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자기 자신과 만나는 시간을 오랫동안 갖지 못한 사람은 그 영혼이 중심을 잃고 헤매게 된다. 

 

그래서 인디언은 아이들을 키울 때 자주 평원이나 삼림 속에 나가 홀로 있는 시간을 갖도록 배려한다. 

한두 시간이나 하루 이틀이 아니라 적어도 열흘씩 인디언들은 최소한의 먹을 것을 가지고 사람들과 멀리 떨어진 장소로 가서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것은 한 인간이 이 대지 위에서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자기 확인의 과정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인간은 신 앞에서 겸허해 진다.

자연만큼 우리에게 겸허함을 가르치는 것도 없다.

자연만큼 순수의 빛을 심어 주는 것도 없다.

자연과 멀어진 문명인들은 문명화되는 속도만큼 순수의 빛을 잃었다.

 

목이 마를 때 물을 찾듯이 우리는 영혼의 갈증을 느낄 때면 평원이나 들판으로 걸어 나간다.

 

그곳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홀연히 깨닫는다.

혼자만의 시간이란 없다는 것을.

대지는 보이지 않는 혼들로 가득 차 있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곤충들과 명랑한 햇빛이 내는 소리들로 가득 차 있기에,

그 속에서 누구라도 혼자가 아니다. 자신이 아무리 혼자뿐이라고 주장해도 혼자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가 인디언이든 아니든, 누구나 홀로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것도 자주. 특히 이른 아침이면 홀로 깨어 평원에 어리는 안개와 지평의 한 틈을 뚫고 비쳐오는 햇살 줄기와 만나야 한다.

 

어머니인 대지의 숨결을 느껴야 한다.

가만히 마음을 열고 한 그루 나무가 되어 보거나 꿈꾸는 돌이 되어 봐야 한다. 그래서 자기가 대지의 한 부분이며,

대지는 곧 오래 전부터 자기의 한 부분이었음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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