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쇼핑 - 아무것도 사지 않은 1년, 그 생생한 기록
주디스 러바인 지음, 곽미경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제목을 보고 내심 반가왔다.

아하~쇼핑을 하지 않고 살수 있는 그런 내용아닐까..그러니까 살려는 맘을 없애거나 줄여주는 심리학적인 기술 같은거...그런 기대를 하고 이 책을 집었다. 왜냐하면 요즘 나와 와이프는 요즘 쇼핑에 지칠만큼 매달려있기에...

와이프는 회사를 그만두고 시골에서 콕 박혀 아이를 키우는  삶이 힘겹고 외로운 것 같다.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이란 것 자유롭게 외출하기 힘들기에 인터넷 쇼핑에 더욱 의존하는 것 같았다. 가끔 나도 필요한것을 구매함에 있어  고민하는 과정이 힘들때도 있지만 짜릿한 느낌도 들때가 있다.

특히 육아용품을 살때 고민은 몇배이다. 아이 장난감은 필수가 아니기때문에 조금 여유있게 연구하고 사는 편이지만 그만큼 많은 신경을 써야한다. 내가 가진 예산의 범위안에서 가장 싸게 그리고 정말 잘 사야하는 것이니까..나름대로의 치열한 전쟁을 거쳐  택배아저씨의 손으로 받아 포장을 뜯을 때의 그 흥분.그리고 아이가 좋아할때의 기쁨과 만족감...

그런데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은 내 맘 깊은 곳부터 예전부터 하고 있다.

사실 아이는 숟가락 하나만으로도  즐거워할수 있다.

부모가 재미있게 같이 놀아주면 그게 더 좋은 아이의 마음을 알면서 부모 스스로가 너무 힘들고 우울하니까..양육의 고됨에서 해방되고 싶은 맘에 장난감에 더 매진하는거다. 그렇게 해서 사면 2,3일은 즐겁다. 하지만  다시 또 우울해지고 다시 다른 장난감을 찾게 되는 것 같다.

 

현대인의 쇼핑에 대한 욕구도 결국 같은거 아닐까. 필요한 것은 아주 소박한데 현실이 우울하고 답답하게 느껴지니까 그것을 잊기 위해 소비하고 그 기쁨이 사라지면 다시 또 소비하고..

 

아이의 눈을 마주하며 숟가락을 가지고 어떻게 놀까를 즐겁게 고민할때 진정 육아의 기쁨을 알수 있을거다.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정신적인 기쁨을 추구하는 소박한 삶의 태도가 현대인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처럼.... 이정도의 자각을 일으킬수 있었던 것은 이 책을 읽은 덕분이다.

 

1년을 정말 필요한 생필품외에는 아무것도 사지 않겠다는 자발적인 빈곤을 선택한 부유한 뉴요커 커플의 일기... 쉽게 읽히기도 하지만 또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뉴욕의 지식층이자 부유층인 그들의 고민이 바다를 건너 한국의 주부에게는 친숙하지 않아서일수도 있겠지만 느끼는 바는 크다. 살까 말까 고민하며 여러가지 이유를 찾아헤매는 과정이 어쩜 이리도 해학적이고 유식한지!

 

"집에 마요네즈가 없으세요? 사지 말고 계란과 식초로 만드세요~더 건강하고 절약적이랍니다.."란 내용을 생각한 내 기대를 배신했지만 그래도 부유하고 지적인 뉴욕 커플의 고군분투 돈주고도 못할 1년동안의 생고생은 느낄점도 배울점도 많으면서 재미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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