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좌파생활 - 우리, 좌파 합시다!
우석훈 지음 / 오픈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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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이번 주부터 패시브 인컴으로 슬기로운 투자 글을 썼다. 그런데 이번 주 읽은 책은 공교롭게도 슬기로운 좌파 생활이다.

좌파

좌파?.. 오랜만에 듣는 단어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절 좌파라는 단어는 매우 많이 쓰이는 용어였다. 좌파, 우파, 종북 좌파, 좌우를 가리지 않고 등 좌파가 들어가는 단어가 많았다. 그런데 요즘은 진보와 보수라는 용어로 바뀌었다. 굳이 따지자면 민주당, 정의당은 진보, 국힘당, 국민당은 보수다. 왜 대한민국에서 좌파라는 단어가 사라졌을까? 이런 생각을 갖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고 너무 재미있어서 단숨에 다 읽어보았다.

88만원 세대

나는 원래 다른 사람의 말을 있는 그대로 믿지 않는 편이다. 검사는 물론이고 의사, 변호사, 세무사, 공인중개사, 재무 설계사 등 전문가로 불리는 사람들의 말도 잘 믿지 않는다. 특히 요즘은 책, 블로그, 유튜브에 나오는 사람들의 말도 잘 믿지 않는 편이다. 일단 의심한 후 나의 경험과 가치관에 맞으면 수용하는 편이다.

그래서 책을 보고 평소에 갖고 있던 생각이 바뀌기 어려운 편인데 생각의 프레임을 바꿔준 책이 몇 권 있다. 그중에 한 권이 '88만원 세대' 이다. 30대에 읽었던 책인데 40대였던 저자가 30대인 나에게 그 당시 20대를 바라보는 생각을 바꿔준 책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88만원 세대'의 저자이기도 한 우석훈 님이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책은 '88만원 세대' 읽은 지 15년이 지난 지금 현시대의 20대를 보는 관점의 나침판 같은 역할을 해주었다. 우석훈 님의 책은 그냥 일상생활에서 알기 힘든 사회적 현상을 설득력 있게 설명해 준다.

2가지가 인상적이었다. 하나는 젠더 갈등에 대한 내용이다.

젠더 갈등

왜 현재의 20대 남자들이 여성들에 대한 피해의식이 있는지 남성 우월주의에서 지금껏 살아왔던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입사할 때 같은 날 입사한 동기 200여 명 중 여자는 단 8명이었다. 입사 후 회사 생활하면서도 여성 임원을 거의 못 봤고 임신, 출산, 육아 등 여성의 경력 중단을 고려하면 여성에게 피해 받았다는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다.

이 책을 읽고 다시 생각해 보니 명확해졌다. 요즘은 신입사원의 성비가 거의 반반이었던 것 같다. 신입 임원도 여성이 꼭 있다. 가장 보수적인 대기업의 현실도 이러한데 남자 학생들은 더욱 현실로 다가왔을 것 같다. 자기 자리를 여성에게 빼앗겼다는 생각을 초등학생도 한다고 하니 현재 20대 남자들은 10년 이상 품었던 생각이었던 것 같다. 중학교부터는 특목고를 목표로 하는 학생과 아닌 학생으로 나누어진다고 한다. 특목고를 목표로 하지 않는 학생은 중학교 시절부터 열등감에 빠지는 현실.. 그 원인을 누구라도 찾아서 탓하고 싶었을 것 같다.

보수화

또 하나는 20대의 정치적 성향이 보수로 가는 현상이다. 현재의 20~30대는 부모 세대보다 풍족하지 않은 첫 세대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습 자본주의에 대한 반발이 심할 수밖에 없고 보수화에 대해서 더 이해하지 못했는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다.

진보는 공정한 평등을 중요시하니 이렇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또 다른 차별로 느껴지는 것 같다. 자유 시장주의만이 한국 20대 남자들이 살아갈 길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 적어도 군대 기간 2년의 피해, 여성 할당제의 폐지 등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는 것으로 느껴진다. 동등한 평등이 아닌 능력별 성과 보상을 원하는 것 같다.

예전처럼 최소한 먹고 살수 있게 해달라는 노동자의 외침은 이제는 거의 줄었다. 현재의 20대는 우리 회사가 성과급 1등이 되게 해달라는 주장을 하는데 이것 또한 같은 맥락처럼 느껴졌다.

20대 남자들이 전체적인 구조보다는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이슈에 열광하고 자신들에게 그나마 관심을 가졌던 정치인을 지지하는 현상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현재의 30대, 20대, 10대로 갈수록 심해지는 현상이라고 한다. 앞으로의 사회는 보수의 시대로 흘러갈 것 같다는 작가의 주장에 동의한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보수가 오랫동안 지속 못하는 이유도 있는 것 같다. 악이 축 같은 인물이 중간에 꼭 나타난다. 그런 시기에 진보가 잠깐 올라온다. 보수의 악의 축이 언제 또 나타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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