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찬란한 어둠 - 뮤지컬 음악감독 김문정 첫 번째 에세이
김문정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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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최애 TV 프로그램은 팬텀싱어이다. 팬텀싱어 1/2/3 편을 모두 봤을 뿐만 아니라 요즘도 유튜브로 자주 본다. 자주 보다 보니 알고리즘이 알아서 명장면을 추천해 준다. 그때마다 기억에 남는 좋은 곡들을 다시 들을 수 있어 좋다.

문화생활을 충분히 누리며 살지 못했던 내가 지금까지 본 뮤지컬은 열 편이 안 된다. 그것도 예전 남경주, 최정원 배우가 나왔던 수준(옛날 배우라는 뜻은 아니고 아무튼 두 배우님께는 죄송..)에만 머물러있었는데, 팬텀싱어에 출연하는 뮤지컬 배우, 음악을 듣고 마음을 울리는 노래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 노래들을 작곡도 하고 음악 감독을 맡아온 김문정 음악 감독도 팬텀싱어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쓴 작가이기도 하다. 김문정 감독님을 보고 인상 깊었던 점은 참가자의 노래를 있는 그대로 들어준다는 느낌이었다. 심사위원도 아닌, 음악 감독도 아닌 그냥 음악을 잘 느끼는 전문가로서 말이다. 그녀의 표정과 몸짓을 통해 잘 드러난다.

이 책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이 책의 제목 '이토록 찬란한 어둠' 은 무대 밑 뮤지컬 음악을 담당하는 연주자, 지휘자가 있는 공간인 피트를 의미하는 것 같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무대와 가장 가까운 위치임에도 무대와는 시각적으로는 철저하게 숨겨져야 하는 어둠의 공간...

책 속 개인적인 스토리 중 김문정 감독님과 비슷한 또래여서 그런지 공감되는 내용이 많다. 어릴 적 피아노 얘기, 척맨지온의 feel so good, 최백호님의 노래 등..

음악 감독이 되는 스토리도 인상적이었다. 일반적인 회사원은 15년 이상을 근무해야 부장급 관리자가 되지만 김문정 감독님은 어찌 보면 30대 초반에 음악 감독이 되셨는데, 평소에 연주자 이상의 면모와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나도 이 나이가 되어보니 나보다 선배들은 사람 보는 눈이 좋았고 내가 미처 몰랐던 부분까지 발전할 기회를 주었던 것 같다.

김문정 감독님의 개인적인 스토리도 있지만 책 전반적인 내용은 피트 속 인물, 환경을 선도 및 개선하고자 하는 내용이며 세심한 마음 쓰임이 글 곳곳에 담겨있다. 마치 이토록 찬란한 어둠을 이토록 어두운 찬란함으로 바꾸려는 의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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