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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사과
기무라 아키노리, 이시카와 다쿠지 지음, 이영미 옮김, NHK '프로페셔널-프로의 방식' / 김영사 / 2009년 7월
평점 :
큰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외모도 멋지고 카리스마있고 권력과 부도 넘치고 리더십 있는 그런 사람이 큰 사람일까.....
예전엔 그런줄 알았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기적의 사과..이 책을 읽고 난후, 이책의 주인공인 농부, 기무라 아키노리씨..바로 이런 사람이 큰 사람이구나..라는 깨달음이 밀려왔다.
왜소한 몸집, 주름가득한 얼굴.거의 없는 앞니...화술이 뛰어난것도 아니고 대인관계가 사교적인 사람도 아니다. 사회적 능력이 뛰어나지도 않다.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큰 사람이다.
자신이 믿는 신념을 위해서 모든것을 바친 사람은 많다. 사상가 정치가 예술가 등등..
하지만 기무라씨의 이야기를 읽으며 맘깊이 감동하는 것은 그의 신념이 자연과 생명 존중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작은 사람임을 알면서 깊이 허리숙여 겸손한 자세로 그러나 절대 꺽이지 않는 신념으로 모든 고난을 감당한 사람..그리고 눈물과 땀으로 일궈낸 성공을 가족, 이웃, 자연에 대한 감사로 돌릴 줄 아는 사람. 자신의 성공으로 돈을 벌기보다 그 성공이 자연과 사람에 대한 더 큰 사랑으로 돌아가게 노력하는 사람.
이런 사람이 큰 사람이다...
얼마전 마트에서 임신한 아내가 먹고 싶다고 해 햇사과를 샀다.
고급스러운 포장, 비싼 가격이 당연할 만큼 크고 윤이 도는 사과...
그런데 맛은 달지 않았고 오히려 떫기까지 했다.
그냥 맛없는 사과가 걸렸구나..라고 투덜거렸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근원적인 이유를 알것 같다. 그리고 슬퍼진다. 외양은 번지르르하지만 속이 텅빈 사과..경제개발과 발전에만 급급해 외양만 부풀어올랐지만 속은 헛헛한 현대인의 초상같다...
패스트 푸드만 먹고 자란 비만아보다 까무잡잡, 조금은 마르고 거친 시골아이들이 더 건강하고 행복한 것처럼 이젠 보여지는 것보단 그 안의 생명력 자체를 다시금 생각해봐야할때다. 산업혁명부터 시작되어온 자연과의 대결로 얻은것이 대체 무엇인가....
우리가..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인정하고 자연과 어울려 사는 방법을 찾아야할때다.
이 책에 그 답이 들어있다.
오래간만에 참 좋은 책을 읽어서 행복하다.
기무라씨의 기적의 사과를 먹고 싶은 맘 간절하지만 우선 책으로 그 향기를 느끼게 된것만으로 감사하다. 보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고 공감하게 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