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비 스트로스의 '슬픈 열대'를 읽으면서, 텔레비전의 기행 프로그램('도전 지구 탐험대', 오지탐험....등등)이 생각났습니다. 그러한 프로그램들은 레비 스트로스가 갔었던 길을 똑같이 가서 보여줍니다. 하지만 텔레비전에 나오는 원주민들의 삶은 '불쌍하거나' 혹은 '흥미 거리' 가 되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레비 스트로스처럼, 정말 원주민들의 삶을 이해하면서 찍은 것이 아닌 것입니다. '슬픈 열대'는 단순한 기행문이 아닌 것 같습니다. 학문적인 글이 아니라 오히려 예술적인 글이라 생각이 들 정도로 문학적인 묘사가 뛰어납니다. 물론 자신의 감정을 쓰는 과정에서 문명에 대해 비판과 학문적인 연구도 빼 먹지 않습니다. 남아메리카 외에 다른 곳의 여행 기록도 쓰여져 있었습니다. 레비 스트로스는 동양(아시아)에 대해서 너무 이상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리엔탈리즘이라고 함부로 정의하기는 힘들겠지만, 아시아에 대해서는 (남아메리카에 비해서) 연구와 이해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또한 그는 전체 구조를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구조를 구성하고 있는 것들 내부의 치열한 살아감, 생존과 투쟁을 못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