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치조지의 아사히나 군
나카타 에이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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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보면 왜 이리 멋진 남자와 여자가 많은지. 영화.만화,소설 등 대다수의 문화영역에서 사랑을 펼치는 주인공들은 스스로의 매력을 잘 모르는 경향이 있어도 객관적으로 뛰어난 미모와 좋은 성격의 사람들이다. 그런 미디어의 영향으로 뛰어난 외모의 인물들에 우리들은 모두 익숙해져있다. 하물며 외모만이 아니다. 전설적인 이야기, 화려하고 꾸며진 이야기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현실의 이야기 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우리 주위에, 아니 나부터도 그런 사람, 즉 주인공 자격이 있을 만큼 괜찮은지..?! 아무래도 주변인 1,2,3 중 하나밖에 안 될 것이다. 현실을 생각하면 우울해진다. 나같은 건 사랑할 자격이 없어...!라는 자기비하까지 간다면 너무 심한걸까..이래서 공주병과 왕자병이 차라리 편한거다. 멋진 사랑, 멋진 외모를 당연한 사랑의 자격으로 외치는 이 시대에 소심하고 내세울 것 없는 일반적인 사람들은 맘이 초라하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에게 외로워하지 말라고, 너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라고, 그러면 너도 꽤 괜찮은 구석이 있고 나름대로 의미있는 사랑을 일궈갈 수 있다고 속삭여주는 그런 괜찮은 소설이 나왔다. 현실적임에도 살짝 환상적인 양념도 쳐져있고 은근히 놀라운 반전이 기다리는 아주 맛깔나게 재미있는 소설이 단편으로 다섯편이나 채워져있다.
  조금은 못난 , 중간 이하의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어 펼치는 그들의 일상사..그 속에서 살짝쿵 피어나는 사랑의 향기는 노골적이지 않지만 여운이 남을만큼 적당히 맛나다. 이런 소설이 있을줄이야...하는 감탄이 나올만큼 획기적인 스타일의 단편 "교환일기 시작했습니다!"는 읽는 내내 그 다음이 어떻게 될지, 그 일기가 누구의 손에 가서 어떻게 이어질지가 궁금하고 초조할 만큼 재미있었다.
 
 이 책은 5편의 단편 모두가 조화로운 느낌이고 다른 소설들로 빠지는 것 없이 각자의 색을 자랑한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해 보았고 처음 맛보지만 잊지 못할 만큼 맛깔난 이야기꾼 나카타 에이이치 작가의 다른 작품들이 기대된다. 이 책을 번역하면서 진심으로 푹 빠져버렸다는 번역가 권남희 씨의 소감에 적극 동감! 특히 번역작품은 번역가의 솜씨가 중요한만큼 그녀의 실력과 정성이 이 책의 생명을 더욱 빛나게 한것 같아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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