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 가든 1 - 2006 제30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권기태 지음 / 민음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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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고 상상해보자. 당신의 파라다이스는 어떤 모습인가.

자본주의 도시의 일상속에서 소소한 미래를 걱정하며 살고있는 나, 혹은 우리. 주말엔 외식을 하고, 대출금의 만기는 3년 뒤, 매달 받는 월급은 꼼꼼히 쓰일곳이 있고, 아이들은 커가고, 바지런한 내집마련은 보람차다. 가끔씩 일상의 무게가 버거워지면 도끼자루가 썩어빠진다는 무릉도원에 빠진 나무꾼같은 일탈을 상상하지만, 

내가 버티고 서야할 생활은 나 자신과, 사랑하는 가족, 작든 크든 내가 이뤄 온 모든것이기 때문에. 

어느 순간 예기치 못하게 이 세계가 위협받는다면, 때때로 선택을 해야 할 순간이 닥친다면, 

불합리 하고, 정의롭지 못할지라도 그리하여 심지어 타인에게 파괴적이 될지라도, 오직 내가 원하는 나의 희망을 지켜내기 위해 전력투구하게 된다. 그것이 내가 가져야할 행복, 우리 각자의 파라다이스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작품에서는 모든 등장인물이 각각의 이상과, 말그대로의 무릉도원을 두고 극렬하게 대치한다.

작품속의 인물들을 거슬러 올라가며 책을 읽다보면, 결국엔 그 인간의 깊숙한 마지막까지 들여다볼수있다. 오로지 한 개인으로써, 옳든 그르든, 생존 혹은 희망을 쟁취하기 위해 움직이고 행동하는 사람들의 지극히 개인적이고 이기적이기까지 한 이상이 그 밑바닥에있다. 각자의 이기적인 이상은 철저하게 타인을 배재한 채 합의 없이 격렬하게 부딪혀, 깨지고 부서지며 파라다이스라는 이상을 향해 서로를 치열하게 물어뜯는 파괴적이고 추악한 모습을 서슴없이 드러낸다.

작가는 특히나 다양한 계층의, 모두 다른 각각의 캐릭터를 통해 이 모든 갈등과 그들이 추구하는 욕망을 풀어내며, 과연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사는지,각자가 꿈꾸는 파라다이스에 관해 묻고 있다.

사람으로써의 생존을 위해 혹은 유일한 희망을 위해 혹은 가진것을 지키기 위해 각각의 당위성을 부여받은 투쟁과 희생.

소설안에서 그 모든 욕망의 소용돌이 중심에 있는 농원은 전설속의 무릉도원처럼 그려진다.

하지만 무릉도원은 인간이 쉽게 찾을수도, 한번 찾은길을 두번은 찾을수도 없는 곳이다. 결말처럼 사람의 손에 쥐어지면 파괴될 곳이 무릉도원이다.

     
   진실의 테두리는 화살의 과녁처럼 작고 그 나머지는 광대한 착오의 공간이다.
 
     

사람이란 자신의 욕망을 벗어버리지 못한 채 광대한 착오의 공간을 헤메일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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