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10 - 제3부 불신의 시대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2년 2월
평점 :
절판


공장 주인에게 버림 받은 나복남이 복수를 결심하다가 전태일의 분신 죽음 이야기를 듣고 감동받아 복수를 포기하고 김진홍 목사가 죽어가는 환자를 들고 다니다가 병원에서 가난하다고 받아주지 않아 결국 환자가 죽게 되자 하나님을 원망하다가 절망의 순간에서 예수님을 만나며 김선진이 고시에서 계속 낙방하다가 결국 한강에서 투신 자살하는 모습...개인적으로 가장 감동적으로 읽은 부분이었다.

이로써 조정래씨의 3부작을 다 읽게 되었다. 한강은 앞서 쓰여진 두 소설보다 가장 현대적이다. 그런 만큼 어떤 사실에 대해 해석을 내리기도 힘들고, 글 쓰기에서도 외부의 억압이 많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작가는 탁월한 역사의식과 좌, 우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식견으로 현대를 그리고 있다. 특히 태백산맥이나 아리랑과는 달리 일상적인 개인의 모습을 중점적으로 그려내었다. 등장인물들은 소설 속에서 생생히 숨쉬고 있어서 마치 나의 아버지나 어머니, 동네 아주머니를 소설 속에서 만나고 있는 착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조정래 씨의 소설은 재미있다.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와 60, 70년대의 추억거리 묘사(전차, 통금시간 통제, 장발단속), 인물들의 내면 묘사 등은 독자를 계속 책 속에 빠져들게 한다. 광주 사태 이후의 모습을 그려내지 못한 것은 아쉽다. 하지만 그것은 2000년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이 써 내려가야 할 몫이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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