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의 서재 - 그리고 그들은 누군가의 책이 되었다
한정원 지음, 전영건 사진 / 행성B(행성비)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이사오고 나서 예전 꿈꾸었던 서재를 만들었다. 어찌 보면 단순한 거지만 거실에서 TV를 빼고 그 자리를 책장으로 채웠을때 걱정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서재가 거실의 주인 역할을 잘 해줄까. 아니면 내내 TV의 빈자리를 그리워하게 되지 않을까. 조금의 진통은 있었지만 TV와 자리교체를 한 서재는 집의 분위기를 바꾸어놓았다. 그리고 이제는 서재의 색깔을 조금씩 바꾸려고 생각할때..그러나 방향이 막막할때..쌓이는 책들이 짐처럼 느껴질때 이 책을 만났다.

  "지식인의 서재". 한마디로 훌륭한 사람들. 각자의 분야에서 Top을 이루는..거기에 인덕과 지성까지 갖춘 그들의 서재는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 나 스스로 책을 쌓게 되면서 그사람의 서재를 보면 그사람을 알수 있다는 말에 깊이 공감해왔는데 사진으로만 봐도 그들의 서재로 느끼게 되는 내공은 남다르다. 특히 평소에 이름만 들어왔던..하지만 잘 몰랐던 이들에 대해 단순한 인터뷰가 아닌 서재를 통한 만남은 더욱 진하고 향기롭게 다가온다. 조국 교수. 최재천 교수와의 만남은 안철수, 박경철씨를 잇는 훌륭한 멘토들을 발견한 기쁨에 고마울 뿐이다.

 박원순 변호사의 기록에 대한 열정은 그의 쌓아온 일들에 대해, 그리고 쌓아갈 앞으로의 여정에 대해  인정과 기대를 할수밖에 없게 만든다. 자유로운 영혼 이인수 예술가의 이야기는 책에 대한 나의 집착에서 힘을 빼게 해준다. 한국의 마사 스튜어트라 불리는 이효재씨의 서재는 뜻밖에 무척 즐겁고 자유로웠다. 그녀의 예술세계나 일상을 보면 깔끔하고 촘촘할것 같았던 서재가 오히려 천진난만함과 자유로움으로 가득한 것을 보니 갖고있던 선입관이 사라진다. 추천도서로 만화들을 자신있게 내미는 모습에 허식없는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것을 느끼겠다.

  이 책의 또 다른 가치는 서재의 주인공들이 내미는 추천서의 목록이다. 많은것을 쌓아온 이들이 그중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내미는 추천서들은 알토란 중의 알토란이다. 왜 그책을 추천하는지 설명을 하나하나 달아놓았는데 이 책을 읽다말고 인터넷서점으로 들어가 죄다 주문하고 싶은 충동을 참느라 여러번 힘들었다. 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그리고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어떤 서재를 꾸려가야할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복음과도 같다. 필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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