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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코의 일본차 이야기
오사다 사치코 지음 / 이른아침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저는 이 책을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었습니다. 코엑스에서 열린 차 박람회에 갔다가 일본 차 부스에서 이 책을 전시하고 있더라구요. 저자인 오사다 사치코 님께서 나와 계셔서, 저는 흥미를 가지고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많은 장점을 가진 책이지만, 단점부터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책은 400쪽이 넘지만, 내용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책의 대부분의 내용이 사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텍스트 즉 문자로 빽빽하게 채워져 있는 책을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면, "왜 이렇게 차에 대한 내용이 빈약해?"라고 이야기하실 수도 있을 것이에요.
그러나 그 단점은 동시에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책의 대부분을 사진으로 채웠는데, 그 사진들이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사진을 통하여 일본의 차 문화를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사진 찍는 기술도 뛰어나서, 얼마나 먹음직스러운지 몰라요. 게다가 보통 사진 책들이 상당히 비싼 값을 받는데 반하여, 15000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멋진 사진들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겠지요.
저자가 일본인이라서 혹시 일본에만 우호적으로 글을 쓰지는 않을까, 국수주의적으로 일본차를 옹호하지는 않을까하는 것은 기우에 불과하였습니다. 저자는 일본에서 지내다 한국에서 공부를 한 경험 덕분인지 비교적 객관적으로 일본 차를 소개합니다. 오히려 보통의 한국 사람들 보다 한국 차에 대하여 애정이 깊은 것 같아요. 한국 차나 일본 차 또 다른 나라의 차도 모두 우열을 가리기 보다는 그 차가 발달해 온 과정과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또한 차에 대하여 많이 안다고 잘난체 하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녀가 추천하는 차와 찻집 중에는 아주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곳도 있고, 현대적 감각에 맞추어 젊은 사람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전통에 대하여도, 변화에 대하여도 긍정적인 시각을 가진 것 같아서 좋습니다. 그녀의 차에 대한 열정과 한국/한국 차/한국사람에 대한 애정이 변하지 않고 지속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