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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왈루크 ㅣ 알맹이 그림책 69
아나 미라예스.에밀리오 루이스 지음, 구유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4년 1월
평점 :
만화와 그림책의 협업이라니! 정말 환상의 조합이다. 여러 환경 그림책을 읽어보았지만, 막연히 한 번쯤 생각했던 만화와 그림책의 조합을 진짜 보게 되어 좋았다. 그리고 그림의 수준이 뛰어나고 글밥의 내용도 왈루크의 삶 속에서 현재 북극곰의 과학적·환경적 상황을 알려주는 것이라 현실적으로 더 와닿았다.
학교에서 환경의 날과 관련된 많은 활동을 하면서,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피해자로 북극곰 이야기를 학생들과 많이 나눴다. 유튜브 영상과 도서관 그림책을 통하여 멸종위기종 동물인 북극곰에 대해 알아보고, 이들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환경을 위해 지켜야 할 일 등을 생각하여 실천하는 활동들이었다. 이런 내용들은 이 동화책에 잘 녹아있어서 환경 교육 시간에 활용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엄마가 사라진 후 왈루크는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바닷새의 알로 채우다가 늙은 곰 ‘에스키모’를 만나게 된다. 에스키모는 지혜롭고 현명하다. 두 곰의 생존기에 음식쓰레기를 뒤지는 곰, 생태학자들의 먹이를 기다리는 곰, 관광객들의 먹이를 기다리는 곰을 보게 되는데 마음이 아팠다. 북극곰들이 자신만의 삶의 방법을 버리고 이런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언젠가는 북극곰도 사라질 것 같아 걱정된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은 왈루크가 전설의 ‘나누크’를 보는 장면이다. 아름답다고 느낄 만큼 그림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왈루크와 에스키모가 얼어있는 바다와 해안가를 함께 거닐며 사라지는 모습은, 이대로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그들도 언젠가 사라질 수 있음을 표현한 것 같아 슬펐다. 물론 멸종위기종이 북극곰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북극곰뿐만 아니라 지구에서 사라져가는 생명들에게 더 관심과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지키고자 노력하면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