니다. 퍽퍽한 삶에 지친 이들이 버거이 짊어진 삶의 무게를 마스터는 따끔한 훈계나 날카로운 조언 대신 기억의 음식으로 위로합니다. 음식을 나눈 다는 것은 그 무엇보다 근본적인 감정의 소통이 아닐까 합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이야기로 울고 웃으며 머무르는 그 곳, 조금은 밍밍한 듯한 봄날의 반짝이는 강물처럼 조용히 흐르는 그 곳, 옷차림이나 주머니 사정에 맘을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은, 혼자라도 어색하지 않게 찾아가 옆자리 누군가와 친구가 될 것 같은 <심야식당> 나도 그렇게 심야식당을 닮아 당신의 마음이 머물 곳이 되고 싶습니다.
소녀, 어른이되다.
copyright ⓒ 2011 by. Yu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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