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간단하다.

대부분의 알라딘 서재 이용자들에게 핀잔받는 '폐쇄성'때문이다.

나에게는 그 폐쇄성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왜냐하면 나는 주로 일기를 쓰고, 나만의 공간으로 이 서재를 꾸려나가고 싶기 때문이다.

누군가와 소통이 목적이라면 아마 네이버에 블로그를 만드는 것이 적합할 것이다.

검열이나 저작권 등 단점이 있겠지만 

누가 뭐래도 가장 검색유입이 잘 되는 곳은 네이버이니 말이다.

 

But, 나는 떠오르는 생각과 느낌을 진솔하게 적을 수 있는 곳을 원한다.

누군가에게 방해받지 않고 자유롭게 쓰고

10년, 20년 지난 후에는 보면서 '그땐 이랬구나...'하며 웃을 수 있는 그런 어떤 것을 상상한다.

그러니 알라딘의 폐쇄성은 그야말로 딱 나에게 알맞는 조건이다.

하루 방문자가 많아야 10명정도 되지 않을까?

낯선이의 발걸음이 드물고 오로지 나를 위한 공간처럼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서재의 기능도 갖추어져 있으니 금상첨화다.

내가 읽었던 책들까지 함께 차곡차곡 쌓여간다. 

꼭 구매한 것이 아니더라도 선택해서 감상을 쓸 수 있으니 얼마나 편리하고 좋은가.

 

그럼 이쯤에서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어차피 혼자만의 블로그라면 전부 비공개로 해두지 왜 공개를 하느냐? 라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한마디로 말해 누군가를 엿보는 재미를 남겨두기 위해서다.

이상한 의미가 아니라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인터넷 상의 누군가가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 일상을 적어놓은 기록들을 보면서 느끼는 재미를 말한다.

 

(나만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검색을 통해 블로그에 들어가면 필요한 정보를 얻고 나서는 그 블로그를 살펴본다.

그러다보면 가끔씩 자신의 이야기나 생각들, 즉 일기장이라 할만한 포스트를 써놓은

분들이 있는데 나는 그것을 즐겨본다.

글쓴이의 감정이 살아있음이 느껴지는데 그게 참 순수하게 재미있고

여러 사람들을 보며 많은 것을 배운다. 

 

파이팅 넘치게 살아가는 모습들을 볼땐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 다짐도 하고

나와 생각이나 취향이 같은 사람을 보면 괜스레 반갑고

절망이나 우울한 글을 보면 힘내라고 마음속으로 응원을 보내기도 하며

멋진 자작시나 직접 찍은 사진들을 보며 감탄도 한다.

인터넷상 익명의 사람이지만 생각의 저편을 통해(블로그에 남긴 흔적들) 

그 사람의 성향과 분위기를 얼추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가끔씩 숨겨진 보석같은 블로그를 발견할 때가 있는데 그게 참 묘미다.

특히 한 2~3년정도 주인의 발길이 끊긴 블로그를 보면 

추억속의 공간으로 변해버린 듯한 느낌이 전해져서 뭔가 아련하기까지 하다.

 

그러므로 나의 서재도 누군가에 그런 즐거움을, 묘미를 안겨주길 바란다.

비록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진 않아도

그렇기에 한 두 사람의 발걸음이 더욱 의미있는 손님들이 찾아왔으면 좋겠다.

또 나의 글들을 보면서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누군가가 생긴다면 더할나위없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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