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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모던 - 새로운 중국 도시 문화의 만개, 1930-1945
리어우판 지음, 이현복 외 옮김 / 고려대학교출판부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상하이 모던>은 상하이라는 도시에 대한 집중적인 분석과 고찰이 돋보이는 책입니다. 저자인 리우어판은 대만과 중국, 홍콩, 미국 등 여러 곳을 다니면서 쌓은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1930년대 상하이가 가장 찬란한 문화를 이루었을 때의 문화를 분석합니다.
저는 상하이에 2008년 4월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이 책에 나온 백악문(Paramount) 극장에 가보기도 하였고 - 비록 오랜 시간 있지는 못하고 잠깐 구경만 하고 나오기도 하였지만요 - 상하이의 1930년대 흑백 영화를 전문적으로 상영하는 카페인 Old Film Cafe 란 곳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상하이는 1930/40년대 전성기를 맞이 하였습니다. 심지어 최근의 첨단 건물들도 예전의 전성기 때의 상하이의 독보적인 위치를 따라오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상하이를 여행하면서, 곳곳에 남아 있는 예전의 전성기 때에 대한 상하이 사람들의 향수를 느낄 수 있었어요.
이 책은 상하이에 대한 향수를 학문적으로 정리한 책입니다. 일본의 침략과 서양의 조계 지역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을 것 같은 1930년대의 상하이 사람들. 하지만 그들은 중국의 전통과 서양의 자유로운 문화를 받아들여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이룩합니다. 이 시기 중국의 야망을 품은 청년들과 미모를 뽐내는 미인들은 모두 상하이로 모여 들어 당시의 최첨단의 문화를 향유합니다.
그러한 행동이 예전에는 그다지 평가받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깜끔한 '모던 보이' 보다는 혁명 사상에 가득 차 농촌을 진군하던 정치가, 사상가, 독립 운동가들이 주목을 더 받았던 것 같습니다. (이것은 중국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최근 한국에서 '<모던 보이>, <라디오 데이즈>, <원스 어폰 어 타임> 같은 영화에서 보여지듯이, 일본 침략 시기를 향수하는 분위기가 다시 살아나는 듯 한데요. 이 책을 보면, 중국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있는 것 같네요.
저자는 현재 홍콩 중문 대학에 소속을 두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국에도 방문하여 강연을 한 적도 있었는데요. 앞으로 저자가 상하이 이외에도 세계의 여러 곳에 대한 지역 문화 연구서를 계속 집필했으면 좋겠네요. 저자의 해박한 지식을 다시 한 번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