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빙유 - 바로 이 순간 그대를 위해 부르는 노래
구효서 외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당신의 첫사랑에 대해 얘기해주세요" 라는 주제에 맞춰 수 십명의 각 분야 이름난 사람들이 자기의 추억을 풀어냈다. 대부분은 소설가와 시인이지만 만화 기획자, PD,만화가, 영화감독 등의 전문직 업인들도 함께 해 내용의 깊이와 색깔을 다양하게 펼친다. 맛깔나게 읊는 추억의 한 장면부터 현재의 소소한 일상까지 작가의 개성까지 더한 글들이 모여서 이렇게 책 한권을 만들어내니 새삼 출판 기획의 중요성을 알겠다.
 

 첫사랑을 기억해 보라는 말에 진정한 사랑으로 되새길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우선 나부터도 자신이 없다. 20대 짧게 스친 몇번의 만남들. 사랑이라기보다는 한 순간의 열정과 매혹으로 그 순간에만 짧게 빛나고 소멸했던 인연들에 대해 가슴 아릿한 그리움이나 아쉬움은 없다. 나 스스로 진실하지 못해서일까.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그렇듯 이런 저런 조건 아래 적당한 눈치와 계산이 합해친 만남은 스스로를 더 건조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조금은 미련하고 우직한 순정으로 사랑한 사람들을 보면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금은 참 부럽게 느껴진다. 불완전한 젊음, 상처받고 외로운 그 순간, 따뜻한 위로와 두근거림으로 다가와준 사랑이 그 결말은 비록 아쉬울지언정 그 존재 자체만으로 평생을 촛불처럼 잔잔하게 비춰준다는 건 얼마나 큰 축복이란 말인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사랑에 대한 느낌과 감상은 달라진다. 또한 사람마다 다가오는 속도도 다른 것 같다. 누구나 사랑에 대한 평론을 거창하게 할 수 있는 존재로 다가온다.

 

 이 책들에 보면 그런 사랑에 대한 감사함이 있다. 또한 가벼울 수도 있지만 삶을 명랑하게 해주는 소소한 일상의 미소들도 함께 한다. 나이도 성격도 다른 여러 작가들의 글들이 모인 책이라 내용과 깊이가 다양하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거라면 특히 문인들의 경우 이런 경향이 심한것 같은데 필요 이상으로 감상적인 글을 쓴다는 것이다. 추억의 세세한 줄거리가 기억이 안나는 것인지, 아니면 오랜 시간이 흐른 뒤라 기억할 필요가 없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리 갖다붙여도 저리 갖다붙여도 될듯한 두루뭉술한 감상으로 가득한 글들은 상당히 졸리고 피곤하다. 괜히 어렵게 쓰는 글들을 사랑에 대한 짧은 에세이에서 마저도 봐야 한다는 건 독자를 지치게 만든다. 그런 글들 사이에서 다른 필자들의 솔직하고 재치있는 글들이 더욱 빛을 발하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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