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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위한 탄생:미국여성의역사
사라 에번스 /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 1998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미국 여성의 역사를 다룬 책입니다. 최근 미국 역사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그 관심 분야가 정치사 혹은 경제사에 많이 치우친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관심이 소흘한 미국 여성사에 대해 서술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이 책의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 역사에는 환상들이 많습니다. 이른바 신대륙 '발견'이후 자유와 평등의 정신에 입각하여 미국 혁명을 성공시키고 개척 정신으로 황무지를 개간하며 세계의 패권 국가가 된 이후에는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한다는...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미국 여성들은, 그러한 미국의 영광 뒤에서 묵묵히 희생당할 뿐입니다. 자신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습니다. 오히려 이들은 계속되는 남성들의 억압 속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더 사회적 약자인 흑인 노예, 유색인종 등에 관심을 가지지요.
특히 미국에서 여성운동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에 대해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초기 여성운동의 발생배경과 그 한계,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진행되어 오고 나중에는 어떻게 분화되어 오는지, 인종과 계급 문제와 성은 어떻게 연관이 되는 지에 대해 자칫 복잡하고 어렵게 다가 올 수 있는 것을 잘 정리해 놓았습니다. 굳이 미국에 관심이 없는 분이라도 여성사 및 페미니즘 운동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이 책을 꼭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약간 단점이 있다면, 미국인이 쓴 것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번역체의 문장이 많다는 것입니다. 읽다 보면 문맥이 잘 안 읽혀지고 어순이 좀 이상하다 싶은 것이 많았습니다. 이것은 번역자가 번역을 잘 못했다는 뜻이 아니라, 영어 문장을 한글로 옮기다보니 필연적으로 그렇게 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