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윤경이 임성한이 되려고 작정했나... 싶은 소설. 막장 김씨네 가족, 혜나의 시선이 메인이라 읽다보면 참으로 애증이 교차한다. 꽤 재미있게 읽었다. 우스운 건 인물군상의 하나하나만 떼어내 보면 어딘가에서 한번쯤은 만나봤을 인간이라는 거다. 말도 안되는 것 같은 상황 안에서 불쑥불쑥 고개드는 냉혹한 현실감. 미친 교육열, 천민자본주의, 된장녀, 기러기아빠, 헤지펀드, 가족의 해체, 불륜, 이 모든 21세기 한국사회의 모서리가 다 삐죽삐죽 솟아나 있어 기괴해보일 수 있으나 그 기괴함이 판타지가 아니라는 게 더 기괴할 정도다. 난 외려 달의제단보다 이 막장 김씨네 가족이 더 현실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