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돈의 역사 - 명화로 읽는 돈에 얽힌 욕망의 세계사
한명훈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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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를 본 후 그림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돈은 원래부터 관심이 많았으니 돈, 그림을 주제로 한 책이니 딱 내 책이라는 생각으로 읽어보았다.

많은 돈이 날아다니고, 돈을 들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담겨있는 그림을 볼 것으로 생각하고 첫 페이지를 넘겼으나 그런 그림은 하나도 없다. 하긴 우리가 현재의 돈인 화폐를 쓰기 시작한 지 역사적으로 얼마 되지 않았다. 불과 몇 백 년 전이다.

이 책을 보면서 돈 자체에 대한 그림은 볼 수 없으나 인류의 돈의 역사에 대해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 그동안 전쟁, 사회, 문화적인 다양한 사건 위주로 세계사를 배우고 책을 읽었다. 그런데 돈이라는 기준으로 세계사를 짚어갈 수 있어서 아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책 속에서 설명된 돈의 흐름은 다음과 같다. 기원전에도 은화와 금화가 씌었으며 유통량이 많은 은화가 사용되었다. 그 후 17세기에 영국은 해상 제국이 되었으나 은이 부족했기 때문에 금화로 전환하였다. 이렇게 금본위제가 시작되었다. 금화로 사용하다 보니 유통량이 적어 금 보관증을 발행했는데 이것이 현재의 돈의 시작인 셈이다.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이 최강국이 되고 금과 달러를 고정시키어 달러가 기축통화가 되었다. 이 상태로 현재까지 계속 유지되고 있다.

이 책으로 돈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2가지 느낀 점이 있다. 하나는 17세기에 금 보관증을 발행할 때 적용된 10% 룰이 지금까지도 사용된다는 점이다. 10% 룰이란 실물의 돈이 10%만 있어도 100%의 가상의 돈이 운용되는데 문제가 없다는 룰이다. 10%의 룰 때문에 자본주의가 시작된 셈인데, 그 당시 10%의 비율이 우연히 맞은 것이지 아니면 다양한 경험과 이론이 산물인지는 매우 궁금하다.

또 다른 한 가지는 돈의 변화는 최고의 강대국만의 전략에 의해서 위에서부터 변화되었다. 패권을 가진 페시르아, 로마제국, 영국, 미국을 거치면서 변화되었다. 이런 점에서 암호화폐는 국경 없이 개인 위주로 아래로부터의 개혁이라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겠다.

네로 황제는 은의 순도를 92%로 낮춰 유동성을 늘렸으나 결국 로마제국의 멸망으로 이어졌다. 이전의 순도 100%의 은과 92%의 은이 동일하게 취급되었으니 기존이 은을 가진 사람은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었고 사회적인 혼란이 생겼다고 한다. 코로나 이후의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유동성은 은의 순도를 낮춘 그 시절을 연상케 한다.

역사의 교훈을 알고도 유동성을 자신 있게 늘린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암호화폐는 유동성을 흡수할 도구로 지난 2년간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테이퍼링이 시작되면 암호화폐의 미래는 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시점에서 본다면 달러를 기축통화로 가진 미국에서 암호화폐를 띄울 이유가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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