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자폐인이 보는 세계
이와세 도시오 지음, 왕언경 옮김 / 이아소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장애인 관련 직업을 가져 여러 유형을 보아 왔다.

볼수록 놀라운 건 장애인은 100명이 100가지의 모습이라고 할 만큼 개개인의 양상이 다르다는 점이다.

정신발달장애는 크게 자폐와 지적으로 유형은 두 가지이지만 같은 진단이라도 마치 무지개의 스펙트럼처럼 색이 다양하다. 즉 같은 진단명의 아이들이라도 둘이면 둘. 셋이면 셋. 특성과 대응법이 다르다. 그래서 나름 공부를 하던 중 이 책을 만났다.

유럽이나 미국 서적은 다소 전문적이고 어려운데 반해 일본 책은 훨씬 이해가 쉽고 편하다.(물론 주관적인 평이다) 이아소 출판사에서 나온 "ADHD 자폐인이 보는 세계"는 표지부터 이해가 쉽다.

만화의 나라 일본답게 재미있는 일러스트가 병행되는데 글로 읽은 내용을 재미있는 사례로 풀어줘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다만 이 책은 중증 장애보다는 경계성 장애를 주로 다룬다는 점을 짚고 싶다.

우리가 흔히 보던 주위 사람들. 약간은 4차원. 또는 눈치 없고 일머리가 없던 사람들이 사실은 장애가 있어 그렇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ADHD나 경계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직접 읽고 각 상황에서 활용할 의사소통의 팁이 있는 게 이 책의 특징이자 장점이다. 읽고 말하는 게 어려울 중증 장애인 쪽의 이야기가 없는 것이 아쉽기도 했지만 또 그만큼 전문적이며 많은 생각도 하게 된다.

뇌의 장애가 있어 남의 마음을 읽기 힘들고 자기 기분대로 하는 사람들은 비장애인이 보기엔 답답한 트러블 메이커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악의가 없다. 개념장애. 양심 장애가 진짜 나쁜 장애인데 단지 자폐와 ADHD라는 이유로 배척을 받고 힘들게 지내는 현실은 이상하지 않는가?

특성을 이해하고 적절한 접근법을 찾으려고 애쓰는 사회. 그런 사회에는 장애가 없다.

사실 비장애인이라도 각자 어려움이 있다. 소리에 예민한 사람. 겁이 많은 사람. 산만한 사람. 쉽게 흥분하는 사람. 단지 정도가 심하지 않을 뿐이다. 각자의 기질과 특성을 존중하고 적절한 대응법을 찾는 노력. 그런 분위기가 장애를 떠나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

장애인의 특성과 대응책을 쉽고 재미있게 배우면서 동시에 비장애인 역시 정도만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