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 지금 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보내고 있는 당신에게 주고 싶은 시 90편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1
신현림 엮음 / 걷는나무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나는 네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면 좋겠어." 엄마의 마음, 이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그래서 가장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있는 딸에게 보내는 시를 엮은 마음이 이 한 마디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시는 교과서에 실려, 시험 문제 지문으로만 읽어야 했고 시대적 배경, 시인이 처한 상황 등에 따라 시에 함축된 의미를 파악해야하는 일까지. 시는 나에게 문학 이전에 학문이였습니다. 그러다 문득 '아, 시를 읽어 볼까?' 하는 찰라 내게 온 책. 엄마가 딸에게 골라주는 시라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시에는 어떠한 해설도 저자의 감상도 덧붙이지 않아 내 마음이 내키는 모양으로 읽어내면 되었습니다. 

p.147 아침은 매우 기분 좋다 오늘이 시작되고 출발은 이제부터다 #천상병. 아침 시대와 공간을 초월한 시들은 엄마의 마음을 닮은 따뜻한 마음을 읽듯이 어렵지 않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날들에서 조금 덜 아프기를 바라는 마음이 곱게 담아져 한 장 한장의 시가 고개를 주억거리게 합니다. 그 시절을 거쳐 왔기에 그 눈부신 찬란함 그러나 결코 달지만은 않은 날들을 정말 이런 마음이라면 좀 더 수월하게, 담담하게 그러나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57 눈먼 손으로 나는 삶을 만져보았네 그건 가시투성이였어 가시투성이 삶의 온몸을 만지며 나는 미소 지었지 이토록 가시가 많으니 곧 장미꽃이 피겠구나라고 # 김승희. 장미와 가시

작가의 말처럼 산다는 것은 한 편의 시, 한 권의 책으로 삶을 조금씩 열렬하게 바꿔 가는 일인 것 같습니다. 얇은 시집 한 권을 읽어 내는 일에 며칠을 보냈습니다. (아마 서평을 빨리 써야 하지 않아더라면 조금 더 더딘 시간을 보냈을테지요.) 눈으로 읽는 것에 모자라 입으로 시인의 호흡을 따라 읽어 봅니다. p.50 슬픔이 밀려와 그대 삶을 흔들고 귀한 것들을 쓸어 가 버리면 내 가슴에 대고 말 '이 또한 지나가리.'# 랜터윌슨스미스. 이또한지나가리 깊은 호흡을 몰아 쉽니다. 후- 내쉬는 숨에는 한탄이나 절망이 아니라 다행스러움, 이 커다랗습니다. 물론 또 다시 흔들리고 넘어지겠지만 그렇게 반복하다보면 조금은 더 수월해지겠지요.

p.81 모든 이들은 너를 비추는 거울이다. 어떤 삶을 만들 것인가는 전적으로 너에게 달려 있다. 필요한 답은 모두 네 안에 있다. # 체리카터스코트. 삶이하나의놀이라면 직장 동료에게 서운함 가득한 꾸중을 들었습니다. 듣는 내내도, 집에 돌아와서도 영 마음이 편치 않고 '내가 왜 그런 부분까지 신경써야해?'라는 물음표가 가득합니다. 이해되지 않고 그저 억울했던 그녀의 태도에 이제서야 마음이 좀 누그러집니다. 나의 동료는 나를 비추는 거울이었군요. 물론, 주변 모두의 마음을 하나하나 헤아리며 맞추어 가기란 영 곤란한 일이지만, 그 안에서 간혹 나는 나를 제대로 발견하기도 합니다. p.149 다른 사람의 행복같은 것, 자존심같은 것, 조금도 멍들이지 말고, 우리 둘이만 못난이처럼 살자. #김남조. 약속 엄마도 언제나 내가 우선이기를 바라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가끔은 내가 좀 아프고 참아내더라도 어울어지며 살아가는 삶을, 내가 좀 손해보는 법도 알기 원하셨나 봅니다.

         p.65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 정호승. 수선화에게
 

이 외로움이 누구에게나 그러한 것이라고 얘기해주니 좀 덜 억울한 탓인지 웃게 됩니다. 
(나는 아직도 억울한 마음이 드는 걸 보면 아마도 몇번은 더 이 책을 곱씹어 읽어야겠습니다 ^ ^;;)

p.155 이 모든 것이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당신에게 해 주고 싶은 충고이자 사랑이다. #작자미상. 사랑받기위해태어난그대에게 라는 시를 마지막으로 이야기는 닫힙니다. 이 세상의 모든 딸들이 행복하기를 나도 따라 바라봅니다. 침대 곁에 두어 두고 두고 읽고 싶은 소중한 책을 얻었습니다.


p.66~67 


청춘이란 인생의 한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이다.
...
청춘은 인생이란 깊은 샘의 신선함이다.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일한 삶을 뿌리치는 모험심.
때로는 스무 살 청년보다도 일흔 노인이 더 젊을 수 있다.

스무 살이라도 인간은 늙을 수밖에 없고,
고개를 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여든 살이라도 인간은 청춘으로 남는다.

# 사무엘 울만.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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