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보이는 것만 믿니?
벤 라이스 지음, 원지인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당신의 포비와 딩언은 잘 지내고 있어요?


'바이놀렛 크럼블'과 '체리 라이프'를 좋아하는 포비와 딩언은 캘리언의 상상 속 친구입니다. 캘리언의 오빠 에슈몰은 그런 캘리언을, 캘리언의 상상 속 친구를 믿어주는 라이트닝 리지 마을 사람들을 괴짜라고 생각하죠. 광산에서 오팔을 캐는 아빠는 어느 날 출근하면서 포비와 딩언을 데리고 가는데 맙소사,! 포비와 딩언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포비와 딩언을 찾지 못하자 캘리언은 점점 건강을 잃어갑니다. 그런 동생이 안쓰러워 시작한 포비와 딩언 찾기는 어쩌면 정말 포비와 딩언이 존재했던건 아닐까, 하는 인정으로 변해갑니다.   

p.76

지금 라이트닝 리지가 있는 이 땅이 한때는 전부 바닷물로 덮여 있었고 지금은 화석이 된 온갖 종류의 바다 생명체들이 바위 속에서 발견되곤 한다는 말도 기억났다. 마른 땅에 불과한 이곳이 한때 바다였다는 게 얼마나 이상한 일인지 생각만 해도 등줄기를 타고 전율이 흘렀다. 그리고 갑자기 이 놀라운 일이 진실이라면,  포비와 딩언도 진실이 될 수 있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p.116

그전에 시드 아저씨에게 아저씨의 가족에 관해 물었다. 아저씨는 가족이 전혀 없으며, 아내는 20년 전에 죽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판사는 시드 아저씨에게 아내가 죽었지만 나몰래 죽은 아내에게 말을 거는 일이 있는지 물었다.시드 아저씨는 가끔 교반기 작업을 할 때는 그런다고 대답햇다. 아내가 자기보다 눈이 좋아서 오팔 먼지를 샅샅이 살필 때 자기를 도와주곤 했기 때문이라고. 

사실 나는 어릴 때에도 상상력이 풍부한 편은 아니라서, 우주라든지 바다 속 상상화보다는 풍경화가 정물화를 그리는 시간이 수월했습니다. 그런 자람 덕분인지 나는 도대체 캘리언은 왜 그렇게까지 아파야 하는지, 한편 고맙긴 하여도 포비와 딩언을 찾아 나서는 마을 사람들이 조금은 어리석게 여겨 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에슈몰의 변화와 함께 포비와 딩언은 사실 유령으로서의 '실체'가 아니라 우리 마음의 믿음에의 '존재'였음을 알게 됩니다. 사실은 나에게도 잊고 살았던 포비와 딩언과 같은 친구가 있었던 게 아닐까요?

p.132 일 년이 지난 지금까지 동생이 정말로 살아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자주 잠을 이루지 못하고 동생에게 말을 건네곤 한다. 나는 학교에서도 동생에게 말을 걸고 오팔 거리를 걸어 갈 때도 말을 건다.그리고 험프 아저씨와 함께 무지엄에 있을 때면 둘이 함께 동생에게 말을 건다....세상 사람들은 우리가 완전히 미쳤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들이 나중에 가서 고개를 돌리고 수군대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존재를 믿는다거나, 정말 구하기 어려운 것을 계속해서 찾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바보들이니까. 

사실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진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것이, 우리에게 더 중요할때가 많습니다. 사랑이나 우정처럼 감정, 우리 곁에 살았던 친구들, 가족들 혹은 어린 날의 추억이나 꿈은 그 실체를 눈으로 확인하긴 어렵지만 분명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은 우리 삶에 원동력이 되기도 하죠. 아마도 잊고 지내고 있던 소중한 것들을 다시 한번 더듬어 기억해보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딩동! 포비와 딩언의 장례식 초대장이 도착하였습니다. 와주실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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